남경필 앞세운 젬백스, 첫 시험대는 GV1001 상업화
대주주 의결권 위임·기관 자금조달 강조…PSP 조건부 허가와 후속 임상 '관건'17일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남경필 회장. 사진=박병탁 기자바이오기업 젬백스앤카엘(젬백스)이 다선 정치인이자 기업가인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를 회장으로 영입했다. 남 회장은 '팀 남경필'을 필두로 시장의 신뢰를 쌓고 핵심 파이프라인인 진행성핵상마비(PSP) 치료제 GV1001의 상업화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포부를 내놨다.젬백스는 17일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남경필 회장 취임식 및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남 회장은 5선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뒤 2019년 정계를 떠나 헬스케어 스타트업 빅케어를 설립했다. 2024년에는 젬백스링크에 합류해 자율주행 사업을 맡았고, 회사가 포니링크로 이름을 바꾼 뒤 등기이사와 대표이사에 올랐다. 젬백스는 남 회장의 정무적 판단력을 바탕으로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의 성공적인 상업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젬백스는 스스로 연구개발에 방점을 둔 회사라고 평가한다. 대표 파이프라인인 GV1001과 관련한 자체 논문만 69편에 이르고, 이를 인용한 외부 인용 논문은 213편에 달한다. 이석준 대표는 "회사의 강점은 재무제표에 없다"며 "20여년간 쌓은 연구와 69편의 논문, 479건의 지적재산은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돼 있지만 실제로는 회사의 주요 무형자산으로 쌓여 있다"고 강조했다.다만 연구개발 성과와 상업화는 별개의 문제다. 젬백스의 지난해 매출은 815억원, 영업이익은 38억원에 그쳤다. 영업손실을 기록한 2023·2024년과 비교해 선방했지만,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마저도 사업의 주요 축인 환경오염제어사업부가 현금흐름을 내고 있을 뿐, 바이오사업부는 적자 기조가 이어진다. 시장의 의구심은 주가 흐름에도 반영됐다. 지난해 6월 7만원 초반에 거래되던 젬백스 주가는 최근 1만원 초중반까지 내려오며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이에 시장 소통과 신뢰 형성, 자본조달 및 상업화 역량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남 회장이 전면에서 '시장신뢰'를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 젬백스는 주주나 자본시장과 제대로 소통을 잘 하지 못했다"며 "정기적인 IR과 주주간담회, 그리고 전통적인 자본시장 방식으로 기관투자자의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젬백스에서 남 회장 지분율은 0.13%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남 회장의 취임을 두고 '얼굴마담', '바지회장'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남 회장은 "명확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며 "이에 대주주 측 보유 지분의 의결권을 위임받는 계약을 어제 체결했다. 이제 제가 모든 의결권을 가지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젬백스의 남경필 회장 취임식에서 '팀 남경필'로 소개된 사내외 인사들. 왼쪽부터 류훈 KIST 교수, 문형식 USC 교수, 이재홍 서울아산병원 교수, 이석준 젬백스 대표, 남경필 회장. 사진=박병탁 기자바이오 분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 회장은 과거 정치인 시절 '연정'을 언급하며 협력을 통해 극복하겠다고 했다. 그는 "제가 과거 정치를 할 때도 '연정'을 했었다. 연정은 협력하는 것이고,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며 "저는 바이오에 대해 잘 모르지만 제게는 든든한 팀이 있고, 이분들과 함께 토의하고 결정하되 책임은 내가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그가 소개한 '팀 남경필'은 젬백스 이석준 대표, 문형식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교수, 이재홍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류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교수 등 사내외 인사 4인이다. 이 대표는 법률·경영을 총괄하고, 문 교수는 임상 데이터 해석과 통계 분석을 맡는다. 문 교수는 사내 경영전략책임자이기도 하다. 이재홍 교수는 GV1001 알츠하이머 임상 참여 연구자이며, 류훈 교수는 GV1001의 작용기전, 동물실험, 전임상 연구를 맡았다.남 회장이 취임하면서 김상재 전 회장은 연구를 맡고, 남경필은 경영·시장 소통·자본조달·사업화를 맡는 역할 분담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남 회장은 취임 후 첫 결재로 김 전 회장을 연구소장으로 임명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 전 회장은 젬백스 최대주주인 젬앤컴퍼니의 최대주주다.이날 시장이 가장 궁금해하던 사항은 글로벌 임상 타임라인과 이를 위한 자금조달 방안이었다. GV1001은 PSP에서 임상 2a상을 마친 뒤 국내에서는 삼성제약을 통해 조건부 품목허가 심사를 받고 있고, 해외에서는 후속 확증임상, 즉 2b상 또는 3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PSP는 뇌에 비정상적인 타우 단백질이 쌓이면서 운동이나 눈 움직임, 균형, 삼킴 기능이 점점 나빠지는 희귀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파킨슨병과 비슷하지만 병변이 더 빠르게 진행되고, 눈 움직임 장애와 잦은 낙상이 두드러진다. 이 대표는 "조건부 허가 시점이나 여부는 규제당국 판단 사항이라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고, 결과가 나오면 공시를 통해 투명하게 알리겠다"고 전했다.자금 조달과 관련, 남 회장은 "젬백스의 자금조달이 개인투자자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전통적인 자본시장 방식의 자금조달을 추진하겠다"며 "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며, 우선 PSP를 성공시키는 과정에서 이후 ALS 등 새로운 적응증으로 확장할 자금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결국 남 회장의 성패는 GV1001의 PSP 후속 임상과 조건부 허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자본조달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끌어내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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