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회사채, 한풀 꺾였다…그리니엄 약화·이차전지 둔화에 발행잔액....
[파이낸셜뉴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발행 열기가 한풀 꺾였다. ESG채권 발행을 주도해온 이차전지 업종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경기 침체 우려가 짙어지면서 기업들의 ESG 자금조달 동력도 약화된 영향이 커 보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와 KIS자산평가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기업들이 발행한 ESG 회사채 잔액(금융채·특수채 제외)은 19조58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초 23조1016억원와 비교하면 3조5000억원 이상 줄어든 규모다. ESG 회사채 시장은 2020년 1조원대에 불과했으나, 2021년 이후 급격히 성장하며 2023년에는 25조원을 웃돌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업별 실적 격차가 확대되는 이른바 'K자형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ESG 경영에 대한 투자 여력도 위축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기존 ESG 채권의 차환 발행이 원활하지 않은 모습이다. 실제 지난해 ESG 채권 발행 기업은 SK온, SK아이이테크놀로지, 에코비트, 현대건설, 이지스레지던스리츠, 지에스이앤알, 대상, 한국남동발전, 한국서부발전 등 9개사에 그쳤다. 지난 2024년 약 20곳에 달했던 발행 기업 수가 1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시장에서는 '그리니엄(Greenium·ESG 반영으로 얻는 금리 프리미엄)' 매력 감소를 ESG 채권 이탈의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실제로 개별민평금리 대비 낮은 수준에서 ESG 채권을 발행한 기업은 지에스이앤알, 현대건설, 에코비트 등 3곳에 불과했다. ESG 경영을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최근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서는 그 효과가 크게 희석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연초 ESG 채권 발행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자금 조달 목적에 따라 녹색 프로젝트는 녹색채권, 사회적 프로젝트는 사회적채권, 두 가지를 혼합한 경우 지속가능채권으로 분류된다. 대표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5일 발행한 회사채 5000억원 가운데 1000억원을 ESG 채권으로 조달했다. 방산 산업에 대한 기대감 속에 수요예측에서 3조원 이상의 자금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차전지 업종에 대한 기대감도 점진적으로 회복되며 관련 기업들의 자금 조달도 재개되는 분위기다. 포스코퓨처엠은 같은 날 발행한 회사채 4500억원 중 600억원을 ESG 채권으로 발행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다음달 5일 수요예측에서 5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흥행 시 최대 1조원까지 증액할 계획이다. 현대건설도 이달 21일 ESG 채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서며, 당초 1700억원에서 최대 34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지난 19일 기준 회사채를 비롯해 특수채, 은행채,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을 포함한 ESG 전체 채권 발행 잔액은 256조5938억원에 달한다. 시장 관계자는 "ESG 채권이 다시 성장 국면으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실제 사업성과와 연계된 프로젝트 중심의 발행 구조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그리니엄보다는 기업 신용도와 산업 전망이 ESG 채권 수요를 좌우하는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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