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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동전주’ 퇴출 압박…제지·건자재株 액면병합 행렬 [중기...

동양헤럴드경제2026.06.17 00:00

유진그룹 계열사 동양은 최근 보통주 2주를 1주로 만드는 액면 병합을 결정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7월 1일부터 주당 1000원 미만의 ‘동전주’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고 예고해 둔 상태다. [동양 홈페이지]7월 1000원 미만 ‘동전주’ 상폐 요건 신설…코스피도 적용동양 레미콘 침체, 한국제지 지종 전환·대주주 구조 변수한창제지 자산재평가·에넥스 약세…“벤처는 재검토 필요”[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오는 7월부터 주가 1000원 미만의 이른바 ‘동전주’가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되면서 제지·건자재·가구 등 전통 제조업 상장사들이 액면병합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둔화, 제지 수요 구조 변화, 대주주 지분 집중, 자산재평가 등 우려가 맞물리며 주가 관리의 성격이 짙어지고 있다.17일 중견·중소기업 업계에 따르면 유진그룹 계열사 동양은 최근 보통주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0원으로 높이는 주식병합을 결정했다. 동양의 병합은 레미콘·건설 업황 부진 속에서 시장의 평가 단위를 다시 맞추려는 성격이 강하다.동양은 레미콘을 중심으로 한 건재사업과 건설·플랜트사업을 하고 있는데 최근 레미콘 부문 매출이 2023년 4977억원에서 2025년 3814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지난해엔 영업이익까지 적자로 돌아섰다. 동양은 올해 부동산 개발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하고, 데이터센터·개발사업 등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이번에 결정된 액면병합은 낮아진 주가 레벨을 다시 재정비하고, 유통주식 수를 줄이려는 시도다.한국제지도 5대1 주식병합을 추진한다고 지난달 29일 공시했다. 한국제지의 현 주가는 600원대에 머물고 있다. 한국제지의 최대 주주인 해성산업은 한국제지 지분 84%를 넘는데, 통상 이처럼 대주주 보유 비율이 너무 클 경우 주가가 하방으로 눌러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여기에 제지산업의 낮은 성장성과 종이 사용량 감소 등은 업계의 공통된 고민 지점이다. 한국제지의 주식 병합결정으로 주권 매매 거래가 7월 27일부터 2주일간 정지되는데, 거래 재개 시점은 8월 13일이다. 주식병합이 되면 한국제지의 주당 가격은 3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나, 대주주 보유 비중이 큰 탓에 주권 거래가 활성화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상장사들이 잇따라 액면병합에 나선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상장폐지 기준 강화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7월 1일부터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를 대상으로 30거래일 연속 주가가 1000원을 밑도는 종목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이 기준은 코스피에도 적용된다.액면병합이 상장폐지 요건 회피 수단으로 활용되는 데에는 한계도 있다. 금융당국은 주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 관리종목이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통해 형식적으로 기준가를 끌어올리는 우회를 막기 위해 반복적이거나 과도한 주식병합·감자에 제한을 두기로 했다. 최근 1년 이내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한 기업의 추가 병합·감자, 동전주 관리종목 지정 이후 10대 1을 초과하는 병합·감자 등이 제한 대상이다.한솔홈데코도 액면가 1000원 주식 5주를 액면가 5000원 주식 1주로 병합했다. 한솔홈데코는 MDF 등 가구소재를 기반으로 마루 바닥재, 보드, 도어·몰딩 등 인테리어 자재 사업을 영위한다. 한솔홈데코의 주식 병합은 동전주 규제 대응과 함께 건자재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 회복을 겨냥한 조치로 읽힌다. 최근 건설경기 부진이 길어지면서 업종 전반의 주가가 낮아졌고, 한솔홈데코도 낮은 표시 주가가 기업 이미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병합 이후 관건은 주택·인테리어 수요 회복과 수익성 개선이다.한창제지는 병합과 자산재평가를 함께 추진했다. 한창제지는 액면가 500원 주식을 2500원으로 병합하는 동시에 경남 양산 본사 공장과 부수 토지에 대한 자산재평가를 실시했다. 장부가 기준 약 256억원 규모 자산이 대상이다. 한창제지의 액면병합 및 보유 자산의 실가치 재평가는 회사 가치를 재무제표에 반영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페이퍼코리아는 액면가 500원 주식을 2500원 주식으로 병합했다. 회사는 산업용지와 신문용지 제조·판매, 부동산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데, 제지업 내에서도 신문용지는 디지털 전환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지종으로 꼽힌다.가구업체 에넥스는 액면병합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다. 에넥스는 액면가 500원 보통주 5주를 액면가 2500원 보통주 1주로 병합했지만 변경상장 첫날 장중 22%대의 하락을 기록했다. 병합 기준가격은 2140원이었지만 거래 재개 직후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낮은 시가총액과 상장 유지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에넥스 사례는 액면병합이 주가를 산술적으로 끌어올릴 수는 있어도 기업의 본질가치를 바꾸지는 못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알려진다.벤처업계에서는 다른 목소리도 나온다. 벤처기업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자본시장 개편 관련 5대 정책과제’를 발표하고 상장폐지 요건, 코스닥 세그먼트·승강제, 중복상장 규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송병준 벤처기업협회장은 간담회에서 “현재 시장 상황 흐름에서 해당 기준이 적용된다면 향후 코스닥 기업의 약 20%가 이에 해당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벤처업계는 부실기업 퇴출을 통한 시장 신뢰 회복에는 공감하면서도, 시가총액이나 주가 같은 정량 지표만으로 혁신기업의 미래가치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벤처업계가 우려하는 지점은 낙인 효과다. 성장 초기 기술기업은 연구개발 투자와 적자가 선행되는 경우가 많고, 증시 부진기에는 주가와 시가총액이 사업성보다 투자심리에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금융당국, 한국거래소, 중소벤처기업부, 벤처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상설 정책협의체를 통해 사전 의견수렴과 업계 영향평가를 정례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업계 관계자는 “액면병합은 유통주식 수를 줄이고 주가 표시 단위를 높이는 조치일 뿐 기업의 본질가치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며 “동전주 기준 강화 이후 병합 공시는 늘겠지만, 전통 제조업은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 벤처기업은 기술성과 성장성을 함께 살펴보는 보완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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