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케미칼, 법적·환경 리스크에 AI 검증 시스템 넣는다
SK케미칼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검수 과정에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활용한다. 화학사업의 순환재활용·바이오소재 표현에서 '그린워싱 리스크'를 줄이려는 사전관리 성격이다. 이에 따라 기존 제약 연구개발(R&D) 영역에서 축적한 AI 사용 경험이 올해 발간하는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제약 AI, ESG 관리까지 확장12일 <블로터> 취재를 종합하면 SK케미칼은 자체 AI에이전트를 도입한다. SK케미칼 관계자는 "AI에이전트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 공정이 70%가량 진행됐으며 내년 중 완성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AI에이전트의 기반은 클로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AI에이전트의 핵심 기능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문구의 위험도를 낮추는 것이다. SK케미칼은 AI로 보고서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는 표현을 걸러낼 방침이다. 친환경, 순환재활용, 바이오소재, 탄소저감 같은 표현이 실제 데이터와 인증 기준에 맞는지 점검하는 것으로 화학사업의 경우 제품명, 원료, 재활용 방식, 인증범위가 복잡해 문장 하나가 그린워싱 논란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은 제약 R&D에서도 AI 활용 경험을 쌓아왔다. 202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는 오픈이노베이션팀이 AI 기반의 인실리코 스크리닝을 신약개발 과정에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AI 프로그램으로 후보물질의 약효, 독성, 약동학적 정보를 예측해 후보물질 선정의 정확도를 높였다.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도 제약사업의 AI 활용을 중장기 전략에 배치했다. AI에이전트 도입은 기존 신약탐색 경험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검수체계로 옮기는 흐름과 맞물린다. SK케미칼은 제약사업에서 바이오벤처와의 공동연구로 AI 기반의 신약탐색 역량도 확보하고 있다. 제약사업에서는 의약품 접근성, 품질경영, R&D 윤리 표현까지 보고서의 관리 대상이다.순환재활용, 표현 리스크 관리그린워싱 리스크는 그린케미칼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커진다. 사업부문은 환경친화적 소재인 '그린케미칼'과 의약품·백신 생산·판매인 '라이프사이언스'로 나뉘며, 지난해 매출 2조3652억원 중 고기능성코폴리에스터수지 등 제품은 65.6%, 천연물·합성의약품은 20.6%, 백신은 27.6%를 차지했다.순환재활용사업 확대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문구의 검증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SK케미칼은 2023년 3월 중국 그린소재 전문기업 '슈에'와 자산양수도 계약을 체결해 화학적 재활용 원료와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이로써 순환재활용 원료부터 순환재활용 PET, 순환재활용 코폴리에스터로 이어지는 리사이클 플라스틱 밸류체인이 완성됐다.증권가에서도 SK케미칼의 순환재활용사업을 주요 성장 축으로 지목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중국 자회사 SK산터우가 리사이클비헷(r-BHET) 7만t과 화학적재활용 PET 5만t 생산능력(캐파)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SK산터우가 SK케미칼의 핵심 제품인 코폴리에스터를 재활용 기반으로 제조하는 데 필요한 원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고 진단했다.그린워싱에 대한 민감도가 커지는 것은 법적비용과 평판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표현이 실제 원료와 공정, 인증 범위를 벗어나면 고객사 신뢰와 투자자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제3자 검증을 받는다는 점도 문구 오류의 부담을 키운다.보고서 검수, 내년 본격 반영올해 발간되는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AI에이전트가 부분적으로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보고서는 2025년 사업활동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성과와 일부 2026년 상반기 활동이 담긴 문서로 완성 전에 AI에이전트가 기존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일부 문구를 검수하는 방식이다.다만 보고서 전체를 AI로 점검할지, 환경 부문 일부에 한정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적용 대상은 화학사업의 친환경·자원순환 표현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2024년 보고서가 지속가능경영보고기준(GRI), 지속가능성회계기준위원회(SASB), 기후변화재무정보공개협의체(TCFD)의 권고를 반영한 만큼 올해도 AI가 보조도구로 들어갈 것으로 관측한다.제약바이오 영역에서는 의약품 접근성, 품질경영, 연구윤리 표현이 AI 검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목차에는 사회영역의 품질경영 및 고객만족, 의약품 접근성 확대가 별도항목으로 들어갔다. 거버넌스 영역에서는 R&D도 개별항목으로 제시했다.SK케미칼 관계자는 "화학사업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함"이라며 "ESG보고서에서 문제되지 않는 워딩으로 정제하는 기능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7월1일 발간될 올해 ESG보고서에는 지난해 기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AI에이전트가 활용될 예정"이라며 "내년 ESG보고서에서부터 AI에이전트가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룹 차원 AX를 ESG에 적용SK케미칼의 AI에이전트 도입은 SK그룹 차원의 업무AI 확산 흐름과 맞닿아 있다. SK그룹은 구성원이 업무에 맞는 AI 도구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AI전환(AX)을 확대하고 있다. 계열사별 사업과 부서별 업무가 다른 만큼 단일 시스템을 일괄 적용하기보다는 현장 과제별로 활용처를 찾는 형태다. SK케미칼도 그룹 차원의 기조에 따라 업무별 적용 방향을 나눠 보고 있다.이번 ESG용 AI에이전트는 공시 문구를 다루는 실무형 과제다. 같은 생성형AI를 활용하더라도 부서별 목적에 따라 판단기준과 산출물은 달라진다. 안전관리 업무에서는 작업위험 요인과 평가편차를 줄이는 결과물이, 보고서에서는 문구의 근거와 표현 범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이번 과제는 SK케미칼이 2024년 구축한 생성형AI 안전관리 시스템과 별개로 추진된다. 안전관리 시스템은 생산현장의 위험성 평가와 작업 안정성 점검에 초점을 맞추지만 AI에이전트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표현을 가려내는 데 중점을 둔다. 두 과제는 생성형AI를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적용 대상과 판단 기준이 다르다.SK케미칼 관계자는 "2024년 생성형AI를 활용해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던 것과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SK그룹 차원에서 에이닷비즈 등 다양한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자의 업무에 AI를 이용해 프로젝트를 발굴·계산하는 업무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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