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락에 재고손실 우려…정유업계 하반기 실적 '먹구름'
두바이유 3개월 새 53% 급락재고자산 가치 하락 우려 확대하반기 실적 둔화 전망 잇따라 지난 2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내 정유업계가 국제유가 하락으로 고가에 확보한 원유를 낮은 가격에 판매해야 하는 재고평가손실 우려에 직면했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해 비축한 원유 재고의 가치 하락 가능성이 커진 데다 석유제품 가격 약세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실적 둔화 전망도 나온다. 24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3월 배럴당 158.4달러에서 이달 74.5달러로 53% 급락했다. 같은 기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6.1달러에서 77.3달러로 19.6% 하락했다. 최근 들어 유가 하락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8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77.90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3.31% 하락했으며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는 74.82달러로 2.32% 내렸다. 브렌트유는 지난달 중순 배럴당 103.54달러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77달러 선까지 내려오며 한 달 만에 약 25% 하락했다. 업계는 미국과 이란 간 관계 개선 움직임이 국제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양국은 종전 MOU 체결 이후 스위스에서 열린 첫 고위급 회담에서 일부 진전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미국 재무부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이란의 에너지 제품 판매를 허용하는 60일 한시 라이선스를 발급하면서 이란산 원유 공급 확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원유 공급 증가 가능성이 부각되며 유가 하락 압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유가 하락이 정유사의 재고평가손실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유사는 통상 수개월 전 도입한 원유와 석유제품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유가가 하락하면 재고자산 가치가 떨어지며 손실이 발생한다. 반대로 유가 상승기에는 재고평가이익이 실적 개선에 기여한다. 정유업계는 최근까지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공급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의 원유를 확보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현재와 같은 유가 급락 국면에서는 재고 관련 손실이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석유제품 가격 약세도 부담 요인이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하락하면 고가 원유로 생산한 제품을 낮은 가격에 판매해야 해 정제마진이 악화될 수 있다. 실제 지난 3개월간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144.3달러에서 103.7달러로 28.1% 하락했다. 같은 기간 등유는 210.7달러에서 114.9달러로 45.5%, 경유는 206.1달러에서 113.9달러로 44.7% 각각 떨어졌다. 한편 재고평가손실 우려가 확대되면서 하반기 실적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하반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4319억원으로 상반기(3조3952억원) 대비 57.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쓰오일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조1370억원에서 1조1320억원으로 47.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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