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 GPU 없이도 슈퍼컴퓨터 세계 1위 복귀

곽노필의 미래창라인샤인, 초당 219경번 연산 처리미국 첨단 기술 제재 뚫고 독자개발세계 슈퍼컴 1위에 오른 중국 선전국가슈퍼컴퓨팅센터의 라인샤인. 선전국가슈퍼컴퓨팅센터 제공중국이 미국의 강력한 첨단 기술 제재 장벽을 뚫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자리에 복귀했다.독일 만하임대, 미국 테네시대, 미국 국립에너지연구과학컴퓨팅센터(NERSC) 등으로 구성된 ‘톱500(TOP500) 프로젝트’가 지난 23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2026 슈퍼컴 콘퍼런스’에서 발표한 세계 슈퍼컴 순위에 따르면, 중국 선전국가슈퍼컴퓨팅센터의 ‘라인샤인(LineShine)’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슈퍼컴이 이 순위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2017년 이후 9년만이다. 세계 슈퍼컴 순위는 매년 6월과 11월에 발표된다.이번 성과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라인샤인이 미국이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에 대한 고성능 칩 수출을 금지해왔다.라인샤인은 중국산 프로세서 ‘링쿤’을 기반으로 선전클라우드컴퓨팅센터가 제작했다. 약 1400만개의 코어를 탑재했으며, 기존의 범용 연산을 처리하는 CPU 기능과 인공지능(AI) 연산에 특화된 GPU 기능을 하나의 칩에 통합했다. 라인샤인의 수석 디자이너 루위퉁은 시상식에서 “이 시스템은 기존의 CPU-GPU 구조를 버리고, 대신 인공지능 가속 기능이 내장된 자체 개발 프로세서, 고속 메모리, 독자적인 인터커넥트 네트워크, 액체 냉각 기술을 활용한다”고 밝혔다.라인샤인의 성능은 초당 2.198엑사플롭스 이상의 연산을 수행하는 수준이다. 이는 1초에 219경8천조번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는 걸 뜻한다. 이전 1위였던 미국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의 ‘엘 캐피탄’(1.809엑사플롭스)보다 22% 더 빠르다.중국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준 미국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의 슈퍼컴 ‘엘 캐피탄’. 로렌스리버모어연구소 제공“미국 제재가 중국 기술 혁신 촉진”톱500 공동설립자인 미국 녹스빌 테네시대의 잭 동가라 교수(컴퓨터과학)는 "CPU만으로 구성된 컴퓨터가 엑사스케일 성능을 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결과는 컴퓨터 프로세서 설계 분야에서 중국의 매우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는 것으로, 과학 컴퓨팅과 인공지능이 점점 더 밀접하게 연관되는 상황에서 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칭화대 푸하오환 교수는 “라인샤인과 같은 시스템은 두 가지 기능을 결합해 더 큰 규모, 더 높은 해상도, 더 빠른 속도로 연구할 수 있게 해준다”며 “라인샤인으로 물리 법칙 기반의 기상 예측 모델과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예측 모델을 결합해, 동아시아 지역의 강우 예측 모델을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중국 국가슈퍼컴퓨팅센터는 보도자료를 통해 “해외의 기술 장벽을 허물고 독립적이고 통제 가능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시스템을 구축한 역사적 도약”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네이처는 “라인샤인의 성공은 미국의 제재가 중국의 혁신을 촉진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한국 슈퍼컴, 100위 안에 7대 올라이번 발표에 포함된 세계 500대 슈퍼컴 중에서 1초에 100경번 이상의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엑사급 성능 보여준 슈퍼컴은 모두 5대다. 1~2위를 차지한 라인샤인과 엘 캐피탄에 이어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의 프런티어(1.353엑사플롭스), 아르곤국립연구소의 오로라(1.012엑사플롭스)가 3~4위, 독일 율리히슈퍼컴퓨팅센터의 주피터 부스터(1.000엑사플롭스)가 5위를 차지했다.한국에선 모두 7대가 상위 100위 안에 들었다. 엔에이치엔 클라우드의 NIPA-CL1가 20위(137.40페타, 1페타는 1천조)로 순위가 가장 높았다. 이 슈퍼컴은 1초에 13경7400조번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이어 삼성전자의 SSC-24가 25위(106.20페타), 카카오의 니파가 39위(69.10페타), 엔에이치엔 클라우드의 ‘NIPA-CL2’가 40위(68.42페타),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 세종이 72위(32.97페타), 카카오 엔터프라이즈의 카카오클라우드가 74위(32.00페타), 삼성전자의 SSC-21이 84위(25.18페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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