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처음으로 주주 앞에 선 대한항공·아시아나…주주 신뢰 회.....
6년 기다린 통합, 처음 열린 대화…통합 시험대 올랐다6월19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에서 열린 주주간담회에 참석한 (왼쪽)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 송보영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사진=윤서연 기자][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지난했던 인수 절차를 거쳐 6년 만에 본격적인 합병 수순에 들어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주 나란히 주주간담회를 열었다. 각사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직접 단상에 올라 주주들의 질문에 답하며 통합 항공사 출범 계획과 주요 현안을 설명했다.최근 자본시장에서는 주주와의 투명한 소통과 책임 경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가치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합병이나 대규모 인수처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사안일수록 기업이 주주들에게 경영 현황과 향후 계획을 명확히 설명하고 신뢰를 얻는 과정은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깝다.이 같은 흐름 속 대한항공 역시 우기홍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한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핵심 경영진이 전면에 나섰다. 주식 가치 희석 우려부터 마일리지 통합·조직 통합 과정에서 제기되는 각종 논란까지 정면으로 설명하는 방식을 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일반 주주들을 대상으로 이처럼 직접 소통에 나선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배경에는 변화하는 제도 환경도 자리한다. 최근 상법 개정을 둘러싸고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확대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기업 경영진 역시 주주 가치 훼손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과거처럼 공시와 보도자료만으로 설명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이번 간담회는 단순한 IR 행사를 넘어 경영진이 시장과 직접 마주한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할 만하다. 변화하는 자본시장의 요구 속에서 기업이 주주들에게 책임 경영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 셈이다.물론 주주들의 우려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조종사 노조를 비롯한 내부 갈등 문제·마일리지 통합 방안·통합 비용 부담 등 민감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조직 문화 충돌과 고유가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부담 역시 주주들의 불안 요소로 꼽힌다.주가 흐름도 녹록지 않다. 대한항공 주가는 23일 기준 2만6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종전 기대감으로 한때 3만원선을 넘보기도 했지만 다시 박스권으로 돌아왔다. 증권가 역시 목표주가를 3만원 초반 수준으로 제시하는 등 보수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경영진은 연간 3000억원 규모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원하는 것은 청사진보다 실질적인 성과다. 1조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통합 비용을 상쇄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승무원 조직 간 시니어리티와 진급 체계 문제 역시 실제 통합 과정에서 어떻게 풀어낼지 지켜봐야 한다.그럼에도 이번 간담회의 의미까지 폄훼할 필요는 없다. 경영진이 직접 주주들 앞에 서서 질문을 받고 답하는 문화가 자리 잡는다면 기업과 시장 간 신뢰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이번 간담회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 항공사 출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장과 꾸준히 소통할 때 비로소 주주들의 신뢰도 따라올 수 있기 때문이다.통합의 성패는 결국 실적으로 증명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시장과 주주들에게 설명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 역시 기업 가치의 중요한 일부다. 이번 주주간담회가 진정한 통합과 주주가치 제고를 향한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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