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규제 최종 가이드라인 언제쯤…7월 시행 목표였지만 '지지부.....

중복상장 예외 허용 기준·주주 보호 방안 발표 '차일피일'금융위·거래소 최종 세부안 놓고 조율…7월 초 시행 차질기업 경영 전략 차질 가능성…신중·속결 발표 필요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모·자회사 중복상장 규제 가이드라인 발표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되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기준과 일반주주 보호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7월 시행 목표도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가이드라인 발표가 지연되면서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의 자금 조달 전략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수조 원대 기업가치가 거론되는 HD현대로보틱스 등 대형 비상장사들은 상장 시점을 확정하지 못한 채 관망을 이어가는 분위기다.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당초 이달 초 공개될 예정이었던 중복상장 관련 세부 가이드라인이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중복상장 심사 기준과 예외 인정 범위, 세부 심사 기준 등을 놓고 막판 조율을 이어가면서 일정이 지연되는 것으로 보인다.당초 금융당국은 이달 초 가이드라인을 공개한 뒤 7월 초부터 적용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세부 기준 마련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전체 일정도 함께 미뤄지는 분위기다. 특히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에도 규정 개정 예고와 의견 수렴, 시장위원회·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원회 의결 절차 등이 남아 있는 만큼 7월 초 시행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모회사와 자회사 간의 '중복상장(쪼개기 상장) 예외 허용 기준 및 주주 보호 방안' 가이드라인은 새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가운데 하나다.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는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하면서 기업가치가 중복으로 평가되고 모회사 주주들의 권익이 훼손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대표적인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이에 금융당국은 앞으로 모회사가 상장한 상태에서 자회사를 다시 상장시키는 경우 원칙적으로 심사를 강화하고, 일반주주 보호 여부를 상장 심사의 핵심 요소로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다만 모든 중복상장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 자회사의 사업 독립성이 충분하거나 신사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상장을 허용하는 대신, 일반주주 보호 절차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문제는 이러한 예외 기준을 일률적으로 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기업마다 지배구조와 사업 구조가 모두 다르고, 성장 단계나 투자 필요성 역시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경우 미래 성장 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이 위축될 수 있지만, 반대로 기준이 지나치게 완화되면 기존 중복상장 관행을 사실상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일반주주 보호 방안 역시 핵심 쟁점이다. 금융당국은 자회사 상장 과정에서 모회사 일반주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절차와 정보공시 확대, 이사회 의사결정 강화 등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어느 수준까지 보호 장치를 의무화할 것인지를 놓고 시장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재계에서는 지나친 규제가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도체와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대규모 선행 투자가 필요한 산업에서는 자회사 기업공걔(IPO)가 가장 현실적인 자금 조달 수단인데, 규제가 강화되면 투자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특히 기업들은 IPO 전략과 사업 재편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만큼 가이드라인 확정이 늦어질수록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대표적인 사례가 HD현대로보틱스다. HD현대로보틱스 지분 81.82%를 보유한 HD현대는 자회사인 HD현대로보틱스의 IPO를 추진해 왔지만, 중복상장 규제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지난 2월 상장 관련 실무 작업을 중단하고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다.재계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중복상장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이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이 반복되면서 기존 주주들의 가치가 희석되는 사례가 이어진 만큼, 시장에서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투자자 보호와 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이라는 두 과제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제시하느냐가 제도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방안은 자회사를 상장하려면 영업 독립성, 경영 독립성, 투자자 보호 등 세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것"이라며 "투자자 보호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기업 성장을 위한 자금 조달 기회 제한이라는 측면도 있어 가이드라인 발표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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