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경우 하이닉스 위험하다” 리스크 요인 20가지…美 상장 앞둔.....

SK하이닉스. 연합뉴스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할 증권신고서를 통해 사업 위험요인 20가지를 공개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빅테크의 AI 투자가 꺾이거나 대규모 공장 건설이 삐걱거리면 언제든 경영 환경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진단이다.회사가 첫손에 꼽은 위험요인은 ‘AI 인프라 투자 둔화’다. 최근 수년간 급증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가 대형 기술기업의 공격적인 자본지출 덕분이었던 만큼, 이 흐름이 꺾이면 직격탄을 맞는다는 논리다.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 사업자 등이 거시경제 악화나 투자 수익성 우려로 지출을 줄이거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신기술이 등장해 메모리 소비량 자체가 줄어드는 시나리오도 위험요인으로 명시했다. 주요 고객사가 이미 넣은 선(先)주문을 취소하거나 재고를 털어내는 방향으로 돌아설 경우 수요가 단기간에 급감할 수 있다는 점도 빠뜨리지 않았다.SK하이닉스의 HBM4 실물. 연합뉴스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고질적인 경기 변동성도 함께 지목됐다.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 나온다. 수요가 위축되는 시기에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이 무너지는 악순환이 반복돼왔다.실제 회사는 직전 하강 사이클인 2023년에 영업손실 7조7303억원, 당기순손실 9조1375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업황이 살아나면서 영업이익은 2024년 23조4673억원, 2025년 47조2063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2026년 1분기에는 단 한 분기에만 37조610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미·중 무역 갈등도 빠지지 않았다. 2025년 기준 미국과 중국 소재 판매법인을 통한 매출 비중은 각각 68.8%와 19.7%로, 두 나라 합산 비중이 90%에 육박한다.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될수록 관세나 수출규제 강화로 핵심 고객사의 생산과 구매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회사는 과거 미국의 수출통제 강화 조치로 일부 고객사에 대한 제품 판매를 중단한 경험이 있다고 스스로 밝혔다.원재료·장비 공급 문제도 구체적인 위험요인으로 제시됐다. 일부 첨단 소재·부품과 고사양 장비는 공급사가 손에 꼽힐 만큼 적고, 발주부터 납품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특히 중국 내 제조시설에 미국산 장비를 반입하려면 매년 별도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허가가 제때 떨어지지 않으면 생산 차질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연합뉴스대규모 시설투자 역시 양날의 칼이다. SK하이닉스는 첨단 메모리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충북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미국 인디애나주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세 곳에 투입될 자본적 지출 규모는 총 55조9196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용인 팹에는 약 31조원, 청주 팹에는 약 19조원이 들어갈 예정이다.복수의 대형 현장을 동시에 가동하다 보면 경영 자원이 분산되고, 고객 주문 확보나 공급망·장비 조달에 차질이 생길 경우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자체 진단이다. 이를 위해 단위당 제조원가 절감과 수율 개선, 선단 공정 팹 전환 작업을 지속하고, 활용 가치가 떨어진 노후 팹은 순차적으로 가동을 멈추고 있다고 밝혔다.이번 ADR 발행으로 조달하는 45조4534억원 전액을 시설투자에 쏟아붓겠다고 공언한 점은 AI 시대에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전제로 한 승부수다. 다만 광주·전남 지역 반도체 공장 투자까지 현실화될 경우 투자 금액이 수백조원 규모로 불어날 수 있어 추가 ADR 발행이나 외부 투자 유치, 정부의 직간접 지원 등을 병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상장 예정 주식은 보통주 1779만 주이며 1주당 액면가는 5000원이다.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해 나스닥에 올리는 구조다. SEC 심사는 현재 진행 중이며, 한미 양국 감독기관의 승인 일정에 따라 위 일정은 달라질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는 동시에 연내 구체적인 주주환원 방안도 시장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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