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명 ‘순우리말’로 차별화

입지·상품 별칭 붙여 길어진 아파트 이름기존 지명 아닌 순우리말 적용국내 주거단지 이름에 외래어가 겹겹이 붙으면서 단지명을 한 번에 읽거나 기억하기 어려운 경우가 늘고 있다. 지역명과 건설사 브랜드에 입지·상품성을 강조하는 별칭까지 더해지면서 이름이 10자를 훌쩍 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이전 고급화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긴 외래어 이름이 오히려 단지별 차이를 흐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짧고 의미가 분명한 순우리말을 활용한 단지명이 새로운 차별화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부동산인포가 2020년 이후 올해 5월까지 공급된 분양단지 명칭을 분석한 결과 평균 9.8자. 9~11자인 단지가 전체의 42.7%를 차지했다. 과거에는 ‘마포아파트’, ‘반포아파트’처럼 지역명을 중심으로 간결하게 이름을 붙였지만, 1990년대 이후 건설사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이후 지역명과 브랜드에 별칭까지 추가되면서 ‘지역명+브랜드+펫네임’ 형태가 일반화됐다.출처= 부동산인포순우리말이 주거 작명이 낯선 것은 아니다. 일부 건설사에서 브랜드 차원에서는 우리말이 쓰였고, 지명에서도 세종, 분당 등에서 단지명에 우리말 이름을 붙은 바 있다. 다만 이런 흐름이 단지명, 별도의 작품명으로 이어진 경우는 여전히 드물다. ‘우장산숲 아이파크’처럼 지역명이나 주변 자연환경에 ‘숲’을 결합하거나 기존 공원·택지지구 명칭을 활용한 사례는 일부 있었다. 그러나 기존 지명이나 시설명이 아닌 순우리말을 독립적인 단지 네이밍으로 내세운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소비자들도 길고 복잡한 이름에 피로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2022년 진행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7.3%가 현재 공동주택 명칭이 길고 복잡해 불편하다고 답했다. 60.3%는 적정한 명칭 길이로 4~5자를 꼽았다.서울시도 2024년 2월 ‘새로 쓰는 공동주택 이름 길라잡이’를 발간하는 등 공동주택 명칭 개선을 인식하고 있다. 해당 자료에는 어려운 외국어와 불필요한 애칭 사용을 자제하고, 고유지명을 활용하며 적정한 글자 수를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목동윤슬자이 투시도 이미지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분양을 앞둔 GS건설 시공 ‘목동윤슬자이’가 순우리말 작품명을 적용해 눈길을 끈다.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이 물결에 비쳐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목동’이라는 지역명과 ‘자이’ 브랜드 사이에 두 글자의 작품명을 더해 전체 단지명도 6자로 간결하게 구성했다.목동윤슬자이 단지명에 담긴 이미지는 건축 외관으로도 이어져, 저층부에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네드 칸의 작품 ‘윤슬’이 적용된다. 외벽을 이루는 수많은 패널이 바람의 흐름에 따라 미세하게 움직이고, 시간대와 날씨에 따라 빛을 다르게 반사해 물결이 반짝이는 듯한 입면을 연출한다. 단지명의 의미를 단순한 언어적 표현에 그치지 않고 실제 건축 디자인으로 구현한 셈이다.목동윤슬자이는 아파트의 실용성과 하이엔드 주거의 고급성을 결합한 새로운 주거 모델 ‘하이퍼트(Hypert)’를 표방하는 상품이다. 하이퍼트는 초월의 의미를 담은 하이퍼(Hyper)와 아파트(Apartment)를 결합한 개념으로, 핵심 입지와 실용적 평면, 고급 커뮤니티, 단지 내 원스톱 라이프를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 주거 카테고리를 의미한다.이에 걸맞게 102동 47층에는 스카이 커뮤니티가 조성될 예정이며, 와인리저브와 프라이빗다이닝룸, 파티형 게스트하우스, 영화·음악 감상실 및 미팅 공간 등이 들어선다. 9층에는 루프탑 가든이 마련된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멤버십 피트니스 클럽 ‘콩코드 클럽 바이 조선’도 단지 안에 들어설 예정이다.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여러 외래어를 더할수록 고급스러운 단지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비슷한 이름이 반복되면서 오히려 기억하기 어려워졌다”며 “짧고 의미가 분명한 우리말은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을 뿐 아니라 단지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만드는 차별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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