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음원보다는 SK하이닉스…토큰화 본질은 상품 수요와 국경 허물.....
[디지털자산 길을 묻다] 정석문 프레스토리서치 센터장"토큰화, 수요 창출하진 않아"…'에셋 퍼스트' 강조"한우·음원 중심 STO 한계"…글로벌 수요 찾아야비트코인·스테이블코인·레이어1…시장 지형 변화"달러의 1.5%만 토큰화"…스테이블코인 성장 여력원금 보장 이자 수요 디파이로…예측시장도 확장[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아무 자산이나) 토큰화한다고 없던 수요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글로벌 수요가 있는 자산을 먼저 식별하고, 그 자산을 토큰화하는 것이 우선입니다.”정석문 프레스토리서치 센터장 (사진=프레스토리서치 제공)정석문 프레스토리서치 센터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국내 토큰증권(STO) 시장의 방향성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현재 국내 STO 논의가 한우·음원·미술품 등 조각투자 자산의 토큰화에 집중되고 있지만, 토큰화의 본질은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정 센터장은 토큰화를 증권화의 연장선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증권화는 시장성 없는 자산을 채권처럼 래핑해 거래 용이성을 높이는 행위”라며 “토큰화는 그걸 한 단계 더 효율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국내 STO 법제화 방향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 센터장은 “기존 틀 안에서 조각투자를 토큰화하는 식으로 가고 있다”며 “조각투자 대상은 한우·음원·미술 같은 것들인데, 이는 블록체인이 아니어도 전문 플랫폼에서 얼마든지 구현할 수 있는 자산”이라고 말했다.그는 토큰화의 핵심 효용이 국경 간 거래에서 나타난다고 봤다. 정 센터장은 “블록체인의 핵심 이점은 중개인을 제거해 마찰을 없애는 데 있다”며 “그 중개인이 가장 큰 장애물이 되는 건 국경을 넘을 때”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만 가치를 인정받는 한우나 음원은 국경을 넘나들 일이 없으니 토큰화의 의미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토큰화는 글로벌 수요가 있는 자산을 대상으로 할 때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정 센터장은 이를 ‘에셋 퍼스트, 토큰화 레이터(Asset First, Tokenization Later)’라는 표현으로 설명했다. 그는 “토큰화한다고 없던 수요가 생기는 게 아니다”라며 “SK하이닉스 등 최근 해외에서 각광받는 국내 대표 기업 주식 등을 토큰화해야지, 수요가 없는 상품을 토큰화한다고 갑자기 글로벌 수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STO에 이어 주식, 채권, MMF 정형 증권 토큰화로 범위를 차차 넓혀가는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사업자의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각투자부터 먼저 시작한 다음 정형 증권으로 단계적으로 가겠다는 방향 자체는 이해한다”면서도 “사업자 입장에서는 수익이 나야 버틸 수 있는데, 수익도 안 내고 미리 해보라고 하면 버틸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정 센터장은 프레스토 리서치센터장으로 합류하기 전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서 지난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약 5년 반 동안 근무했다. 코빗에서는 사업개발(BD) 헤드로 합류한 뒤 리서치센터 설립과 조직 구축을 이끌었다. 코빗 이전에는 골드만삭스, UBS, 크레딧스위스, 노무라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 20년 가량 해외 기관투자가 대상 세일즈 업무를 담당했다.다음은 정 센터장과의 일문일답이다.-현재 프레스토리서치는 어떤 분야에 집중하고 있나.△전통금융과 가상자산이 만나는 지점을 주로 연구한다. 코빗에 있을 때부터 결국 가상자산 산업은 전통금융과 연결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봤다. 프레스토 고객 대부분도 해외 기관들이다. 최근에는 실물연계자산(RWA)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연구와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코빗 시절에는 국내 거래소 중 드물게 리서치센터를 운영했다. 당시 리서치센터를 만든 이유는 무엇이었나.△당시에는 기관투자가 시장이 곧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개인투자자 시장은 이미 경쟁 구도가 굳어져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을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 가상자산에 대한 오해와 정보 부족도 많았던 시기라 시장 참여자와 정책 당국에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자는 목적도 있었다.-당시 기대와 달리 기관투자가 시장 개방은 예상보다 늦어졌다.△기관투자가 진입과 전통 금융권의 참여가 생각보다 지연되고 있다. 이를 기다리지 못하고 리서치 조직을 축소하거나 없앤 곳도 있다. 다만 결국에는 법인·기관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본다. 시장이 열리면 금융당국도 업계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창구가 필요할 텐데, 리서치센터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국내에서도 최근 코인 시황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스테이블코인이나 토큰화에 대한 논의를 더 활발하게 이어나가고 있다. 향후 가상자산 시장 지형은 어떻게 변할 것이라고 보는지.△지금 시장 시가총액이 2조3000억달러 정도인데 그 중 비트코인이 1조2000억달러로 절반쯤 된다. 그다음이 이더리움, 테더(USDT), 바이낸스코인(BNB), 서클(USDC) 순이다. 상위 5개만 봐도 시장 윤곽이 드러난다. 블록체인이 ‘대체 어디에 쓰이느냐’는 오랜 질문에 답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첫째는 가치 저장 수단인 비트코인이다. 둘째가 스테이블코인이다. 한국에선 리테일 시장에서 결제할 때만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디파이에서 재테크 수단으로 쓰는 사람이 3분의 2 정도, 나머지 3분의 1이 결제·송금에 쓴다. 다만 주로 자국 화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국가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체감하지 못하는 것 뿐이다. 예를 들어 홍콩 무역회사들이 미국 수출 대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받는 경우가 많아 이를 현금화하려는 수요가 크다. 셋째는 이런 스테이블코인이 작동하게 해주는 인프라, 즉 이더리움·BNB 같은 레이어1이다.-스테이블코인의 성장 여력은 어느 정도로 보나.△아직 극초기다. 미 달러만 봐도 통화량이 20조달러 정도인데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3000억달러다. 미 달러 통화량의 1.5%만 토큰화된 셈이니 앞으로 클 여지가 굉장히 많다. 또 스테이블코인을 그냥 들고 있으면 이자가 안 붙으니 잉여 자금은 원금 보장 이자를 찾아 흐른다. 그 수요를 받아주는 것이 디파이다. 다만 오래 검증된 대형 디파이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다. 유니스왑 같은 곳이다. 그 다음 축은 거래소, 특히 파생상품 거래소다. 거기서 더 나아가면 프리딕션 마켓(예측 시장)이다.-STO 시장의 움직임은 어떻게 보나.△한국은 STO 가이드라인 프레임을 중심으로 내러티브가 형성됐는데, 왜 토큰화를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토큰화는 증권화의 연장이다. 증권화는 시장성 없는 자산을 채권처럼 래핑해 거래 용이성을 높이는 행위인데, 대표적인 예가 주택저당증권(MBS)이다. 은행이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그대로 들고 있으면 30년간 유동성이 묶이는데, 매달 현금흐름이 들어오는 이 자산들을 모아 채권 형태로 만들면 시장에서 거래되고 가격이 매겨지면서 유동성이 생긴다. 금 상장지수펀드(ETF), 리츠도 같은 원리다. 토큰화는 그걸 한 단계 더 효율화하는 것이다. 증권 거래는 증권사 계좌를 열고 고객확인절차(KYC)를 받아야 하고 나라별 제약도 많은데,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되면 이런 마찰을 다 해소할 수 있다.-한국의 STO 법제화 방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가.△기존 틀 안에서 조각투자를 토큰화하는 식으로 가버렸다. 조각투자 대상은 한우·음원·미술 같은 것들이다. 이는 블록체인이 아니어도 전문 플랫폼에서 얼마든지 구현되는 자산이다. 다만, 토큰화의 핵심 이점은 블록체인이 중개인을 제거해 마찰을 없앤다는 건데, 중개인이 가장 큰 장애물이 되는 건 국경을 넘을 때다. 국내에서만 가치를 인정받는 한우·음원은 국경을 넘나들 일이 없으니 토큰화하는 게 의미가 없을 수 있다. 토큰화는 글로벌 수요가 있는 자산을 대상으로 할 때 의미가 있다. 즉, ‘에셋 퍼스트, 토큰화 레이터(Asset First, Tokenization Later)’다. 토큰화한다고 없던 수요가 생기는 게 아니다. 거꾸로 글로벌 수요가 있는 자산을 먼저 식별하고 그걸 토큰화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STO 프레임워크는 이걸 거꾸로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정형 증권으로 단계적으로 나아간다고 하지만, 사업하는 입장에선 당장 수익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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