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에 무너진 ‘곱버스’…‘십원주’ 속출, 상폐 우려 커졌다

곱버스 ETF 5개 중 4개 ‘십원주’ ‘음의 복리 효과’로 손실 누적돼관리종목 지정·상장폐지 가능성도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면서 하락장에 베팅하는 ‘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가격이 10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NAV) 간 괴리율 확대 우려도 커지고 있다.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5일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전 거래일보다 12.68% 내린 62원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저가를 기록했다. 해당 ETF의 1년 수익률은 전날 종가 기준 마이너스(-)95.55%에 달한다.올해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가 107% 급등하면서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마이너스 2배로 추종하는 곱버스 ETF는 직격탄을 맞았다. 지수가 1% 오르면 ETF는 2% 하락하고, 반대로 1% 내리면 2% 상승하는 구조다.지수가 등락을 반복하면서 발생하는 ‘음의 복리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손실이 누적됐다. 그 결과 연초 이후 코스피 곱버스 ETF의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 90%를 밑돌고 있다.현재 국내에 상장된 곱버스 ETF 5개 가운데 4개는 100원 미만의 ‘십원주’로 전락했다. ‘RISE 200선물인버스2X’와 ‘KIWOOM 200선물인버스2X’는 각각 63원, 61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일부 상품은 상장폐지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행 규정상 상장 후 1년이 지난 ETF는 신탁원본액과 순자산총액이 50억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관리종목으로 두 차례 지정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ETF CHECK에 따르면 전날 기준 ‘RISE 200선물인버스2X’의 순자산총액은 32억원에 불과했다. ‘KIWOOM 200선물인버스2X’과‘PLUS 200선물인버스2X’의 순자산은 각각 23억원, 15억원으로 모두 기준을 밑돌았다. 이들 상품은 다음 반기 최초 매매거래일인 다음 달 초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가격이 지나치게 낮아지면서 가격 왜곡 우려도 커지고 있다. ETF 가격이 100원 안팎까지 떨어지면 최소 호가 단위인 1원이 가격의 1%를 차지하게 된다.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는 적은 주문에도 호가가 크게 흔들리고, 시장가격과 NAV 간 괴리율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시장에선 연내 ‘일만피’까지 상승할 경우 곱버스 ETF 가격이 추가로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단순 계산으로도 현재 90원 수준인 곱버스 ETF는 40원 안팎까지 떨어질 수 있으며 음의 복리 효과를 감안하면 실제 하락 폭은 이보다 더 커질 수 있다.자산운용업계에서는 액면병합 등을 통해 ETF 가격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ETF는 법적으로 주식이 아닌 집합투자증권(수익증권)으로 분류된다. 현행 상법상 액면분할·병합은 회사가 발행한 주식에만 적용돼 ETF에는 관련 규정을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2만원의 높은 기준가격으로 상장한 것도 인버스 상품의 가격이 지나치게 낮아지는 것을 고려한 조치”라며 “100원 아래로 내려간 곱버스 ETF 역시 기준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이림 기자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