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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AI 데이터센터 바람에 성장하는 SMR 시장…풀어야 할 숙제는...

두산에너빌리티경향신문2026.06.24 00:00

부산 기장군, 국내 최초 SMR 건설 부지 낙점내륙 설치 가능…데이터센터 효율적 전력 공급한수원 i-SMR, 세계 SMR 설계 시장에 도전장SMR 제작·건설 분야 국내 업체엔 기회의 장단위당 전기 생산 비용·안전 문제는 숙제2015년 5월 뉴스케일파워가 설치한 SMR 모듈 모형. 뉴스케일파워 공식 영상 캡처정부가 부산 기장군을 국내 최초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부지로 선정하면서 SMR 시장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SMR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 등 대규모 전력 수요지 인근에서 효율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다.SMR 시장은 미국·영국·캐나다 등 서방이 주름잡고 있다. 한국은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개발한 혁신형소형모듈원자로(i-SMR)를 앞세워 도전장을 던졌다. 업계에선 SMR 시장이 2035년 최대 60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 부지 확정으로 국산 SMR 기술 실증 기회를 얻은 만큼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다만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용과 안전 문제, 주민 수용성 문제를 꼼꼼하게 따져가며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른다.SMR은 무엇인가?SMR은 300㎿(메가와트) 이하 규모의 모듈 형태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해 만드는 원자로를 의미한다. 기장군에 들어서는 i-SMR은 전기 출력 170㎿급 가압경수로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원자로 하나에 4개 모듈까지 설치할 수 있어 700㎿ 정도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1기당 최대 1700㎿ 규모에 달하는 대형 원전보다 초기 투자 비용이 적고 건설 기간도 짧다. 보통 전체 건설 공기가 3~4년 정도다. 대형 원전은 만드는 데 7~8년 정도가 소요된다. 정부와 한수원은 2031년 i-SMR 착공을 시작해 2035년 준공하겠다는 계획이다.대규모 냉각수가 필요 없어 해안이 아닌 내륙에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대형 원전이 대규모 전력을 생산해 대도시 기저 전원 역할을 한다면, SMR은 AI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 산업 단지 인근에 분산해서 세울 수 있다. 송전망 구축 부담도 적다. 미국 등 국토가 넓은 국가에서 SMR을 선호하는 이유다.원전 업계 관계자는 “SMR은 보조배터리 개념”이라며 “원전을 작게 만들어서 필요한 곳에 꽂을 수 있는 설비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대형 원전에 내재해 있는 안전 문제도 일정 부분 덜 수 있다. 배관이 비교적 단순해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작다. 정부는 i-SMR의 경우 대형 원전보다 안정성을 1000배 이상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국내 업체엔 ‘기회의 장’SMR은 크게 설계와 제작 분야로 나뉜다. 전 세계 SMR 설계 업체는 70~80개 정도다. 그중에서 미국 뉴스케일파워·웨스팅하우스·테라파워, 영국 롤스로이스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 전 세계에서 개발되고 있는 SMR은 127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 가운데 74개 SMR을 분석한 결과 미국이 27개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프랑스(10개), 일본(6개), 중국·러시아(각 5개)가 뒤를 이었다.한국원자력연구원의 SMR인 ‘스마트’ 모형.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한국에선 한수원이 참여한 혁신형소형모듈원자로기술개발사업단이 개발하고 있는 i-SMR 등 4개로 집계됐다. i-SMR 개발엔 정부 예산 2747억원과 민간 자본 1245억원이 투입됐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영국보다 기술력이 부족하긴 하지만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제작 분야는 국내에선 두산에너빌리티가 독보적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대형 원전 건설 사업에서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등 주기기 제작에서 역량을 발휘해왔는데 SMR 시장이 열리면서 기회를 넓혀가고 있다.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테라파워 등과 협력 관계를 구축했고, 최근엔 영국 롤스로이스 SMR 프로젝트의 핵심 기자재 제작을 위한 전략 파트너로 선정됐다.정부와 업계에선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관세 협상을 계기로 성사된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SMR 등 원전 협력이 검토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건설사에도 호재다. 현대건설은 이미 미국 웨스팅하우스 등과 SMR 건설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삼성물산은 뉴스케일파워와, DL이앤씨는 엑스에너지와 협업하고 있다.장밋빛 전망? 한계도 있다부산 기장군 장안읍현안대책위원회가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SMR 유치를 위한 집회를 열고 있다. 장안읍현안대책위 제공업계에선 SMR이 초기 시설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은 적지만 단위당 전기 생산 비용은 높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원전 하나를 지을 때 SMR은 여러 개의 모듈을 만들어 연결해야 해서 개발 단가가 대형 원전에 비해 비쌀 수 있다”고 말했다.개발 수준이 아직 대형 원전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SMR은 상용화가 아직 안 된 상태”라며 “각종 비용에 대한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특히 국내에선 SMR 건설 허가가 진행된 적이 없어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도 있다. 먼저 내년 초부터 각종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예정 구역을 고시하고 전략환경영향평가, 전원개발사업 실시 계획 승의 과정을 밟아야 한다. 최종적으로는 원자력안전위원회 건설 허가가 떨어져야 한다.안전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원안위 관계자는 “이론적으로는 대형 원전보다 안전하다고 하지만 전 세계에서 실제로 SMR을 건설해 가동한 사례가 아직 없다”며 “안전 부분을 당연히 중점적으로 심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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