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 15평도 월세 100만원”…상계동 살다 의정부로 밀려났다 [월세...

고액 월세 가속화…갈 곳 잃어가는 서민 상계·중계 구축 월세 100만원 뉴노멀 집주인 세 부담에 임대물건 매매 전환 신혼부부 영끌 매수, 임대실종 악순환“주거비 부담, 경제 약자 먼저 떠안아”서울 외곽의 대표적인 서민 주거지로 꼽히던 노원구 상계·중계동 일대에서 월세 100만원 이하 소형 아파트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소재한 상계주공 아파트 일대의 모습. [헤럴드 DB]“작년까지만 해도 방 한 칸짜리 월세가 50만원 안팎이었는데 올해 들어 갑자기 100만원을 넘었습니다. 상계주공10단지 세입자 중 한 명은 갱신계약까지 종료 후 의정부로 이사를 갔습니다. 노원 안에서도 수락산 쪽 외곽으로 밀려난 분도 있습니다. 아파트를 포기하고 빌라 월세로 옮긴 사례도 있습니다.”(노원구 상계동 공인중개사무소 대표)서울 외곽의 대표적인 서민 주거지로 꼽히던 노원구 상계·중계동 일대에서 월세 100만원 이하 소형 아파트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10평대 후반~20평대 초반 중소형 평형이 몰린 구축 아파트 단지에서도 보증금 2000만~5000만원에 월세 90만~120만원 수준의 값이 형성돼 있다.지난 24일 찾은 이 일대에선 전월세 가격 급등하면서, 기존 세입자들이 외곽으로 떠밀려가는 일이 흔하다고 입을 모았다.상계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작년 말까지만 해도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40만~50만원 하던 물건이 지금은 3000만원에 90만~100만원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는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계약을 못하고 월세로만 계약할 수 있는 세입자도 있지 않느냐”면서 “그 사람들 월수입을 생각하면 버는 돈의 절반 이상을 월세로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현장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중계주공, 상계주공, 벽산아파트, 중계그린, 중계무지개 등 중소형 평형 위주 단지에서는 전월세 물건이 사실상 실종된 상태다. 매물 부족이 이어지면서 갱신권이 끝나 시장에 나오는 물건들은 월세 100만원을 넘기기 일쑤다.A대표는 “2000~3000가구 규모의 대단지에서도 임차 매물이 평형대별로 하나 있을까 말까 한 수준”이라며 “상계주공 7단지 18평형은 보증금 4000만원에 월세 110만원 수준으로 나와 있고, 상계주공 9단지의 방 두 개짜리 가장 작은 평형도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9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1년 전만 해도 이 동네 월세는 보증금 2000~3000만원에서 50만~60만원 정도였다”며 “작년 말부터 많이 올랐고, 지금은 작은 평형도 서민들이 다달이 월세를 내며 살기 어려운 가격이 됐다”고 했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상계주공10단지 49㎡(전용면적)는 이달 9일 보증금 5000만원, 월세 120만원에 신규 계약이 체결됐다. 같은 평형은 지난해 1월 3일 보증금 3000만원, 월세 9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6개월 만에 보증금과 월세가 모두 올랐다. 1년 전인 지난해 6월 21일엔 같은 평형이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80만원에 거래됐다.중계동 중계무지개아파트도 비슷한 흐름이다. 이 단지 전용 49㎡는 이달 12일 보증금 5000만원, 월세 13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 16일에는 보증금 2000만원, 월세 89만원에 계약됐고, 지난해 6월 17일에는 보증금 3000만원, 월세 9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보증금 규모가 커졌음에도 월 임대료는 40%가량 오른 수준이다.통계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감지된다. 25일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1일부터 6월 21일까지 노원구 내 월세 거래 중 월 임대료 100만원을 초과한 거래 비중은 올해 16.43%로 집계됐다. 2024년 10.23%, 2025년 13.98%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현장에서는 월세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임대 매물 감소를 지목한다. 노원구 상계·중계동은 과거 소형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나 민간임대사업자의 전월세 물건이 적지 않았던 지역이다. 그러나 양도세 중과 부담, 민간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 보증보험 규제 등으로 집주인들이 기존 임대 물건을 매도하면서 전세·월세로 나올 집이 줄었다는 설명이다.임대 물건이 매매로 전환된 뒤 그 집을 산 것은 주로 젊은 신혼부부 등 무주택 실수요자였다는 게 현장 설명이다. 노원구는 6억원 이하 중소형 주택이 상대적으로 많아 정책대출을 활용한 매수가 가능했던 지역이다. 그러나 매수세가 몰리며 집값이 올랐다.상계동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 동네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21평형까지도 KB시세가 5억7000만~5억8000만원 정도였던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혼부부들이 전세로 가려다가 집값이 오를 것 같으니 보금자리론 같은 대출을 받아 사버린 경우가 많았고, 5월 9일까지는 줄을 서서 집을 샀다”고 덧붙였다.더 큰 문제는 기존 임차인이다. 기존에 전세나 월세로 살던 사람들이 그 집을 산 것이 아니라, 새로 들어온 젊은층이 매수하면서 임대 매물은 사라졌고 기존 세입자들은 갈 곳이 줄었다는 것이다.B대표는 “젊은 신혼부부는 대출을 받아 집을 샀지만 기존 전월세 세입자들은 갈 집이 없어졌다”며 “월세 60만~70만원을 내던 사람이 100만원대 월세를 마주하면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층은 대출을 받아 집을 샀지만 되려 기존에 들어와 있던 무주택자는 집을 사기도 어렵고 전세나 월세 물건도 부족해 결국 새로운 월세 기준을 못견디고 외곽으로 나가고 있다”며 “임차공급은 줄었는데 수요는 그대로라 결국 주거비 부담을 가장 약한 사람들이 먼저 떠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윤지해 HDC랩스 프롭테크리서치랩장은 외곽지역 월세 상승 현상에 대해 “임대차 시장은 사실상 실수요자로만 구성돼 있어 공급과 수요의 균형 자체가 곧 가격”이라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지면 임대료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윤 랩장은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커질수록 주거비 부담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사실상 전세제도 퇴출 방향을 분명히 한 만큼 월세 급등을 막기 위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지만 현재 흐름은 연착륙보다는 경착륙을 유도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윤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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