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의 SSM '역발상'…다들 줄일 때 우린 늘린다
경쟁사 줄일 때 나홀로 출점직영 대신 가맹으로 체질 개선퀵커머스가 키운 근거리 경쟁력그래픽=비즈워치GS리테일이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쟁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점포 수를 줄이는 동안 오히려 공격적으로 출점하며 시장 점유율을 키우는 전략이다. 경쟁사들이 몸집을 줄이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이들이 남긴 시장 공백을 선점하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위기를 기회로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SSM은 대부분 직영점 중심으로 운영됐다. 점포 내에서 정육 손질이나 수산물 가공 등을 직접 수행해야 해 판매 공간 외에도 별도의 작업 공간이 필요했다. 이 때문에 점포당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었고 출점에도 제약이 따랐다. 이 같은 구조는 SSM 업태의 성장 한계로 지적됐다. SSM 업태가 침체기에 접어들자 상당수 업체는 점포를 줄여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며 몸집을 줄이는 방식이었다. 한때 매장 수 500개를 넘겼던 롯데슈퍼는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며 330여 개 수준으로 몸집을 줄였다.이마트에브리데이 역시 이마트와의 합병 이후 무리한 출점보다는 기존 점포의 효율화에 집중하며 240개 수준의 매장 수를 유지하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매각 절차 등을 거치며 점포 수가 290여 개 수준에 머물고 있다.그래픽=비즈워치반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SSM 'GS더프레시'는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사업 구조를 가맹 중심으로 전환하며 기존 직영점 중심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집중했다. 가맹사업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면서 운영 방식도 달라졌다. 본사에서 가공·포장을 마친 상품을 공급하고 매장에서는 이를 진열·판매하는 구조다. 물리적 공간 부담이 줄어들면서 보다 작은 규모의 점포 운영이 가능해졌고, 아파트 생활권까지 출점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성장의 또 다른 축은 '체인 오퍼레이션(Chain Operation)' 방식이다. 상권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적정 점포 규모와 상품 구성(MD)을 표준화하면서 출점 성공률을 높였다. 오랜 기간 축적한 운영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규 점포의 매출 추정과 상품 구성도 한층 정교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가맹 전환과 체계적인 출점 전략은 외형 성장으로 이어졌다. GS더프레시 점포 수는 2022년 378개에서 2023년 434개, 2024년 531개로 늘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589개까지 확대됐다. 불과 2년여 만에 점포 수가 200개 이상 증가하며 연내 '600호점 돌파'를 목전에 뒀다.틈새 공략GS더프레시는 출점 전략도 차별화했다. 신규 점포는 신도시와 뉴타운 등 신규 주거지에 집중 배치했다. 구도심에서는 기존 개인 슈퍼마켓을 GS더프레시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점포망을 촘촘히 다졌다. 특히 대단지 아파트 상권에서는 축적된 운영 노하우와 공간 활용 역량을 바탕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이렇게 확보한 오프라인 인프라는 최근 급성장 중인 퀵커머스(즉시배송) 시장에서 강력한 무기로 작용하고 있다. 신선식품은 소비자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구매하려는 성향이 강하지만, 온라인 장보기가 대세가 되면서 '빠른 배송'에 대한 갈증도 커진 상태다.GS더프레시는 전국 점포망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1시간 내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 같은 수요를 공략했다. 신선식품 특성상 배송 직후 바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고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집 앞 매장에서 즉각적인 교환 등 피드백이 가능하다는 점이 신뢰를 높였다. 실제로 GS더프레시 전체 매출에서 퀵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7.9%에서 올해 1분기 9.7%로 확대됐다.우리동네GS/사진=GS리테일편의점과의 자기 시장 잠식 우려도 확실한 역할 분담으로 비껴갔다. 10~20대 중심의 편의점이 즉석식품과 음료, 주류 등 1인 가구 타깃의 가공식품 수요를 담당한다면, GS더프레시는 30~50대 가족 단위 소비자를 중심으로 신선식품과 본격적인 장보기 수요를 흡수하는 구조다. 상품 용량과 라인업 자체가 달라 상권 내 독자적인 영역 구축이 가능했다.업계에서는 GS더프레시의 독주 배경으로 대형마트 방문 빈도는 줄었지만, 집 근처에서 신선식품을 바로 해결하려는 '근거리 장보기 수요'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을 꼽는다. 다만 수익성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온라인 식품 시장 확대와 소비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점포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그럼에도 유통업계에서는 경쟁사들이 보수적인 전략을 택하는 동안 GS더프레시가 사실상 유일하게 SSM 시장 확대에 나서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경쟁사들이 철수하거나 점포를 줄인 지역의 수요를 흡수한 결과라는 평가다.GS리테일 관계자는 "SSM에 대한 소비자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며 "다른 사업자들이 점포를 줄이면서 생긴 시장의 공백 지역을 중심으로 영리하게 출점하며 고객 접점을 확대해 왔고, 콘텐츠를 지속해서 고도화한 결과 여전히 선호도 높은 창업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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