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리그 졸업한 SK하이닉스, 글로벌 무대서 몸값 뛴다

내달 10일 美 나스닥 ADR 상장 예정45조 대규모 자금, 미래 AI 준비 올인글로벌 자금 유입 기대…주가 재평가[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SK하이닉스가 다음달 10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을 발행한다. 이를 두고 국내에 유입되는 외국인 투자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체급이 다른 글로벌 큰 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약 45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모두 인공지능(AI)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에 사용하겠다고 못을 박은만큼 향후 메모리 주도권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ADR를 발행하면서 수급 분산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SK하이닉스 주가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개인 투자자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리, 죽능리 일원의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SK하이닉스 1기 팹 건물이 일부 올라서고 있다. 수십 대의 대형 크레인이 설치돼 골조 공사가 한창인 모습. (사진=김소연 기자)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공시를 통해 국내 시장에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하고, 신주는 해외 예탁기관에 예탁하고 그 예탁된 원주를 기초로 미국 ADR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여기에서 발행된 신주는 국내 시장에 상장은 되지만 유통은 되지 않는다. ADR를 위해 발행되는 신주 전량은 해외 예탁기관에 원주로 발행된다. 이에 따라 신주의 제3자 배정의 대상은 해외 예탁기관이 된다.총 발행 주식수는 신주 최대 발행 한도인 1779만주로, 1주당 가격은 지난 23일 종가 기준인 255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절차에 따라 45조4535억원 규모의 신주 DR을 발행하는데, 그 조달 금액은 미국 현지 수요 예측 이후 정확한 공모가가 정해진 이후 확정된다. 전체 SK하이닉스 주식 수는 최대 약 2.5% 늘어나는 유상증자 방식이다. 기존 주주가 가진 지분율은 그만큼 낮아질 수 있다. 글로벌 큰 손 자금 대거 유입 가능성다만 시장과 전문가들은 지분 희석 우려를 심각한 악재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주가가 긍정적일 수 있다고 해석한다. 새로운 자금 유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미국 본토의 초대형 패시브 펀드나 글로벌 연기금 자금 등이 유입될 수 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그야말로 체급이 다른 글로벌 큰 손들의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과 비교해 시장에서 저평가를 받아 왔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 거래되는 ADR이 상장함으로써 오히려 국내 SK하이닉스의 주식 가치도 함께 올라가는 동반 상승 효과도 기대된다. 높아진 메모리기업의 위상을 반영해 미국 시장에서 제 값을 평가받을 기회인 셈이다. 미국 ADR과 국내 SK하이닉스 주식은 언제든 서로 전환이 가능하다. 미국 ADR 10주는 한국의 원주 1주와 같은 가치를 지닌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ADR 인기가 높아지면 국내 코스피의 SK하이닉스 매수세도 자동적으로 유발될 수 있다. SK하이닉스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일정에 따르면 다음 달 6일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하고, 이후 SK하이닉스는 투자설명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공모 절차를 시작하게 된다.다음달 6일 ADR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 절차를 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10일(미국시간 9일) 공모가격을 확정하고 주관사와 인수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잠정 일정이다. 이를 통해 총 조달 규모가 확정된다. 이 기간 SK하이닉스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로드쇼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ADR은 다음 달 10일(미국시간) 나스닥에 공식 상장돼 거래가 시작되고, 14일 공모 대금이 납입될 예정이다.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상장 심사는 계속 진행된다. 이번에 공시된 일정은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을 전제로 한 잠정 일정이다. 한미 양국 감독기관의 승인 일정 등에 따라 변동 가능성은 있다. 조달자금 45조 전액 미래 투자에 쓴다특히 ADR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 약 45조원을 어디에 쓰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SK하이닉스는 조달 자금을 통해 미래 AI 메모리 준비에 한 발 더 다가간다고 언급했다. 조달한 자금은 전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기술 초격차를 위한 시설 투자에만 100% 쓰겠다고 밝혔다.SK하이닉스가 이번 ADR 상장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전액 시설자금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건설투자 비용과 청주 패키지 앤 테스트(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건설과 장비 및 부대비용으로 투입된다. SK하이닉스는 이외에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기계장치를 취득하는 데도 자금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미래 반도체 패키징과 신규 팹 건설에 대거 자금을 투입하며 AI 미래 메모리 반도체 주도권 공고히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다만 ADR 발행으로 인한 주가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가격발견(Price Discovery) 기능이 강화되면서 주가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시장 분위기가 좋을 때는 엄청난 레버리지(지렛대)를 일으켜 ADR을 폭발적으로 사 올리지만, 반도체 업황이 조금이라도 악화되면 대량 매도를 던질 수 있어서다. 국내 시장보다 자금 유출입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르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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