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데라 대안 노리는 유엔넷…국산 레이크하우스 시험대

금융·공공 AI 수요에 온프레미스 데이터 플랫폼 다시 주목[사진=AI로 생성한 이미지][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기업이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려면 공개 데이터가 아니라 회사가 쌓아온 내부 데이터와 AI를 연결해야 한다. 문제는 금융·공공처럼 보안 규제가 엄격한 분야일수록 이 데이터를 외부 클라우드로 옮기기 어렵다는 데 있다. 내부망과 외부 인터넷을 분리하는 망분리 규제, 데이터를 국내에 둬야 한다는 데이터 주권 요구도 영향을 미친다.26일 데이터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생성형 AI 도입이 확산되면서 금융·공공 등 규제 산업을 중심으로 온프레미스·하이브리드 데이터 플랫폼 검토가 늘고 있다. 데이터를 회사 안에 둔 채 AI 분석·검색 환경을 구축하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클라우데라 같은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과 국산 레이크하우스 솔루션을 함께 비교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이 흐름 속에서 국산 솔루션 기업 유엔넷은 자사 레이크하우스 플랫폼을 앞세워 클라우데라와 비교선상에 오르고 있다. 두 회사가 맞붙는 영역은 ‘레이크하우스’다. 레이크하우스는 데이터웨어하우스(DW)와 데이터 레이크의 장점을 결합한 통합 데이터 플랫폼이다. 정형 데이터뿐 아니라 문서·이미지·로그처럼 형식이 일정하지 않은 반정형·비정형 데이터까지 한 환경에서 저장·관리·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유엔넷 관계자는 “클라우데라와 비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엔터프라이즈급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는 동일성 때문”이라며 “국내에서 온프레미스 기반 레이크하우스 또는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고객들은 클라우데라와 타란툴라 레이크하우스를 주요 비교 대상으로 검토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고객들이 따지는 기준은 비용, 운영 부담, AI 활용성이다. 기존 시스템에 흩어진 데이터를 얼마나 쉽게 모을 수 있는지, 현업 부서가 필요한 데이터를 얼마나 편하게 쓸 수 있는지, 도입 후 유지보수 비용이 과도하지 않은지가 비교 대상이 된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도입이 늘면서 내부 문서와 업무 데이터를 AI가 검색·활용할 수 있도록 벡터DB나 검색증강생성(RAG)과 연계되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떠올랐다.유엔넷이 내세우는 강점은 가격 경쟁력과 오픈소스 기반의 구축 유연성, 국내 기술지원 조직을 통한 빠른 요구사항 반영이다. 유엔넷 관계자는 “타란툴라 레이크하우스는 오픈소스 기반 아키텍처를 채택해 고객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솔루션과 유연하게 연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국내 기술지원 조직을 통해 고객 요구사항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유엔넷도 아직 검증 과제가 남아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유엔넷 관계자는 “글로벌 벤더와 비교하면 브랜드 인지도와 레퍼런스 규모는 아직 확대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대형 프로젝트 경험과 파트너 생태계 측면에서는 추가적인 성장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현재 공개된 대표 사례는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다. 넥스트레이드는 하루 수십조원 규모 거래 데이터와 시장 데이터를 저장·분석하기 위해 타란툴라 레이크하우스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운영계 데이터와 분석계 데이터를 분리하고, 저장 비용 절감과 데이터 활용성 향상을 추진했다.다만 넥스트레이드 사례는 타란툴라 레이크하우스를 스노우플레이크와 연계한 하이브리드 형태다. 국산 솔루션이 외산 플랫폼을 전면 대체한 사례라기보다 온프레미스 기반 데이터 관리 환경과 클라우드 분석 플랫폼이 함께 쓰인 사례에 가깝다. 이는 유엔넷이 스노우플레이크나 데이터브릭스를 직접 경쟁사라기보다 필요에 따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파트너 생태계로 본다는 설명과도 맞닿아 있다. 유엔넷이 보는 실제 경쟁 영역은 온프레미스 기반 데이터 플랫폼, 하둡 생태계, 기존 DW 환경을 운영하는 고객 시장이다.반면 클라우데라는 국산 플랫폼과의 직접 경쟁 구도에는 거리를 뒀다. 남영지 클라우데라코리아 상무는 국산 데이터 플랫폼과 레이크하우스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흐름에 대해 “위협이라기보다 시장 성숙의 신호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고객들이 국산 플랫폼에 관심을 갖는 배경으로 데이터 주권, 국산화 요건, 현지 지원과 언어 편의성, 도입 비용 등을 꼽았다.남 상무는 클라우데라 차별점으로 동일한 플랫폼을 퍼블릭 클라우드, 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 엣지 환경에서 일관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클라우데라 핵심 차별점은 동일한 플랫폼을 퍼블릭 클라우드, 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 엣지 어느 환경에서도 일관되게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는 단순한 온프레미스 지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보안·거버넌스도 강점으로 제시했다. 클라우데라는 접근제어와 데이터 계보, 감사 추적을 통합 제공하고, 아파치 아이스버그 기반 오픈 테이블 포맷을 통해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브릭스, AWS 아테나 등 주요 엔진과도 데이터 복제 없이 연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검증된 운영 규모 역시 클라우데라가 앞세우는 지점이다. 남 상무는 “고객사들이 실제 검토를 진행하면 엔터프라이즈급 운영 안정성, 글로벌 오픈소스 생태계와의 연계, 대규모 워크로드에서의 실증된 성능 측면에서 클라우데라의 글로벌 고객 사례를 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글로벌 기업인 클라우데라는 금융·통신·공공 등 글로벌 규제 산업의 대기업에서 수년간 운영돼 왔다. 수백에서 수천대 규모의 클러스터와 30페타바이트(PB) 이상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다뤄온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다.다만 외산 플랫폼을 둘러싼 고객 우려가 없지는 않다고 봤다. 남 상무는 장기 라이선스와 구독 비용 부담, 현지 기술지원 역량, 국내 규제 변화에 대한 대응 속도, 특정 글로벌 벤더 의존에 따른 공급 리스크를 주요 우려로 꼽았다. 클라우데라는 국내 파트너 협력과 장기 지원 정책을 통해 이 같은 우려를 줄여가겠다는 입장이다.두 회사는 모두 오픈소스 기반 개방성과 데이터 주권을 내세운다. 다만 강조점은 다르다. 유엔넷은 국산 솔루션과 국내 기술지원, 온프레미스 구축 역량을 앞세운다. 데이터가 국내 고객 환경 안에 머물고 고객 요구사항을 국내 인력이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본다.반면 클라우데라가 말하는 데이터 주권은 개방형 표준에 가깝다. 남 상무는 “클라우데라의 아파치 아이스버그 기반 오픈 아키텍처는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는 데이터 주권을 보장하기 때문에 국산화 요건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국산 솔루션 여부와 개방형 표준 기반 상호운용성이 함께 검토 기준으로 떠오르면서 데이터 플랫폼 시장에서도 데이터 주권을 해석하는 방식이 넓어지고 있다.비용 논쟁도 이와 맞물려 있다. 유엔넷이 초기 도입비와 유지보수 비용 측면의 경쟁력을 앞세운다면 클라우데라는 데이터 이동 비용과 벤더 종속까지 포함한 총소유비용(TCO)을 강조한다. 단순 제품 가격보다 장기 운영 안정성과 확장성, 특정 벤더에 묶이지 않는 구조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도전 성패는 레퍼런스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유엔넷이 스스로 약점으로 꼽은 지점이자 클라우데라가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지점이기도 하다. 넥스트레이드에 이어 유엔넷이 금융권에서 굵직한 구축 사례를 추가로 확보하느냐가 국산 레이크하우스가 외산 플랫폼의 실질적 대안으로 올라설지를 가늠할 첫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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