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 대신 달러 쌓는 기업들…외화예금 늘어도 환율 고공행진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 1,122억 달러개인은 팔고 기업은 달러 곳간 채웠다원달러 환율 1550원선 위협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중반을 이어가고 있는 2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환전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 1지난달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이 기업들의 달러화 예금 증가에 힘입어 두 달 연속 늘었다. 달러 보유 규모는 커졌지만 원화 환전 수요로 이어지지 않아 환율 안정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5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 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내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은 1,122억5,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15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거주자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등이 국내 외국환은행에 맡긴 외화예금을 뜻한다. 이 가운데 달러화 예금 잔액은 955억6,000만 달러로 한 달 전보다 22억4,000만 달러 늘었다. 환차익 실현에 나선 개인의 달러화 예금(125억7,000만 달러)은 7억 달러 감소한 반면 ,기업 달러화 예금(829억9,000만 달러)은 29억4,000만 달러 증가한 영향이다. 한은은 대기업들이 해외 사업으로 벌어들인 달러를 예금으로 예치하면서 달러화 잔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수출 기업 실적이 최고 행진을 이어가며 곳간에는 달러가 쌓이고 있지만, 정작 환율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통상 기업이 수출대금 등으로 받은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면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나 원화 약세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은 달러를 예금 형태로 보유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시장에 풀리는 달러가 줄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화예금이 늘었는데도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배경 으로 '기업의 환전 지연'이 꼽히는 이유다. 미국 공장 증설 등 해외 투자 수요가 커지면서 보유 외화를 원화로 바꾸기보다 달러로 보유하려는 성향도 강해졌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환율 안정 조치로 기업들을 상대로 수출대금 조기 환전을 독려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형중 우리은행 연구원은 "대미 투자 확대와 환율 상승 기대가 맞물리면서 기업들의 달러 보유 성향이 커졌다"며 "특히 수출 규모가 크고 미국 투자가 진행 중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에서 이런 흐름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이날도 원·달러 환율은 이틀 연속 1,540원대에서 출발한 뒤 장중 1,549원까지 치솟으며 1,550원 선을 위협했다.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달러화 가치는 6일 만에 소폭 하락했지만, 외국인의 대규모 셀코리아가 이어지며 원화 약세 압력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환율은 지난 19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16일부터 연일 상승세를 타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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