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배철강과 NI스틸의 수상한 자사주 거래
유동성 확보 내세웠지만 오너 영향력 강화 목적 분석양사 이사회 구성원까지 겹쳐 투명성 논란도문배철강이 유동성 확보를 이유로 보유 자사주를 계열사 NI스틸에 모두 넘기면서 지배구조 논란이 일고 있다. 양사 이사회가 대부분 겹치고 오너일가가 두 회사를 동시에 지배하고 있어, 오너 측의 영향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진 거래라는 분석이 나온다.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문배철강은 지난 9일 자기주식 193만5621주(지분율 9.4%)를 계열사 NI스틸에 전량 처분하기로 했다. 거래는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이뤄졌다. 기준가격은 주당 2085원, 총처분 예정금액은 약 40억원이다. 이번 매각으로 NI스틸은 문배철강 지분을 새롭게 확보해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왼쪽부터 문배철강, NI스틸 [사진=각 회사 홈페이지]문배철강은 자사주 처분 목적을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재무 상태를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문배철강의 2025년 3분기 기준 유동비율은 132.5%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이다.반면 이번에 주식을 매입한 NI스틸의 유동비율은 61.1%에 불과하다. 현금 여력이 부족한 계열사가 오히려 문배철강의 자사주를 떠안은 구조다. 이에 재무구조 개선이 아니라 지배력 관리에 가깝다고 해석한다.NI스틸로서도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사들이는 것은 회사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I스틸 이사회는 오히려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결정을 승인한 것이어서 배임 가능성까지 언급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자기주식은 원칙적으로 의결권이 없지만, 이를 계열사가 취득하면 정상적인 의결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문배철강 내부에서 묶여 있는 9%대 의결권이 NI스틸로 이동하면서 그룹 전체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결과가 만들어졌다고 본다.특히 NI스틸의 최대 주주가 문배철강이고 문배철강의 오너 일가인 배종민(15.05%), 배승준(14.48%) 씨가 이미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의결권 집중 효과가 더 커졌다고 평가받는다.두 회사의 이사회 구성도 논란을 키운다. 이창환 대표가 두 회사 경영을 동시에 총괄하고, 감사 김문모 역시 두 회사의 감사를 겸직하고 있다. 일부 임원은 문배철강–NI스틸–창화철강에 걸쳐 겸직하고 있다.업계 한 관계자는 "문배철강의 재무개선을 앞세운 거래라기보단 그룹 지배력 유지·강화가 핵심 목적이라는 의구심을 피하긴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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