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만 질주하는 코스피…고배당 ETF 한 달 새 20% 가까이 ‘뚝’

반도체 쏠림 심화에 금융·배당주 동반 약세“증시 주도주 바뀌기 전까지 소외 지속”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 이용우 기자][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코스피가 8000선을 넘어 9000선까지 향하는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는 오히려 두 자릿수 손실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심으로 투자 자금이 집중되면서 그동안 대표적인 방어주로 꼽혔던 금융·배당주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반도체 중심의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고배당 ETF의 부진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반도체 쏠림에 배당주 ‘찬밥’…고배당 ETF 줄줄이 하락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들어 지난 25일까지 국내 주요 고배당 ETF는 일제히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HANARO 증권고배당TOP3플러스’는 19.15%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PLUS 고배당주’(-13.40%), ‘KIWOOM 코리아고배당’(-13.28%), ‘ACE 고배당주’(-10.88%), ‘KODEX 고배당주’(-10.85%), ‘RISE 코리아금융고배당’(-10.81%) 등도 모두 10% 넘는 손실을 냈다.같은 기간 코스피는 장중 급등락을 반복하는 높은 변동성 속에서도 여전히 8000선을 웃도는 강세를 이어갔다. 시장을 이끈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업종이다. 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가 맞물리면서 시장의 유동성이 반도체 대형주로 집중됐다. 지수 상승 역시 이들 종목이 주도하는 구조가 더욱 뚜렷해졌다.반면 배당주의 비중이 높은 금융주는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 강세장에서는 안정적인 배당수익보다 높은 자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성장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와 AI 관련 종목이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성장주에 집중되는 모습이다.고배당 ETF 부진은 구성 종목의 주가 흐름에서도 확인된다. 대표적인 은행주인 KB금융은 이달 초 종가 15만2900원에서 26일 장중 14만5000원까지 하락했다. 증권주 대표 종목인 NH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종가 3만1550원에서 2만6600원으로 밀렸다. KB금융의 경우 지난 16일 장중 18만2700원과 비교하면 주가는 보름도 안 돼 19%가량 떨어진 상황이다.증권업계에서는 은행과 증권 등 금융주 전반이 약세를 보이면서 금융주 비중이 높은 고배당 ETF의 수익률도 함께 악화됐다고 보고 있다.거래도 눈에 띄게 줄었다. 시장 참여자들이 반도체와 레버리지 ETF 등 변동성이 높은 상품으로 이동하면서 고배당 ETF의 거래대금 역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최근 국내 ETF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에 거래가 집중되는 반면, 전통적인 배당 ETF에는 신규 자금 유입이 둔화되는 모습이다.한은 금리 인상 시동…배당주의 시간 올까시장에서는 현재의 자금 쏠림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 상승을 이끄는 업종이 반도체에 집중된 만큼 기관과 개인 모두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기 위해 주도주 비중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상승 탄력이 제한적인 배당주에는 자연스럽게 매수세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다만 일각에서는 고배당 ETF의 부진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중심의 상승세가 진정되거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기에 진입할 경우 주가가 낮아진 배당주가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특히 배당수익률이 높고 실적이 안정적인 기업들은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다시 방어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증시는 반도체가 사실상 지수를 끌어가는 구조”라며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기 위한 자금이 AI와 반도체에 집중되면서 고배당 ETF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경우 금융주와 고배당 ETF에 대한 관심도 점차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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