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BIO] "댕냥이도 100세 시대?"…제약사, 펫시장 정조준
※ [문형민의 알아BIO]는 제약·바이오·의료 이슈를 취재해 쉽게 설명하는 연재 기사입니다.반려동물 [연합뉴스 자료사진]국내 제약업계가 '제2의 가족'으로 불리는 반려동물 시장, 즉 '펫코노미' 열풍에 올라타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과거 축산용 항생제 위주였던 동물의약품 시장이 이제는 반려동물의 암, 당뇨, 인지기능 장애 등 만성질환 치료와 고도화된 진단 서비스로 그 영역을 급격히 확장하고 있는데요.반려동물을 인간과 동일한 인격체로 대우하는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관련 헬스케어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특히 고령화된 반려동물의 건강관리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반려인들이 늘어나고 있죠.이에 따라, 제약사들에 관련 시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신성장 동력이 됐습니다.글로벌 시장 조사기관들에 따르면 세계 동물 헬스케어 시장은 매년 6~8% 수준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됩니다.동물의약품 시장 역시 연평균 6% 이상의 안정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통적인 인체 의약품 시장의 성장 둔화를 보완할 대안으로 부상했습니다.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각자의 신약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있고요.또는, 관련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이번 [문형민의 알아BIO]에서는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국제 강아지의 날 [연합뉴스 자료사진]◇ “우리 집 ‘댕냥이’ 건강하길”…관련 시장 폭발적 성장반려동물의 삶은 인간에 비해 여전히 짧습니다.의료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인류가 ‘100세 시대’에 성큼 다가선 것과 달리, 반려견의 경우 견종을 막론하고 대체로 생후 20년을 채 넘기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는데요.예컨대 래브라도 리트리버 같은 대형견은 평균 수명이 10년 안팎에 불과하고, 운이 좋아야 14세까지 살 수 있습니다.버니즈 마운틴독은 9세만 돼도 ‘장수견’으로 불리고요. 치와와 같은 소형견은 17~18년까지 살지만, 인간의 수명에 비하면 턱없이 짧습니다.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대하는 이른바 ‘펫 휴머니제이션’ 현상이 대세가 되면서, 반려동물의 건강을 챙기는 산업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커지고 있습니다.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펫 헬스케어 시장은 지난 2024년 628억 9천만 달러 규모에서 2030년 1,123억 3천만 달러, 우리 돈 약 170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고 있다는 점은 시장 성장세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꼽히는데요.KB경영연구소의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591만 가구, 반려인은 1,546만명 수준으로 전체 인구의 30% 수준입니다.미국의 경우 국민의 62%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이 가운데 97%는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처럼 여긴다’고 응답하기도 했습니다.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증가와 함께 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문화적 변화는 헬스케어 시장의 질적 성장을 이끌고 있습니다.단순히 사료나 용품을 소비하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에 지갑을 열기도 하는 거죠.'우리동네 동물병원' 반려동물 진료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동물의약품·진단·의료기기까지…국내 제약사 속속 진출국내 제약사들은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국내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이 내년 1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유한양행은 동물의약품, 진단, 의료기기 분야에 대한 투자와 협업을 확대하며 반려동물 헬스케어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습니다.특히 반려견 인지기능장애 증후군 치료제 '제다큐어'를 국내 최초로 출시하며 고령 반려동물 치료 시장을 선점했습니다.HK이노엔은 반려견 아토피 치료를 위한 신약을 개발 중인데, 경구용 치료제 임상 3상 단계에 진입했습니다.인체용 의약품과 동일한 기전을 활용하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종근당바이오는 프로바이오틱스 기술을 바탕으로 반려동물 전용 유산균 제품을 선보이며 장 건강과 면역 기능 관리 수요를 공략하고 있고요.대웅제약은 마이크로바이옴 등 바이오 연구 역량을 활용해 반려동물 장 건강 및 피부 관리에 적용 가능한 소재 개발을 검토하고 있습니다.업계에서는 반려동물 의약품이 개발 기간이 짧고 규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서 제약사들의 리스크 분산형 포트폴리오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동시에 글로벌 대형 제약사 중심의 시장 구조 속에서 국내 기업들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도 평가되는데요.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사람과 동일한 수준의 치료를 요구하는 수요가 늘면서 반려동물 의약품 및 헬스케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치료받는 고양이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기회 많다지만 벽은 높아…“제도적 뒷받침 필요”국내 제약사들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넘어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을 겨냥한 고도화된 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한국의 우수한 바이오 기술력과 IT 기반 진단 설루션은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조에티스 등 다국적 기업이 과점한 시장이지만, 줄기세포나 면역 항암제 같은 첨단 바이오 영역은 우리 기업들이 틈새시장을 공략할 유망 분야로 꼽힙니다.정부 역시 'K-애니멀 헬스' 육성을 위해 수출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해외 인증 획득을 돕는 등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선 상태입니다.하지만 인체용 의약품과 상이한 동물 전용 인허가 체계와 국가별 규제 가이드라인이라는 높은 벽이 존재합니다.인체 임상에 비해 동물 임상 시험을 수행할 전문 기관과 수의학적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소비자 측면에서는 표준화되지 않은 진료비와 낮은 펫보험 가입률이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해 시장 확대를 저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제약사 입장에서도 인체용 대비 낮은 약가 구조 속에서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 구축이 절실합니다.결국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신기술 도입과 반려동물 건강보험 활성화 등 제도적 뒷받침이 향후 시장 성장의 속도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입니다.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제품의 안전성 확보와 더불어 반려인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투명한 정보 제공 역시 반드시 병행돼야 할 것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자료사진]◇ 귀여운 뚱냥이·뚱멍이에 비만 치료제를?…개발 속도한편, 글로벌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에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건 바로 비만 치료제입니다.비만은 인간이나 반려동물이나 건강에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하기 때문인데요. ‘뚱냥이(비만 고양이)’와 ‘뚱멍이(비만 강아지)’는 한없이 귀엽지만, 귀여움이 지나칠수록 주인 곁에 오래 머무를 확률도 떨어집니다.이 때문에 해외에선 이미 ‘위고비’나 ‘마운자로’ 같은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의 반려동물 비만 치료제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미국의 반려동물 제약회사 ‘오카바’는 바이오 제약회사인 비바니 메디컬과 공동으로 개와 고양이를 위한 ‘피하 이식형 임플란트’를 개발 중입니다.이 기기를 반려동물의 피부에 이식하면 주사를 맞지 않아도 6개월에 걸쳐 식욕 억제와 포만감 증진 등의 효과가 있는 엑세나타이드 성분이 서서히 주입됩니다.오카바는 실제로 이 기기가 112일 동안 고양이의 체중을 최소 5%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반려동물 사료 제조업체 베터초이스도 최근 GLP-1 계열 동물용 비만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고요. 특히, 간식 형태의 GLP-1 투여 방식 연구에도 나선다는 계획입니다.바이오테크 기업 프로링크스도 당뇨병에 걸린 고양이를 위해 월 1회 투약하는 GLP-1 계열 주사제에 대한 임상 시험을 진행 중입니다.미국 반려동물 비만 예방협회(APOP)에 따르면, 2022년 비만 또는 과체중으로 분류된 반려견과 반려묘는 각각 전체의 59%와 61%를 차지했습니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