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타자"… 자사주 활용 교환사채 급증
내달 3차 상법개정 처리때 자사주 소각 의무화 유력자사주로 EB발행하는 기업 이달에만 8곳으로 늘어나신주발행 없이도 지분희석 자금사용 목적도 불분명자사주를 활용해 교환사채(EB)를 발행하는 기업들이 이달 들어 급증했다. 다음달 국회가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처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빌미로 처분에 나선 모습이다.기업들은 '신주 발행이 없어 주주가치를 보호하는 자금 조달책'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그러나 지분 희석이 불가피한 데다 자금 사용 목적도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소액주주들은 반발하고 있다.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EB 발행을 공시한 기업은 8곳으로 집계됐다. 전월(3곳)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이들 중 상당수가 표면·만기이자율 0%에 EB를 발행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을 줄이면서 외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던 셈이다.하지만 상당수 기업이 단기 차입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재무건전성이 충분함에도 EB 발행을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전일 주식 총수의 3.1%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기반으로 45억원 규모 EB를 발행하기로 한 반도체 장비 기업 씨앤지하이테크는 유동비율이 240%에 육박하며 838억원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다.주식 총수의 7.28%에 달하는 자사주를 활용해 302억원 규모 EB를 발행하는 국도화학 또한 유동비율은 147%이고 이익잉여금은 6971억원에 달한다.주식 총수의 6.84%에 이르는 자사주로 69억원 규모 EB를 발행하는 동방아그로도 1702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쌓아둔 상황이다. 유동비율도 350%를 웃돈다.자금 활용 방안을 상세히 써내야 하는 유상증자와 달리 사용 목적이 불분명한 경우도 많다. '사업 운영자금'(삼천당제약)이나 '해외법인 설비투자'(국도화학·진성티이씨)로 짧게 기재하는 식이다.시장에서는 이들 기업의 행보가 자사주 관련 규제 강화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고 해석한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음달 열리는 정기 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개정안을 예고하고 있다.법안 추가 개정이 현실화하기 전 자사주를 처분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바빠지리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DB하이텍, INVENI 등도 자사주를 활용한 EB 발행을 검토하고 있음을 공식화했다.자사주 기반 EB는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와 달리 신주 발행을 수반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채권자가 교환권을 행사할 경우 자사주와 달리 의결권이 되살아나 지분 희석 효과가 발생한다.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기주식이 경영권 분쟁을 위한 실탄 또는 자금 조달을 위한 담보로 여겨지기보다는 주가 안정이나 성과 연동 보상을 위한 수단으로 자리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시장의 비판을 의식한 듯 주주환원 여지를 남겨놓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에스앤에스텍은 EB 발행 금액 20%에 대해 콜옵션을 확보해 콜옵션으로 매입한 수량은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진성티이씨는 EB 발행과 함께 발행 주식 총수의 약 2%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소각하기로 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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