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 식탁까지…먹거리 가격 줄줄이 인상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닭고기 등 육계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중동 전쟁 여파가 식탁까지 번지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에 이어 식·음료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고환율·고유가 기조가 장기화하며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한 여파다. 원가 부담을 견디지 못한 식·음료 업계가 제품 인상에 나서면서 먹거리 물가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는 26일부터 칠성사이다·레쓰비 등 12개 음료 브랜드의 44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5.5% 인상한다. 주요 품목은 칠성사이다(약 4.3%)를 비롯해 밀키스(약 6%), 레쓰비(약 7.6%) 등 주력 제품들이다. 펩시코에서 원액을 수입해 생산·판매하는 펩시콜라, 마운틴듀, 게토레이 등도 가격 인상 대상이다. 롯데칠성음료가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은 2024년 6월 이후 2년 만이다. 롯데칠성음료는 가격 인상 배경으로 포장재와 원재료 가격 상승, 원·달러 환율 부담, 물류비 증가 등을 꼽았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최근 미국·이란이 종전 합의를 거치며 원자잿값도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올해 초 급등했던 원가가 시차를 두고 이번 가격 인상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특히 타격이 큰 원재료는 플라스틱 페트병 등의 원료인 나프타다.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나프타 가격은 올해 3월 기준 미터톤(MT)당 1018달러(약 156만원)를 기록해 전년 동월(638달러) 대비 59.6% 올랐다. 23일 서울 시내 한 마트에 진열된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 제품. 뉴스1 하림도 다음 달부터 닭가슴살·핫바 등 26개 제품의 편의점 출고가를 100~300원 올린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사료용 곡물 수입가격이 오른 영향이 크다. 현재 대형마트나 온라인몰 등 유통 채널별로 가격 인상 폭을 조금씩 다르게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하림 관계자는 “환율 영향으로 사료용 곡물에 제품 포장재 등 부자재까지 모두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가정간편식(HMR)과 떡볶이 같은 분식도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한화그룹 식품 계열사인 아워홈은 이달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 달 1일부터 냉동 도시락 브랜드인 ‘온더고’의 일부 제품 가격을 약 7.7% 올린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6480원이었던 ‘춘천식 치즈 닭갈비 덮밥’ 등 HMR 12종 가격이 6980원으로 오른다. 떡볶이 프랜차이즈 ‘동대문엽기떡볶이’를 운영하는 핫 시즈너도 17년 만에 가격을 올린다. 인상 폭은 7% 수준으로, 대표 메뉴인 기본 엽기 떡볶이(1만4000원→1만5000원)를 비롯해 전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다만 핫 시즈너는 1년 적용 유예 기간을 두고 내년 7월 1일부터 인상된 가격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가격 인상 흐름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식·음료 업계의 2분기 예상 실적이 부진해서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고환율과 전쟁으로 인한 물류·원재료 값 상승이 식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며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부담도 커질 것”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장기화하면 소비 자체가 줄며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에 기업도 최소한으로 가격을 조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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