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도 'K-뷰티 세대교체'…글로벌 큰손들, 에이피알·코스맥스 담았.....

이달 초 잠실에서 열린 에이피알 메디큐브 팝업 스토어 현장/사진=에이피알 제공증권시장에서도 K-뷰티의 주도권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과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전통 화장품 기업 중심이었던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축이 최근에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과 뷰티 디바이스 기업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인디 브랜드의 글로벌 약진과 북미 시장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코스맥스와 에이피알이 새로운 K-뷰티 대표주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글로벌 큰손도 선택한 '신흥 K-뷰티'…코스맥스·에이피알 지분 확대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규모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중앙은행(Norges Bank)이 코스맥스 지분을 대거 매입했다. 노르웨이은행은 올해 3월부터 코스맥스 지분을 꾸준히 매수해 전일 기준 6.08%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코스맥스의 5% 이상 주요 주주는 최대주주인 코스맥스비티아이를 제외하면 국민연금(11.73%)과 싱가포르은행(6.86%)뿐이었으나, 이번 지분 매입으로 노르웨이은행이 새로운 대주주로 합류하게 됐다.앞서 글로벌 투자기관인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 컴퍼니(이하 피델리티)역시 지난 5월부터 장내 매수를 통해 에이피알 지분 5.01%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피델리티는 김병훈 대표(31.94%)와 국민연금(7.83%)에 이어 에이피알의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 명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주목할 점은 두 기관 모두 이번 지분 매입의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로 명시했다는 것이다. 경영권 참여나 단기 차익 실현이 아닌 기업의 본질 가치와 중장기적인 실적 우상향에 베팅하는 전형적인 가치 투자의 성격으로 풀이된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전통적인 뷰티 대기업의 주식은 이들의 집중 매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인디 브랜드·뷰티 디바이스가 바꾼 K-뷰티 투자 공식외국계 자본이 코스맥스와 에이피알로 몰리는 배경에는 중소 인디 브랜드와 뷰티 기기가 주도하는 새로운 K-뷰티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다.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3% 증가한 21억79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은 2022년 이후 매해 최고치를 경신해왔으며 이번 실적 역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같은 기간 화장품 수출 중소기업은 6276개사로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과거에는 일부 대형 화장품 회사가 운영하는 소수의 브랜드가 K-뷰티를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수백 개의 인디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들 브랜드의 생산을 담당하는 코스맥스 같은 ODM 기업의 수혜도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고물가와 피부과 시술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집에서 사용하는 뷰티 디바이스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여기에 K-뷰티 콘텐츠 확산과 SNS 마케팅이 맞물리며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판매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한국식 '홈케어' 트렌드에 힘입어 뷰티 기기 해외에서 역시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셀럽 및 인플루언서들이 자발적으로 사용 후기를 공유하며 단기간에 인지도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아울러 의료관광을 통해 한국의 고도화된 피부과 시술을 경험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귀국 후에도 그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한국산 홈케어 기기를 찾으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다. 실제로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가정용 미용기기 수출액은 8613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2% 증가했다.여기에 과거 중국 시장에 편중됐던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하며 폭발적인 판매량 증가를 이뤄낸 점이 외국 기관들의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실제 K-뷰티 수출은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북미 시장 등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이러한 K-뷰티의 체질 개선은 실적 상승으로 증명됐다. 에이피알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으로 매출액 5934억 원, 영업이익 1523억 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23%, 영업이익이 173.7% 폭증한 수치로, 특히 미국 매출이 큰 폭으로 신장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코스맥스 역시 올해 1분기 매출이 68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인디 브랜드 고객사 비중이 커지면서 한국 본사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고른 외형 성장을 이뤄낸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수출지형과 품목이 다양해지면서 주요 화장품 기업의 실적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5월 기준 미국 시장 내 퍼스널케어 수출액은 전년동월대비 기초 화장품 101%, 홈뷰티 디바이스 264% 성장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고 유럽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기초 화장품 119% 성장을 기록하는 등 글로벌 전역에서 K-뷰티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며 "단순한 색조 화장품을 넘어 기초, 바디, 미용 기기까지 수출 품목이 다변화되면서 산업의 기초 체력이 더욱 탄탄해졌다"고 분석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