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USA서 질문이 바뀌었다…K-바이오, 이제 “어떻게 벌 것인가”

CDMO는 개발 초기로, 바이오시밀러는 신약으로, 플랫폼 기업은 반복 수익 모델로22~25일(현지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바이오USA의 한국관 모습. 사진=연합뉴스한국의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바이오USA에서 단순한 기술 홍보를 넘어 각자의 사업 모델 확장 방향을 제시했다. 생산·개발·플랫폼 등 각자의 강점을 기반으로 수익화 구조를 어떻게 넓힐지에 초점이 맞춰졌다.26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제약·바이오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술협력과 공동연구, 라이선스 거래 등을 논의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링 행사인 바이오USA(BIO USA 2026)가 22~25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렸다.올해 행사에는 약 70개국 1600여 개 기업이 참가했고, 한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50여 개 기업이 전시와 파트너링에 나섰다. 한국관에는 51개 국내 바이오 기업 등이 전시자로 이름을 올렸고, 한국 바이오산업을 독립 주제로 다룬 공식 세션이 처음 마련되기도 했다.높아진 한국 바이오산업의 위상만큼 기업들의 홍보 방식과 사업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과거 보유 기술 소개와 파트너십 중심에서 올해는 기존 사업모델을 어떻게 확장하고 고도화할 것인지에 더 무게가 실렸다.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표적이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삼성바이오는 기존 생산능력을 확장하되 고객사의 신약개발 초기 단계부터 관여하는 '플랫폼 기반 CDMO' 전략을 추가했다.존림 대표는 유럽 거점 신설과 송도 6공장, 제3바이오캠퍼스 구상을 통해 글로벌 CDMO 확장 전략을 밝혔다. 삼성바이오는 올해 3분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 세일즈 오피스를 열 계획이다. 이는 미국 뉴저지, 일본 도쿄에 이은 세 번째 세일즈 오피스다. 또 송도 6공장 착공 여부를 연내 결정하고, 제3바이오캠퍼스에서는 펩타이드 기반 의약품,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고성장 의약품 생산 영역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플랫폼 전략은 정형남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연구소장의 발언에서 더 구체화됐다. 정 소장은 이중항체, 뇌 전달 기술,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주 개발 등 삼성바이오의 자체 플랫폼을 고객사의 신약개발 초기 단계에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고객사가 개발 초기부터 삼성바이오의 기술을 활용하면, 이후 공정개발과 임상·상업생산까지 삼성바이오가 맡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후발 CDMO 주자인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1공장의 조기 가동과 상업생산 수주 확보에 무게를 뒀다. 박제임스 대표는 송도 1공장의 의약품 생산시스템 구축 완료 시점을 당초 내년 2분기에서 올해 말로 약 6개월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고객사의 일정에 맞춰 생산체계를 앞당기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후발 CDMO 입장에서는 기술 플랫폼보다 먼저 필요한 것이 상업생산 레퍼런스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내 글로벌 대형제약사와 상업생산 계약 가능성도 점쳐진다.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이후 신약 개발 역량을 전면에 내세웠다. 셀트리온은 항체약물접합체(ADC) 및 다중특이항체(MsAb) 신약 분야 실무자들이 직접 행사에 참가해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셀트리온의 신약 기술력과 경쟁력을 피력하고, 공동개발과 기술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이번 행사에서 셀트리온은 인공지능(AI) 기반 신규 타겟 발굴 및 포트폴리오 확장, 차세대 다중항체 설계 기술 등을 제시했다. 이는 바이오시밀러 중심 사업구조를 유지하면서도, ADC와 다중항체, AI 기반 연구 플랫폼을 통해 신약개발 영역으로 외연을 넓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SK바이오팜은 AI와 오픈이노베이션을 결합한 신약 개발 모델을 제시했다. 회사는 인실리코 메디슨과 중추신경계(CNS) 신경면역 질환 분야의 AI 기반 신약 후보물질 발굴 협력을 발표한 바 있다. SK바이오팜이 자체 신약 개발 경험을 외부 AI 플랫폼과 결합해 후속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정맥주사(IV)에서 피하주사(SC)로 바꾸는 제형변경 플랫폼 기업인 알테오젠은 기술수출 모델의 고도화를 강조했다. 전태연 대표는 올해 안에 추가 기술수출이 가능하다고 밝히며, 이미 계약한 회사들이 적용 파이프라인을 늘리려 하고 있고 하나의 품목이 아니라 여러 품목을 동시에 계약하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ALT-B4 플랫폼이 개별 계약을 넘어 복수 품목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음을 보여준다.에이비엘바이오도 혈액-뇌 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와 면역조절수용체(4-1BB) 기반 이중항체 면역항암 플랫폼 그랩바디-T를 중심으로 글로벌 파트너링을 진행했다. 그랩바디-B는 GSK·일라이 릴리와의 기술이전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플랫폼으로, 이번 행사에서도 추가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핵심 자산으로 제시됐다.이처럼 올해 바이오 USA에서 한국 기업들은 기술이 어떤 사업구조 안에서 반복적으로 수익화할 수 있는지에 방점을 뒀다. CDMO 기업은 생산능력을 넘어 고객사의 개발 초기 단계로 진입하려 하고, 바이오시밀러 기업은 신약개발 체계로 외연을 넓히며, 플랫폼 기업은 단일 기술수출을 넘어 복수 파이프라인 적용을 겨냥했다. K-바이오가 글로벌 무대에서 '보유 기술'을 소개하는 단계에서 수익화 방법론을 강화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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