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급등 뒤 5.8% 폭락…반도체 쏠림·레버리지가 키운 변동성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19.09포인트(5.81%) 내린 8,411.21에, 코스닥은 36.44포인트(4.10%) 내린 851.37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호실적에 힘입어 하루 전 5% 넘게 급등했던 코스피가 이번에는 5% 넘게 급락하며 다시 크게 흔들렸습니다.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수와 매도가 반복되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19.09포인트(5.81%) 내린 8411.21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는 734.86포인트에 달했습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오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데 이어 오후에는 서킷브레이커가 작동하면서 주식 매매가 20분간 중단됐습니다. 코스피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지난 23일 이후 불과 3거래일 만입니다. 최근 국내 증시는 하루가 다르게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전날에는 마이크론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코스피가 5.42%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하루 만에 다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시장 분위기가 급변했습니다. 올해 들어 발동된 사이드카는 이날까지 모두 29회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의 연간 기록(26회)을 이미 넘어선 역대 최다 수준입니다. 이달 들어서만 코스피는 19거래일 가운데 9거래일이나 하루 등락률이 4%를 넘었습니다. 이 가운데 세 차례는 하루 변동폭이 8% 이상이었습니다. 지난 23일에는 종가 기준 역대 최대인 910.71포인트 하락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급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미국 기술주 약세였습니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대형 기술주가 일제히 하락한 데 이어 애플이 메모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 인상과 차세대 칩 전략 수정에 나섰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습니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대형 기업들까지 투자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며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커졌습니다. 다만 국내 증시의 낙폭은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훨씬 컸습니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4.15%, 대만 가권지수는 3.64% 하락했습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81%, 선전종합지수는 2.68%, 홍콩 항셍지수는 1.83% 내리는 데 그쳤습니다. 이처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큰 주된 배경으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에 대한 극도의 시장 쏠림과 이들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등장이 꼽힙니다. 두 종목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날 기준 56.48%에 달했습니다. 이날 삼성전자는 5.30%, SK하이닉스는 8.36% 각각 하락했으며,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조3천670억원, SK하이닉스를 2조3천430억원 순매도해 시장 하락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는 과도한 측면이 있고, 실질적으로 쏠림현상 및 그에 따른 수급 변동성 확대가 오늘의 급락 대부분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 호실적을 계기로 급등했던 대형 반도체주가 급락 반전하며 지수 약세를 주도했다"며 "시장 주도주가 흔들리자 위험자산 회피심리를 전 업종으로 확산됐고 투매성 매물이 출회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지만 기업 실적을 감안하면 증시가 추세적인 하락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삼성증권은 "최근의 주가 변동성은 펀더멘털보다는 투자자들의 심리 변화에 기인한 성격이 강하다"며 "기업 이익 성장세가 견조한 만큼 이번 조정이 추세적인 하락으로 이어질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현시점에서는 매도 대응보다는 관망 또는 변동성 확대 시 분할 매수 전략이 적절하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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