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2만2천원·냉면 1만8천원 … "더위 식히려다 가격에 열불나"

5년새 삼계탕 26%·냉면 35% ↑4인가족 외식 한끼에 10만원한우 양지·닭고기값 급등에임대료·인건비도 부담 커져자영업자·소비자 모두 한숨정부, 농축수산물 3500억 할인지원액 1인당 3만원으로 늘려외식물가가 지속해서 오르면서 서민 지갑을 위협하는 가운데 26일 서울의 한 식당 광고판에 삼계탕 가격이 안내돼 있다. 이승환 기자"날씨가 더워져 냉면에 수육 한 접시 곁들이려고 했는데 가격을 보고 만두로 바꿨습니다. 그렇게 주문했는데도 계산서에 8만원이 넘게 찍히네요."서울 소재 한 유명 평양냉면 전문점 앞. 가족과 식사를 마치고 나오던 김 모씨(46)는 허탈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자취 생활 중인 30대 직장인 박 모씨는 퇴근길에 배달앱으로 삼계탕을 주문하려다 2만원을 웃도는 가격을 확인하고는 집 근처 마트에 들러 닭죽 간편식을 구매했다고 토로했다.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보양식과 시원한 면 요리에 대한 수요가 늘었지만 높아진 외식물가에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도 원재료 가격과 고정비 부담 등으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어서 소비자와 자영업자 모두의 한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26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서울지역 냉면 1인분 가격은 평균 1만261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2038원)보다 4.8% 오른 수치로, 5년 전인 2021년(9346원)과 비교하면 35%나 뛰어오른 금액이다. 서울 냉면 평균 가격은 2022년 처음으로 1만원을 돌파한 이후 매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중 냉면 한 그릇 평균 가격이 1만원 아래인 지역은 제주·충북·전남 등 3곳에 불과하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외식물가는 더욱 높다. 실제로 서울 내 유명 평양냉면 전문점인 '우래옥'은 최근 냉면 가격을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인상했다. 이 밖에도 주요 평양냉면 전문점은 1만5000~1만6000원에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4인 가족이 냉면 네 그릇에 수육 한 접시를 추가한다면 10만원을 넘을 정도다.여름철 대표 보양식으로 즐겨 먹는 삼계탕도 소비자들에겐 부담이 큰 메뉴가 됐다. 서울지역 삼계탕 1인분 가격은 평균 1만8154원으로 전년 대비 2.8% 상승했다. 5년 전(1만4462원)보다는 25.5% 올랐다. 매년 1000원씩 오른 셈이다. 실제 매장 금액은 더 비싸다. 이미 토속촌·고려삼계탕 등 서울 유명 삼계탕 전문점은 기본 메뉴를 2만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배양근이나 전복 등을 추가한 프리미엄 메뉴는 3만원 이상인 경우도 있다. 4인 가족이 전문점을 찾아 기본 메뉴만 시켜도 8만원 넘게 지불해야 하는 구조다.외식물가가 치솟는 배경에는 원재료비 급상승이 있다. 평양냉면 전문점들은 깊은 맛을 내기 위해 육수에 한우 양지를 사용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국산 한우 양지(1등급·100g) 가격은 이달 평균 6386원으로 전년 동기(5796원) 대비 10.2% 올랐다. 삼계탕의 주재료인 닭고기도 ㎏당 소비자 가격이 이달 평균 6629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5568원)보다 19% 상승했다. 여기에 임대료·물류비·인건비 같은 고정비까지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외식비 부담이 높아지자 소비자의 보양식 소비 트렌드도 집에서 즐기는 '홈보양'과 '간편식(HMR)'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유통·식품업계는 이 틈새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올해 본격적으로 삼계탕 간편식 판매를 시작한 3월부터 5월까지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특히 이른 무더위가 찾아온 5월에는 한 달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무려 55%나 급증하기도 했다.한편 정부는 민생물가 안정에 전력하는 모습이다. 이날 재정경제부는 '민생물가 안정 및 서민 부담 경감 방안'을 내놨다. 정부는 할인할 수 있는 농축수산물 전 품목에 대해 제한 없이 3500억원 규모의 할인행사를 추진한다. 현재 쌀·양파·계란·돼지·고등어 등 22개 농축수산물을 대상으로 1인 1만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7~8월 중에는 그 대상을 할인이 가능한 전 품목으로 확대한다. 할인 지원액도 1인 최대 3만원으로 늘어난다.세부적으로는 기존 특란에 1500원 할인이 적용되던 계란 행사가 전 품목 대상 20%로 확대된다. 쌀값 할인액은 20㎏당 5000원에서 6000원으로 늘어난다. 돼지고기 도매시장 출하 농업인에 대한 인센티브를 2배로 확대해 도매가 하락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고등어·마른김, 전월보다 10% 이상 가격이 뛴 수산물은 최대 60%까지 할인하고 연말까지 상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윤균 기자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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