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만 1000조원”…29일 이재용·최태원도 靑 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사상 최대 규모 호남 반도체 투자 청사진이 오는 29일 공개된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만 무려 1000조원 규모의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면서 국가 균형 발전을 향한 장밋빛 기대만큼이나 부처 간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규제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는 ‘현실적 숙제’도 만만치 않다는 우려도 크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가운데에는 시계방향으로 이재명 대통령, 최태원 SK그룹 회장(우측),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좌측). 연합뉴스 26일 재계·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29일 청와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주재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전영현 반도체(DS) 부문 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등 주요 반도체 업체 수장들이 참석해 기업별 투자 관련 의견을 직접 밝힐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3대 권역별 산업 특화다. 광주·전남 등 호남권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의 ‘반도체 클러스터’, 영남권(경남 창원·사천)은 한화·두산 등이 주도하는 우주항공·로봇 등이 모인 ‘피지컬 인공지능(AI) 종합 벨트’, 강원(동해)과 충청(당진)은 GS그룹 등이 주도하는 기가와트(GW)급 통합 AI 데이터센터가 조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파편화된 지방 산업 구조를 국가 미래 성장 핵심 축으로 다시 묶어내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5개 초광역권 3개 특별자치도) 구상에 기업들이 천문학적 투자로 화답하는 모양새다. 투자 규모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만 10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통상 ‘집적효과’로 인한 경제성 때문에 2기 이상을 함께 짓는 게 업계 관행이다. 전·후공정 팹(Fab)과 협력사들이 하나의 클러스터로 조성되면 투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유력한 부지는 광주 군 공항이 이전한 후 종전 부지와 광주·전남 장성 첨단3지구 등이 물망에 올랐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투자 규모에서) 매우 ‘낯선 숫자’들이 나올 것”이라며 “투자 규모가 워낙 크니까 ‘이게 진짜냐’는 의문부터 시작해 논쟁이 격화할 것”이라고 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제대로 진행되기 위해선 세제 혜택을 넘어선 ‘반도체 맞춤형 규제 혁신 패키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반도체 특별법엔 팹뿐 아니라 전력·용수·도로·생활 인프라까지 총괄적인 지원 의지가 담겼다.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고민이다. 실제 사전 조율 과정에서 반도체 공장의 양대 생명줄로 불리는 ‘전력’과 ‘용수’ 인프라 문제가 난제로 부각됐다. 우선 원수(原水)로 활용할 영산강 물이 한강이나 팔당 수계에 비해 탁하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으로 꼽혔다. 반도체 공정에 필수 요소인 ‘초순수(超純水)’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장 내부에서 원수의 30~40%를 다시 정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초순수 시스템 설계·시공 기술은 산업기술보호법상 국가핵심첨단기술로 지정될 만큼 고난도 영역이다. 고도의 정수 시설 구축에만 1조3000억원 수준의 자금이 필요한 만큼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24시간 끊김 없는 전력을 공급해야 하는 전력망 구축도 넘어야 할 산이다. 호남 지역은 전체 설비 용량(1만7039MW, 4월 기준)의 44.4%(7573MW)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요동치는 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 등)에 편중되어 있어 기저 전력이 불안정하다는 우려가 있다. 정부는 설계 수명이 만료되는 한빛 원전 2기를 연장 가동해 안정적인 ‘기저 전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숙제를 풀 수 있도록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거래에 인센티브를 얹어주는 특례 조치도 고민하는 상황이다. 한국규제학회장을 지낸 이민창 조선대 행정복지학부 교수는 “천문학적 투자가 공수표가 되지 않고 적기에 안착하려면 호남 반도체 단지만을 위한 ‘규제 프리패스’가 전격 가동돼야 한다”며 “정부가 건별로 허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업이 자체 인증하고 정부가 사후 점검하는 ‘선(先)가동·후(後)점검’으로 패러다임을 통째로 바꿔야 할 것”이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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