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손해율 뛰는데…과잉진료 막을 '8주룰' 도입은 하세월
손해율 84.7%…장마철 앞두고 보험사 부담 가중손해율 잡을 '8주룰' 지연…국무회의 절차 남아8주 이상 치료 환자 90% 한방·협진…치료비 95.5% 차지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치솟고 있다. 인건비와 부품비 등 원가 부담이 커진 데다 장마철을 앞두고 차량 침수와 빗길 사고 증가 우려까지 겹치면서 손해율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손해율 개선책으로 기대를 모았던 '8주룰'은 법령 개정 절차가 지연되며 시행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24일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 4곳의 올해 5월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7%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82.8%보다 1.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둔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사업비 등을 감안할 때 통상 80% 안팎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보험료 인상 효과가 제한적인 데다 과거 보험료 인하 영향 등이 겹치면서 손해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손보사들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동차보험료를 7~8%가량 인하했다. 올해 보험료를 1%대 올렸지만, 누적된 보험료 인하와 원가 상승 부담을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장마철이 되면 빗길 사고와 침수 피해 증가로 손해율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손해율이 1%포인트만 상승해도 손보사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크게 늘어난다. 자동차보험 시장의 지난해 매출액, 즉 원수보험료가 약 20조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손해율이 1%포인트 오를 때마다 손해액은 약 2000억원 불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손해율 1%포인트 차이도 업계 전체로는 상당히 큰 부담"이라며 "최근처럼 손해율 상승세가 이어지면 보험료 인상 압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손해율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손보업계에서는 보험금 누수를 줄일 수 있는 '8주룰'이 하루빨리 시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8주룰은 자동차 사고 경상환자가 8주 이상 치료를 받을 경우 추가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제도다. 경상환자는 자동차 사고 상해등급 12~14급에 해당하는 환자로, 염좌나 타박상 등 비교적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경우가 많다.업계는 8주룰이 도입되면 장기 치료 필요성을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 과잉 진료와 보험금 누수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손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손보사의 8주 이상 치료 경상환자 중 한방 또는 양·한방 협진 환자 비중은 90.3%에 달했으며, 이들의 치료비 비중도 95.5%를 차지했다. 업계는 이 같은 장기 치료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당초 올해 상반기 시행이 예상됐던 8주룰의 시행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보험업계는 국토부 법령 개정에 맞춰 관련 세칙 개정안을 마련하는 등 시행 준비를 마쳤지만 상위 법령 개정이 완료되지 않아 제도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8주룰 도입을 위해서는 국토교통부 소관인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세칙 개정 예고를 미리 하지 않으면 향후 국토부 법령 개정이 완료됐을 때 절차상 시행 시기를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며 "법제처 심사 단계는 통과했고 이후 국무회의 의결 등 남은 절차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손보사들은 제도 도입이 지연되자 자체적인 손해율 관리에 나서고 있다. 장기 입원이나 장기 치료가 발생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료 적정성을 확인하고 담당 의사와의 면담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장기 입원이나 장기 치료 건에 대해서는 해당 의료기관 담당 의사와의 면담을 강화하고 있다"며 "실제 장기 치료가 필요한 사례인지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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