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올랐다고 내 실력?”…PB가 경고한 9000피 시대 ‘투자...

지수영 유안타증권 영업부 지점장이 서울 여의도 유안타증권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제공][헤럴드경제=송하준 기자] “9000 시대에는 종목을 맞히는 것보다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하면서 고액자산가들의 투자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채권과 인컴(Income) 전략을 찾던 투자자들이 이제는 반도체 중심 성장주에 투자하거나 랩어카운트·사모펀드 등 전문가 운용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시장을 예측하기보다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것이 PB 현장의 진단이다.2500억원 규모의 고객 자산을 운용하며 250명의 고액자산가를 관리하는 지수영 유안타증권 영업부 지점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방향성이 없던 시장에서는 인컴 전략이 유효했지만 지금은 대한민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며 “개별 종목을 따라가기보다 시장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운용 전략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고객들이 던지는 질문이었다. 지 지점장은 “고객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을 살지가 아니라 언제 사고 언제 팔아야 하는지”라며 “상승장이 이어질수록 투자자들의 심리는 오히려 더 복잡해진다”고 말했다.지 지점장에 따르면 몇 년 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사놓고 잊고 지냈던 고객들이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오랫동안 계좌를 열어보지 않았던 투자자들이 반도체 랠리 이후 계좌를 확인해 보니 수천만원이던 투자금이 수억원으로 불어난 것이다. 이들이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은 “더 사도 될까요”가 아니라 “언제 팔아야 하죠”였다.후회하는 투자자들의 사례도 적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너무 일찍 팔았던 사람들이다. 반도체 대형주가 충분히 올랐다고 판단해 차익을 실현한 뒤 상대적으로 덜 오른 중소형주로 갈아탔지만 이후 주도주가 다시 상승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지 지점장은 전했다.지 지점장은 “오른 자산은 반드시 내리고 덜 오른 자산은 반드시 오른다는 식으로 시장을 예단하면 흐름을 놓치기 쉽다”며 “상승장이 이어질수록 예측보다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이 때문에 최근에는 개별 종목의 매매 시점을 직접 판단하기보다 전문가의 운용 역량에 자산을 맡기려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지 지점장은 “공모펀드는 종목별 편입 비중 제한이 있지만 랩어카운트와 사모펀드는 특정 업종이나 종목에 보다 유연하게 투자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비중을 조절할 수 있다”며 “반도체처럼 주도주 중심 장세에서는 이런 운용의 유연성이 강점이 된다”고 설명했다.이어 “경험이 많은 자산가일수록 단기 수익률보다 운용사가 상승장과 조정장에서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확인한 뒤 성과가 검증된 운용사에 추가 자금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이러한 흐름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유안타증권의 투자일임 자산 평가금액은 지난해 1분기 1조7396억원에서 올해 1분기 2조9301억원으로 약 68% 증가했고, 지난 4월20일 기준 랩어카운트 총잔고도 2조5000억원을 넘어섰다.지 지점장은 지금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으로 ‘착각’을 꼽았다. 그는 “최근 시장이 좋아 보유 종목이 오른 것을 자신의 투자 실력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운 좋게 번 돈을 자신의 실력이라고 착각하는 순간 투자는 더 어려워진다. 9000 시대에는 종목을 맞히는 것보다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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