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1.9조 대형 기술수출에도 주가 부진한 까닭
장중 57만원까지 올랐던 주가 30만원대로 하락신동국 회장, 지분 확보 추진 경영 불확실성 대두한미약품이 글로벌 빅파마와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신약 가치 재평가와 별개로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 이슈 등 그룹 지배구조 문제가 투자심리를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1조9000억 기술수출에도 주가 부진한미약품은 지난 1일 미국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단장증후군(SBS) 등 희귀 소화기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소네페글루타이드(HM15912)'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 7500만달러(약 1100억원)를 포함한 총 계약 규모는 최대 12억6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기술이전 계약이다.일라이 릴리 같은 글로벌 빅파마가 한미약품의 지속형 바이오 플랫폼 '랩스커버리' 기반 후보물질의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시장은 호재로 평가했다. 실제 기술수출 발표 직후인 지난 2일 한미약품 주가는 급등하며 장중 57만원선까지 올라섰다.증권가에서도 계약 가치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60만~70만원대로 상향 조정하는 등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하지만 주가는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고, 최근에는 30만원대까지 하락하며 기술수출 효과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모습이다.대주주 지분 확대 움직임, 경영 불확실성 대두시장에서는 대형 기술수출이라는 호재에도 신약 가치가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한 배경으로 그룹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꼽고 있다.한미약품그룹은 2024년 경영권 분쟁을 겪은 이후 대주주 간 갈등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추가 지분 확보를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향후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에 다시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신 회장은 자기 지분 100%를 보유한 한양정밀 지분을 포함해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 약 29.8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근 증권가에 따르면 신 회장이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한 자금 조달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이 다시 부각됐다.신 회장은 올해 2월에도 코리포항 외 5인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 총 441만32주를 약 2137억원에 매입하며 지분율을 확대했다. 이후 약 3000억원 규모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보유한 지분 5.09%(348만3808주) 인수를 시도했지만, 임 사장이 지분 매각을 거절하면서 거래는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시장에서는 신 회장이 현 주가 기준 1000억원대 가치로 평가되는 지분을 더 높은 가격에 확보하려는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 투자 목적을 넘어 향후 주주총회 표 대결이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신 회장의 추가 지분 확보가 현실화될 경우 기존 대주주 간 지분 구도가 달라지고, 향후 이사회 구성이나 주요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경영 안정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현재 한미사이언스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 주요 주주는 신 회장 외에도 송영숙 회장(3.84%), 임주현 부회장(9.15%), 킬링턴 유한회사(9.81%), 임종훈 사장(5.09%) 등이다. 주가 발목 잡는 지배구조 변수신 회장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오너 일가 및 관련 주주들과의 관계 변화 여부가 향후 그룹 경영 구도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신 회장의 추가 지분 확보가 현실화될 경우 이사회 구성과 주요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 신 회장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특히 제약바이오 기업은 신약 개발에 장기간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경영진의 일관된 전략 추진과 안정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중요하다. 경영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기술 경쟁력과 별개로 투자자들의 평가가 보수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파마와의 계약은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분명한 호재지만, 제약바이오 기업은 장기 투자가 필요한 만큼 경영 안정성이 확보돼야 시장의 신뢰가 따라온다"며 "기술 경쟁력과 함께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해소되는지가 향후 주가 흐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