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전등화 광명전기]② 최대주주 4번 교체…인수자 자금조달 실패 반.....
이 기사는 2026년 04월 21일 16시 02분 넘버스 유료 사이트에 발행된 기사입니다.왼쪽부터 이재광 광명전기 회장과 조광식 전 회장. /제공=광명전기광명전기는 회사가 흔들릴 정도의 재무 위기에 놓인 와중에, 경영권 분쟁까지 벌어지면서 안팎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2025년 10월까지 1년 7개월간 최대주주가 무려 4번(조광식 전 회장과 이재광 회장→나반홀딩스→엠에이치건설→나반홀딩스→피앤씨테크)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단 30억원에 상장사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상식 밖의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전 최대주주인 조광식 전 회장과 이재광 회장은 서로에게 칼날을 겨누기도 했다. 한때 외부 세력으로부터 회사를 함께 지키는 전우였고, 이후 나란히 대표이사에 오르는 등 20여 년간 합을 맞췄지만 지금은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됐다. 오랜 전우의 '디커플링'2024년 3월에만 해도 광명전기는 조광식, 이재광 회장이 각각 최대주주(지분율 각 14.99%)로서 총 30%에 이르는 지배력을 행사했다. 약 20년간의 오랜 동업자 관계인 이들은 대표로서 경영을 주도해 왔다. 각자대표 체제이긴 했지만 신뢰관계는 두터웠다. 사원으로 입사해 오너까지 오르는 입지전적 성공 신화를 함께 쓴 사이다. 2005년 외부 세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우리사주조합의 지지를 이끌어내 승리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전우애는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하지만 2024년 3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리스크의 현실화 이후 독자 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두 사람 모두 광명전기 지분을 처분했지만, 조 회장의 경우 자회사 피앤씨테크를 인수해 독립했고 이 회장은 광명전기에 잔류했다.새 최대주주 나반홀딩스…1년 만에 엑시트 기회까지 조 회장은 계열 분리 과정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만난다.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이다. 오 회장이 100% 소유한 유한책임회사 나반홀딩스가 2024년 3~4월 조 회장과 이 회장의 광명전기 지분을 전량(29.98%) 인수했다. 인수가는 시장 가치(약 800억~90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385억원(조 회장 180억원, 이 회장 205억원)에 불과했다. 부동산 PF 보증 리스크 탓이다. 한 달 뒤 나반홀딩스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협업 관계인 케이와이에이치홀딩스에 지분 6%(80억원)를 팔았다. 여전히 지분율은 23.98%로 최대주주 지위를 지키는 데 문제가 없었다.이후 1년이 흘러 나반홀딩스에 투자금 회수(엑시트) 기회가 찾아왔다. 광명전기의 PF 리스크를 일부라도 해소할 수 있는 호재가 나오자 금새 원매자들이 몰려들었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하도급이 원도급사(시행사)에 PF 연대 보증 책임을 제공하는 것은 '금융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 위배란 유권 해석을 내놨다. 광명전기로선 부실이 발생한 경기도 양주 등지의 PF 사업들에 대해 보증 채무를 지지 않아도 되는 법적 근거를 확보한 셈이다.광명전기의 리스크 해소 가능성이 엿보이자 다양한 매수 희망자들이 달려들었고 이중 낙점을 받은 곳이 엠에이치건설이다. 초기에는 나반홀딩스가 쥔 지분 전량을 양수도하기로 했지만 실제 합의한 매매 지분은 15%로 줄었다. 양측은 2024년 6월 200억원에 광명전기 지분 15.02%와 경영권을 거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엠에이치건설과 한 달 만에 '파국'…돌고 돌아 다시 前 오너거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계약 체결 전부터 잡음이 있었던 엠에이치건설의 자금 조달이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잔금 납입일이 차일피일 미뤄지더니, 결국 거래 규모를 큰 폭 축소하는 쪽으로 수정했다. 거래 지분은 15.02%에서 10.41%, 금액은 200억원에서 13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이마저도 엠에이치건설이 실제 지급한 돈은 계약금 30억원에 그쳤다. 당초 계약은 총 200억원의 지분 인수 대금을 계약금 30억원과 잔금 170억원으로 쪼개는 구조였다. 그러나 엠에이치건설의 자금 마련이 쉽지 않자, 잔금을 다시 중도금 45억원과 나머지 125억원으로 나눠 받는 것으로 변경했다. 나반홀딩스는 이 중 중도금을 현금으로 받는 게 아니라 동일한 금액의 주식담보대출을 엠에이치건설에 넘기는 것으로 갈음했다. 해당 주담대가 걸린 주식이 바로 10.41%의 지분이다. 제도권에서 만기 연장에 실패한 끝에 명동 사채 시장으로 넘어간 대출로, 이자율이 두 자릿수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엠에이치건설은 이번에도 자금을 구해오지 못했다. 결국 지분 10.41%에 대한 잔금조차 치를 수 없었다. 치러야 할 잔금은 최초 170억원에서 주담대 승계에 따른 125억원에 이어 지분 10.41%에 대한 64억원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엠에이치건설은 단 30억원에 10% 이상의 광명전기 지분과 경영권을 취득한 셈이다. 상황은 최악으로 흘러갔다. 엠에이치건설이 승계한 주담대는 이자를 제대로 내지 못해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대주는 즉시 증권사에 반대 매매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0.41%의 지분은 시장에 풀렸다.나반홀딩스 입장에서는 허망하게 110억원을 날린 꼴이다. 케이와이에이치홀딩스에 처분했던 지분 6%를 즉시 재매입했지만 지분율 하락(23.98%→19.57%)도 피할 수 없었다. 모두 엠에이치건설과 계약을 맺은 지 약 50일 만에 일어난 일들이다.엠에이치건설로 넘어갔던 지분 10.41%가 반대 매매로 공중 분해된 날, 나반홀딩스는 조 회장의 손을 잡았다. 그가 경영하는 피앤씨테크에 지분을 전량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경영권 분쟁은 제2라운드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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