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공세·건설 불황 이중고… 건자재업계 ‘품질 승부’
중국산 건자재 시장 잠식 확대가짜 KS 논란에 현장 검증·품질 관리 강화고단열·친환경 제품 중심 프리미엄 전략일러스트=챗GPT 국내 건자재 업계가 건설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품질’과 ‘프리미엄’ 전략으로 활로 찾기에 나섰다. 단순 가격 경쟁으로는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업체들이 정품 인증 체계와 고단열·고성능 제품을 앞세워 시장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다. “중국산 섞여 들어온다”… KCC글라스, 정품 인증으로 대응 27일 건자재 업계에 따르면 KCC글라스는 이날 업계 최초로 ‘정품 유리 인증 제도’를 정식 도입했다. 건설 현장에 납품된 유리가 실제 KCC글라스 정품인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 인증하는 방식이다.이 제도는 공사 시작 전 건설사로부터 인증 요청을 받으면 예비 인증서를 발급하고, 공사 완료 후 현장 실사를 거쳐 최종 인증서를 제공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특히 현장 실사에서는 휴대용 XRF(X-Ray Fluorescence) 성분 분석기를 활용해 유리 조성을 분석한다. KCC글라스는 자사 판유리가 고유한 성분 조성을 갖고 있어 정품 여부를 신속하게 판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실제 건설 현장에서는 중국산 유리 관련 품질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2024년 서울 서초구 방배그랑자이 아파트에서는 KS 마크를 위조한 중국산 유리가 수천장 시공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중국산 유리를 국내 정품으로 위장해 납품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입주민 안전 우려가 커졌고, 강화유리 성능 검증 문제까지 불거지며 건설 업계 품질 관리 부실 논란으로 이어졌다.중국산 건자재 수입 확대 흐름도 가파르다.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파티클보드(PB) 수입량은 14만2195t으로, 전년(1만1157t) 대비 12배 이상 증가했다.산업통상부 무역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중국산 중밀도섬유판(MDF) 수입량도 지난해 7만5600㎥로 집계돼 전년(3만5000㎥)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제품 가격이 국내산보다 10~15%가량 낮아 시장 잠식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본다.페놀폼(PF) 단열재와 컬러강판 시장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중국산 PF 단열재 수입량은 1만3140t에 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 제품은 제조 국가나 제조사 정보가 누락된 채 유통됐고, 일부 컬러강판은 KS 기준 도금량에 미달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산 컬러강판의 국내 유통 비율은 최근 40% 수준까지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KCC글라스 직원이 휴대용 성분 분석 장비로 설치된 유리의 정품 여부를 판별하고 있다. /KCC글라스 제공 국내 업체들은 가격 경쟁 대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전체 수요는 줄었지만,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성, 시공 안정성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 수요는 상대적으로 유지되고 있어서다.LX하우시스는 고단열·고기밀 창호와 에너지 절감형 제품 라인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열관류율을 낮춘 고성능 창호 비율을 확대하면서 에너지 효율 중심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이건창호 역시 진공유리와 고기밀 창호 등 고성능 제품 중심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일반 창호 대비 단열·기밀 성능을 높인 제품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건설사와의 협업 과정에서도 에너지 절감 성능과 시공 안정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단열재·내장재 업계도 비슷한 흐름이다. 벽산은 고성능·고효율 단열재 중심으로 제품군 재편에 나섰고, 에너지 절감 기준 강화 흐름에 맞춘 제품 공급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동화기업은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고성능 바닥재와 인테리어 보드 비율을 늘리고 있으며, 한솔홈데코 역시 프리미엄 인테리어 자재 라인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건자재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산 저가 제품이 국내산처럼 섞여 들어오는 경우가 오래전부터 반복돼 왔다”며 “당장은 가격이 저렴해 보여도 결국 품질이나 안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국내 업체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결국 인증과 품질, 고성능 제품으로 차별화하는 방향 외에는 생존 해법이 마땅치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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