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때 금? 이번엔 달러”…전쟁이 바꾼 ‘안전자산’ 공식
금 ETF 줄줄이 급락…달러 ETF 상승중동發 지정학 위기로 달러 위상 높여져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 전통적인 ‘안전자산’이던 금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금에서 자금이 빠지고 달러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어서다. 글로벌 위기가 발생하면 금 가격이 상승한다는 기존 공식이 깨진 모습으로, 달러가 다시금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금 관련 ETF 가격, 최대 25%대 추락증권업계에 따르면 3월 들어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은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CE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는 3월 들어 26일까지 25.86% 급락하며 주요 ETF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은 21.18% 하락했고, KODEX 골드선물(H)과 TIGER 골드선물(H)도 각각 13%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SOL 국제금(-9.37%) ▲TIGER KRX금현물(-8.84%) ▲ACE KRX금현물(-8.72%) 등 현물형 상품 역시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했다. 국제 금값도 비슷한 흐름이다. 3월 2일 온스당 5396.16달러였던 금 가격은 같은 달 25일 4558.90달러로 15.5% 떨어졌다. 반면 달러는 전쟁 위기에서 안전한 통화 위상을 재확인하고 있다. 달러 관련 ETF는 같은 기간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KIWOOM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9.07% 상승했고, KIWOOM 미국달러선물도 4.7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외환시장에서도 달러 강세는 뚜렷했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3월 13일 기준 100.36까지 상승했다. 이는 올해 1월 29일 96.16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올랐다. 이후에도 달러인덱스는 99~100선에서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왼쪽), 리처드 허드슨 하원의원(오른쪽)이 3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전국 공화당 의회 위원회(NRCC) 연례 모금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연합뉴스]전쟁·인플레 피난처 ‘달러’ 가치 높아져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자금이 ‘현금성 안전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금이 가치 저장 수단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인 안전자산으로 평가되지만, 달러는 유동성과 결제 기능을 동시에 갖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번 전쟁 국면에서 가격 흐름의 차이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이번 중동 사태에서는 국제유가 급등과 환율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달러 수요가 더욱 확대됐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환율 약세 압력이 커지고, 이는 달러 강세를 추가로 자극하는 구조다. 실제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자 원화 가치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하며 매파적 입장을 내비치자 달러화 강세를 더욱 부추겼다. 전문가들은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헤지 차원의 금 수요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감안하면 금 가격 조정 폭이 과도하다”며 “금 가격이 하락한 근본적인 이유는 투자자들의 성격이 달라진 데서 찾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장기간 금 가격 상승 랠리가 펼쳐지자 ETF와 선물시장 등을 통해 소매 자금이 급격히 유입되며 과열 장세가 나타났다”며 “(최근) 금값이 하락하자 급격한 자금 유출이 나타나며 가격 조정을 초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달러 가치 상승은 ▲각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 소멸 ▲안전통화 선호 심리 확대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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