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3억 결제”… 신작 게임 흥행 지표, ‘프로모션 BJ’가 띄웠...
게임계 또 불거진 ‘프로모션 BJ’ 논란… “합법적 마케팅” vs “순위 왜곡”넷마블은 신작 MMORPG ‘SOL: enchant(솔: 인챈트)’의 광고 모델로 배우 현빈을 선정했다./넷마블 제공 올해 하반기 대형 게임사들이 연달아 신작 출시를 앞둔 가운데 게임업계에서 논란이 됐던 ‘프로모션 BJ’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프로모션 BJ는 게임사와 광고 계약을 맺은 인터넷 방송인을 말한다. 이들은 받은 광고비의 상당액을 다시 해당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 등에 결제하는데, 이 결제가 게임 매출과 앱 마켓 순위에 잡히면서 흥행 지표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광고비를 많이 뿌리면 그만큼 매출이 올라가면서 게임사에 다시 돌아오고, 매출 상승과 함께 앱 마켓 순위 등 흥행 지표를 왜곡하는 방식이다. 과거 음악업계에서 논란이 됐던 음반 사재기 방식과도 유사하다.하루 만에 3억 결제한 BJ 최근 게임 업계에서 이런 논란이 불거진 대표적인 게임이 넷마블이 지난 18일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 ‘솔: 인챈트(SOL: enchant)’다. 이 게임은 출시 하루 만에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 양대 마켓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출시 직후 유명 게임 BJ들이 수천~수억원을 결제한 사실이 확인됐다. 하루 만에 게임 내 유료 재화인 다이아 1000만개어치를 사며 최소 3억원 가량을 혼자 결제한 BJ도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이 이번 프로모션을 위해 BJ 수십명과 100억원 넘는 마케팅 계약 체결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모니터링한 BJ들의 결제 규모를 보면 최소 150억~200억원 가량의 계약을 맺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리니지라이크(리니지 유사 장르) 특성상 이용자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하고, 결제액이 승패에 직결되는 ‘페이투윈(Pay-to-Win)구조’”라며 “프로모션 BJ가 얼마를 쓰느냐에 따라 일반 이용자들도 같은 환경에서 경쟁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넷마블 관계자는 “프로모션 BJ는 게임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 중 하나로, 최근 이용자들은 프로모션 여부를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고 본다”며 “프로모션 BJ 운영이 서비스 성과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당사는 매우 미미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문제는 이런 프로모션이 결국 이용자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계약을 맺으면 보통 이런 BJ들이 광고비의 70~80%가량을 뽑기 등 확률형 아이템 구매에 사용한다. 이렇게 쓴 돈은 다시 게임의 매출에 반영돼 흥행 지표에 영향을 끼치는 구조다. 한 업계 관계자는 “BJ들이 이렇게 고액 결제로 키운 캐릭터를 마케팅 계약이 끝나면 음성적으로 처분해 부당 이득을 챙기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결국 손해 보는 건 이런 캐릭터랑 경쟁하는 일반 이용자”라고 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게임판 음원 사재기’라는 말이 나온다.음악계는 법으로 막았지만 이런 논란은 이번 넷마블 ‘솔: 인챈트’만의 문제는 아니다. 앞서 엔씨, 카카오게임즈도 같은 논란에 휘말렸다. 다만 여전히 게임업계에는 이를 제재할 만한 마땅한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유료 광고’라고 표시하면 표시 광고법의 규제를 피할 수 있고, 뒷광고 규제는 ‘광고임을 밝혔는지’를 따질 뿐 고액 결제로 매출과 순위를 끌어올리는 행위 자체를 겨냥하지 않는다. 실제 비슷한 사건인 엔씨 판례에서도 BJ가 방송 중 ‘유료 광고 포함’을 고지한 점이 게임사에 유리하게 작용했다.이는 비슷한 구조인 음원 사재기는 법으로 제재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음원 사재기 논란은 과거 브로커에게 대가를 지불하고 특정 음원을 반복 구매·청취하게 해 실시간 차트 순위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방식으로 불거졌다. 이 때문에 2016년 ‘음악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판매량·이용 횟수 등 통계 수치를 부풀릴 목적의 부당한 음반 구매·이용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법이 마련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같은 곡을 반복 구매해 차트만 띄우는 음원 사재기와 달리, BJ 결제는 실제 아이템을 취득하는 실거래에 가까워 동일 조항을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업계에서는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케팅비로 끌어올린 순위를 게임 자체의 흥행인 것처럼 포장하는 관행이 계속되면 K-게임 산업 전체의 신뢰도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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