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의 ‘넥스트 스텝’ 살펴보니

‘더마’ ‘뷰티테크’로 영역 넓어지는 중‘콘텐츠’ 앞세워 브랜드 알리기 활발K뷰티의 다음 무대는 화장품 매대 바깥으로 넓어지고 있다. 과거 K뷰티가 피부를 가리고 보정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피부 자체를 개선하고 오래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K뷰티는 기술과 의료, 콘텐츠와 라이프스타일이 결합한 복합 산업으로 진화하는 중이다.이런 흐름은 지난 6월 16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한라홀에서 열린 ‘글로벌 K뷰티 콘퍼런스 2026’에서도 확인됐다. 이 자리에 모인 전문가들은 미용 의료부터 콘텐츠 수출까지, K뷰티가 새로 써내려가는 비전을 함께 나눴다.K뷰티에 의학·과학 더하다기술력 기반 스킨케어 솔루션K뷰티의 확장은 더마코스메틱에서 첫걸음을 뗐다. 더마코스메틱은 피부과학(dermatology)과 화장품(cosmetic)을 합친 말로, 의학 연구와 임상 데이터로 효과를 검증한 화장품을 뜻한다. 과거에는 민감성·문제성 피부 관리 목적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미백·노화 방지·피부 장벽 관리까지 영역이 넓어졌다.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479억달러(약 73조1806억원)였던 글로벌 더마 시장 규모는 2032년 949억5000만달러(약 145조626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여기에 기술을 더한 ‘뷰티테크’도 함께 떠올랐다. 집에서도 피부과에 준하는 관리를 받고 싶어 하는 ‘홈케어’ 수요가 늘면서다. 대표 주자가 홈뷰티 디바이스다. 홈뷰티 디바이스는 주름·리프팅·탄력 관리를 내세우며 판매량을 늘려왔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홈뷰티 디바이스는 지난해 미국향 관세 우려로 수출이 다소 밀렸지만, 올해 들어 다시 월평균 30~4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인다”고 분석했다.2014년 출발한 에이피알은 스킨케어 브랜드 ‘메디큐브’와 홈뷰티 기기 ‘메디큐브 에이지알’로 더마 시장을 이끌고 있다. 신재하 에이피알 부사장은 “메디큐브는 지난해 전년 대비 2배 넘게 성장했다”고 강조했다.동국제약도 2015년 더마 브랜드 ‘센텔리안24’를 선보였다. 센텔라아시아티카 정량추출물(TECA)을 활용한 마데카 크림 라인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뷰티 기기 ‘마데카 프라임’ 시리즈를 출시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의학과 화장품의 결합 가능성을 확인한 K뷰티는 한발 더 나아가 본격적인 메디컬 에스테틱 영역으로도 뻗고 있다. 피부를 건강하게 오래 유지하는 ‘스킨 롱제비티(Skin Longevity)’가 중요한 흐름으로 떠오르면서다.특히 주목받는 분야는 스킨부스터다. 스킨부스터는 히알루론산·PDRN 등 유효 성분을 피부에 주입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시술이다. 시장 규모 자체는 화장품보다 작지만 성장 속도는 훨씬 빠르다. 맥킨지는 글로벌 뷰티 시장이 2028년까지 연평균 6% 성장할 것으로 봤다. 반면 그랜드뷰리서치가 추정한 글로벌 스킨부스터 시장 성장률은 2026~2033년 연평균 13.1%다.파마리서치의 ‘리쥬란’은 스킨부스터 대표 제품이다. 2014년 국내 최초로 선보인 스킨부스터로, 파마리서치는 독자 기술인 DOT(DNA 최적화 기술)로 정제한 PDRN·PN을 활용한다.EBD(에너지 기반 기기) 시장도 K뷰티가 노릴 다음 행선지다. EBD는 초음파(HIFU)·고주파(RF) 등 에너지를 피부나 피하 조직에 전달해 탄력·리프팅 등 미용 시술에 쓰는 장비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이 지난해 7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EBD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2025~2034년 17.9%를 기록할 전망이다.K뷰티 기업들은 이미 이 분야에서 외연을 넓히고 있다. 파마리서치는 2021년 EBD 기업 메디코슨을 인수하며 관련 역량을 확보했고, 병원용 EBD 장비도 올해 허가를 기점으로 국내외 진출을 준비한다. 에이피알의 EBD 제품도 빠르면 내년 출시될 예정이다.치아 뷰티도 새로운 영역으로 부상했다. 단순 치료 중심이던 치과 진료가 심미 회복과 안티에이징으로 넓어지면서다. 2021년 설립된 미니쉬테크놀로지는 치아 복구 솔루션 ‘미니쉬’를 앞세워 예방·복구·안티에이징을 아우르는 진료 시스템을 구축한다.김성호 미니쉬치과병원장은 “스킨케어처럼 이제는 ‘치아케어’가 필요하다”며 “치아 노화가 얼굴 노화로 이어지는 만큼 K뷰티의 영역에서 치아를 다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요야마 야무 요코 매쉬뷰티랩 사장이 지난 6월 16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한라홀에서 열린 ‘글로벌 K뷰티 콘퍼런스 2026’에서 강연하고 있다. (윤관식 기자)K뷰티 수출의 발판은 ‘콘텐츠’뷰티 중심 ‘라이프스타일’ 구축브랜드를 알리는 방식도 단순 광고에서 콘텐츠 수출로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 해외 유통망에 내보내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지금은 제품에 담긴 이야기와 한국적 감성이 소비자의 구매를 좌우한다.뷰스컴퍼니는 2013년부터 뷰티 전문 마케팅 에이전시와 MCN을 함께 운영해온 기업이다. 지난해 기준 뷰스컴퍼니가 업로드한 콘텐츠는 약 1만6000건, 누적 조회 수는 약 15억5000만뷰에 달한다.박진호 뷰스컴퍼니 대표는 K뷰티가 제품뿐 아니라 콘텐츠를 수출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초 미국 틱톡숍 공식 마케팅 에이전시가 국내 K뷰티 브랜드 콘텐츠를 성수에서 제작할 것을 요청했다”며 “미국 소비자에게는 제품만큼이나 한국의 감성과 장소성이 담긴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나아가 K뷰티는 소비자의 일상을 설계하는 ‘라이프스타일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화장품 하나를 파는 방식에서 벗어나, 뷰티부터 웰니스까지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일본의 매쉬뷰티랩 사례가 참고할 만하다. 매쉬뷰티랩은 매쉬홀딩스가 세운 뷰티 기업이다. 매쉬홀딩스는 패션을 중심으로 성장한 뒤 뷰티와 푸드, 라이프스타일로 사업을 넓혔다. 2010년 내추럴·오가닉 화장품 셀렉트숍(여러 브랜드를 골라 한곳에 모아 파는 매장) ‘코스메키친’, 2013년 라이프스타일 셀렉트숍 ‘비플’을 차례로 선보였다.매쉬홀딩스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은 연결성과 지속가능성이다. 패션·뷰티·푸드·라이선스 사업이 각각 운영되지만, 소비자 경험에서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이어진다. K뷰티 역시 단순 화장품 판매를 넘어 웰니스와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설계하는 방식으로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토요야마 야무 요코 매쉬뷰티랩 사장은 “뷰티는 단순한 화장품이 아니라 이너케어·웰니스를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매쉬홀딩스는 셀렉트숍을 통해 내추럴·오가닉 화장품을 넘어 라이프스타일까지 연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K뷰티는 더 이상 하나의 카테고리가 아니라 세계 뷰티 시장을 이끄는 글로벌 스탠더드”라며 “여기에 패션·뷰티 등 영역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매쉬홀딩스의 생태계를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정다운·이채원 기자, 박세현 인턴기자][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65호(2026.06.24~06.30일자) 기사입니다][Copyright (c) 매경AX.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이채원 매경이코노미 기자(lee.chaeweon@mk.co.kr), 박세현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sehy8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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