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관련 빚투 11.2조 증가 ‘사상 최대’
한은 상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취약 차주·다주택자 부실까지 확대금리인상 가능성에 가계 건전성 우려올해 주가 급등세에 주식 투자용 증권사 차입액 증가폭이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최근 ‘빚투(빚 내서 투자)’ 현상이 주식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경고했다. 취약 차주와 다주택자의 부실까지 확대되면서 가계 건전성 우려도 제기된다.24일 한은이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신용융자·신용미수 등 직접 주식매수로 이어지는 차입금의 잔액은 39조4000억원으로 올해 들어 11조2000억원 불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5000억원)보다 5배가량 많은 데다, 해당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관련기사 8·20면신용융자란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주식 매수 자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신용미수는 주식을 결제할 때 부족한 돈을 증권사가 대신 채워준 뒤 나중에 돌려받는 거래다. 모두 증권사의 돈을 빌려 투자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주가 급등세에 돈을 빌려서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셈이다.은행권에서도 ‘빚투’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했다. 5월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6조9000억원 늘어나며 1년 9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특히, 신용대출을 포함한 예금은행의 기타대출이 3조7000억원 급증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5월까지 집행한 기타 대출액은 월별 관리 목표치를 넘어섰다.레버리지 ETF 규모도 급증했다. 레버리지 ETF란 기초자산의 변동폭을 배수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덩달아 가입이 늘었다. 한은에 따르면 5월 말 레버리지 ETF 순자산 총액은 35조4000억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22조6000억원 불었다.한은은 “주가 상승 과정에서 신용융자, 신용미수 등 직접 주식매수로 이어지는 차입과 레버리지 ETF 규모가 빠르게 증가했다”며 “지난해 4분기 이후 증가폭이 확대된 가계 기타대출의 상당 부분도 주식시장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문제는 이런 ‘빚투’ 현상이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한은은 “주식 매수 목적의 차입 상품은 임의 매각, 레버리지 ETF는 환매 증가나 펀드 포지션 조정 등을 통해 주가 변동폭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한은 시산에 따르면 전일 대비 주가 5% 이상 하락과 레버리지 ETF 순유출 규모의 상관계수는 0.32, 신용미수 반대매매는 -0.16이었다. 1이나 -1에 가까울수록 두 요소 간 상관관계가 높다는 의미다.가계 건전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가계신용은 1분기 말 1993조1000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다. 가계대출 또한 빚투 등 기타 대출 증가 외에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를 앞두고 늘어났던 주택거래가 시차를 두고 대출에 반영되면서 5월 이후 증가세가 강해졌다. 특히 취약차주 비중은 1분기 말 기준 6.7%로 지난해 3분기 말(6.4%)보다 0.3%포인트 커졌다. 대출금액 기준으로도 같은 기간 4.9%에서 5.2%로 0.3%포인트 올랐다.다주택자들의 부실 위험도 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3주택 이상 차주의 평균 연체율은 1분기 말 1.35%로 1주택자(0.7%)나 2주택자(0.52%)보다 높았다. 3주택 이상 차주의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1%를 넘긴 뒤 7분기 연속 1%대에서 등락 중이다. 한은은 “다주택 가구는 시장 금리나 주택가격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만큼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 강화와 주택 매도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더 나아가 한은은 본격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빚투를 중심으로 한 가계부채 팽창은 더 큰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시작으로 여러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시장에서는 연내 2회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한은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취약 부문의 부실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정책당국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관련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가운데 취약부문의 부실 관리도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번 보고서 작성을 주관한 황건일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취약 부문의 부실이 늘어나고 국내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데다 중심으로 주택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레버리지 자산 투자도 늘어나는 등 가계부채 증가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며 “금융불균형이 누증되는 가운데, 경제 각 부문에 걸친 양극화 심화가 금융안정에 잠재적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김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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