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없는 거래의 해법을 찾다…신산업 M&A의 숨은 설계자들
M&A 라이징스타 - 법무법인 지평서동천·고효정·천영석 변호사 인터뷰서 “복잡한 딜일수록 본질이 중요”고 “좋은 자문은 미래 설계하는 일”천 “중요한 것은 구조 꿰뚫는 시야”천영석(왼쪽부터)·고효정·서동천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가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법무법인지평 제공]기업 인수·합병(M&A) 영역이 신재생에너지, 첨단기술, 인프라, 플랫폼 등 신산업으로 확장되면서 자문 변호사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산업의 특성과 고객의 의사를 파악해 맞춤형 구조를 설계하고 당사자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다.법무법인 지평은 해상풍력, 인공지능(AI), 반도체, 폐기물 등 정형화되지 않은 신산업 분야에서 M&A 자문 트랙레코드를 쌓으며 주목받고 있다.남다른 팀워크로 지평의 새 시대를 열고 있는 서동천(변호사시험 2회)·고효정(변호사시험 5회)·천영석 변호사(변호사시험 6회)를 만났다.▶“선례 없는 딜일수록 목적이 중요”=서동천 변호사는 사업 규모가 2조5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딜을 자문해 주목받았다.서 변호사는 2021년 이후 태국 에너지기업 비그림파워가 낙월해상풍력 프로젝트에 투자해 2대 주주에 오르는 과정을 도왔다. 해당 프로젝트는 전남 영광군 인근 해상에서 국내 최대 규모로 진행돼 관심을 받았다.서 변호사는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든 거래일수록 초기 구조설계 단계에서 결국 고객의 의중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단순 지분투자, 경영권 확보 중 무엇을 원하는지, 또 이후 장기적으로 사업운영에 관심이 있는지 등을 먼저 따져야 한다는 설명이다.그는 “거래 성사도 중요하지만 거래를 통해 궁극적으로 달성하려는 목표가 무엇인지에 따라 구조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다”며 “사업적 목적, 수용 가능한 리스크, 자금 투입 계획, 일정상 제약 등을 함께 놓고 적합한 구조를 설계한다”고 말했다.낙월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쟁점은 비그림파워의 지분 취득이 전기사업법상 영업양수 또는 경영권 변동에 해당하는가였다. 이 경우 새로운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할 가능성이 있었다.서 변호사는 “비그림파워는 한국 사업자가 사업을 주도하고 본인들은 투자자로 참여한다는 의사가 분명했다”며 “추가 인허가를 거치지 않는 범위에서 지분구조를 설계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지분구조는 인허가뿐만 아니라 향후 각 주주가 부담할 자기자본금 규모 및 투입 방식,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조건, 리스크 배분구조까지 연결된다. 서 변호사는 투자자와 사업자 사이 이해관계를 조율해가며 거래구조를 완성시켰다.그는 “신재생에너지는 사업비가 많이 들어 해외 사업자 유입 가능성이 크고 인·허가, 환경영향 평가, 지역 수용성, PF, 발전사업 규제 등이 촘촘하게 맞물리는 복잡한 산업”이라며 “해상풍력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변호사로 성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그는 2019년 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을 대리해 워크아웃 중이던 동부제철(현 KG스틸) 매각 자문을 맡기도 했다. 거래 규모가 1조원에 달하는 데다 구조조정과 M&A가 결합된 복잡한 구조로 막판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지난해 초에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자회사 제인스와 영국계 글로벌 학교 운영 그룹 코그니타 간의 NLCS 제주 국제학교 영업양수도 계약을 담당했다. 국내 첫 주식회사형 학교 매각 자문이다. 학교 자산·계약·부채 등 운영 관련 사항 일체를 양도하는 거래에서 영업양수도 및 임대차 계약 검토, 조세 이슈 검토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첨단 기술 스타트업 인수…가격 너머 가치가 관건”=고효정 변호사는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와 글로벌 빅테크 메타의 협상을 자문했다.2024년 메타는 퓨리오사AI를 1조원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했고, 고 변호 사는 퓨리오사AI를 대리해 협상에 참여했다.퓨리오사AI는 지난해 3월 메타의 제안을 최종 거절했고 최근 기업 가치 3조원을 제시하며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나섰다.고 변호사는 “국내 기술 스타트업 M&A는 가격 이외 요소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창업자의 기술과 시장에 대한 전망, 회사 운영 방식 등 ‘비재무적 가치’가 협상에 반영된다. 스타트업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은 대상 기업의 브랜드 철학, 기술 성장 방향, 독립성 등을 고려해 협상에 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M&A 수요가 커진 상황에서 눈여겨볼 만한 트랙레코드다. 단순히 지분을 사고파는 거래가 아니라 기술의 성장 가능성, 창업자의 의지, 인수 이후 회사 경영의 자율성·독립성까지 협상 테이블에 오르는 만큼 자문 난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변호사는 M&A, 투자 유치, 기업 지배구조 등 다양한 기업 자문 분야에서 실력을 쌓은 실력자다. 2024년에는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를 대리해 두산밥캣에 모트롤을 매각하는 거래를 자문했다.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시스템 레이저 사업부 영업양도, 한일시멘트의 한일현대시멘트 흡수·합병 자문 등도 마무리했다.고 변호사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딜은 2020년 SK케미칼 바이오에너지 사업부문(현 SK에코프라임) 매각이다.고 변호사는 “SK케미칼에서 분리된 후에도 SK케미칼과 사업적으로 교류해야 했기 때문에 매각 이후의 상황까지 고려해 조율해야 했다”며 “새로운 이슈가 터져나올 때마다 치열하게 대립하면서도 결국 ‘윈-윈(win-win)’할 수 있는 협상안을 도출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고 변호사의 또 다른 장점은 M&A 과정에서 상법, 자본시장법은 물론 공정거래법, 노동법 이슈까지 폭넓게 점검할 수 있다는 점이다.공정거래법 자문과 직장 내 괴롭힘, 중대재해 등 노동 분야 컨설팅에 두루 참여해온 덕분에 관련 쟁점이 얽힌 M&A 딜을 원스톱으로 커버할 수 있다.최근 서울대 노동법 박사과정을 수료하는 등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변호사는 “최근 국내 노동 규제가 강화되고 변화 속도도 빠르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 관련 리스크가 실사에서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이어 “노란봉투법 등 노동법 변화로 대상 기업의 원·하청 구조가 쟁점으로 떠오르는 등 M&A 거래가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규제가 고객과 딜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좋은 자문은 실행되는 구조 만드는 것”=천영석 변호사는 공인회계사 출신 변호사로, 인수 실사와 계약 협상은 물론 거래 목적과 재무·세무 요소를 함께 고려한 구조 검토에 강점을 보인다. 법적으로 가능한 구조와 세무적으로 효율적인 구조, 실제 협상 테이블에서 받아들여지는 구조의 간극을 줄이는 전략을 고안해내는 것이 그의 장점이다.이 같은 강점이 발휘된 거래가 국내 금융 스타트업의 미국 플립(FLIP) 거래다. 플립 거래는 주식 교환을 통해 국내 기업이 기존 한국 법인을 해외 법인의 자회사로 전환하는 거래다. 지배구조 최상단에 ‘해외 법인’을 위치시켜 글로벌 시장 진출, 해외 투자 유치, 해외 증시 상장 등을 추진하는 것이 목적이다.천 변호사는 “플립 거래는 초기 스타트업에서 벤처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주로 추진된다. 창업자와 기존 투자자의 지분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양도소득세 등 세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해외 법인을 세우고 국내 회사 지분을 이전하는 과정에서는 외국환 신고와 해외 현지 법제 검토가 필요하다. 기존 투자자 중 해외 회사 지분을 취득하기 어려운 주주가 있다면 권리 조정과 보상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천 변호사는 거래 초기 단계에서 다양한 구조별 효과를 선제적으로 분석해 고객에게 제공한다. 이 때문에 한화솔루션의 전기차 충전 사업 자산양도 거래, 한화엔진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민수 선박용 ESS 사업 양수 거래 등 다양한 유형의 M&A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가장 기억에 남는 딜로 외국계 사모펀드의 국내 폐기물 사업 인수 건을 꼽았다. 국내 폐기물업체는 지역별·종류별로 세분화돼 있어 사모펀드는 여러 중소 업체를 하나로 합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사용한다. 여러 가지 거래구조를 동시에 검토해야 하는 고난도 딜이 될 수밖에 없다.천 변호사는 “주식양수도, 영업양수도, 자산양수도가 동시에 진행되는 복잡한 구조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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