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家 장녀 부부 '미공개 정보 이용' 항소심 시작…검찰, 직관 검토

자본시장 사건파일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전경 /사진=박선우 기자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사들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장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남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시작됐다. 첫 공판에서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검사의 직관을 고려하고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피고인 측은 항소 이후 시간이 흘렀고 입증 계획도 밝혔는데, 직관을 이유로 다음 재판 기일을 잡아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발했다. 20일 서울고법 형사4-3부(전지원·김인겸·성지용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 대표와 윤 대표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사실 오인과 법리 오해로 항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 기소를 맡았던)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부 직관을 검토하고 있다"며 "한 차례 기일을 속행해 주면 필요한 증거를 정리해 제출하겠다"고 했다. 이에 피고인 측은 검찰 항소 이후에 추가 증거가 필요하면 제출할 수 있었던 점, 입증 계획을 밝힌 점 등을 들어 "직관을 이유로 속행을 구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직관은 사건을 수사한 검사가 공판에 관여하는 것이다. 검찰 출신인 법무법인 세움의 이승민 변호사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나 가상자산범죄, 산업기술 국외 유출 등 법리적으로 복잡하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건, 기록이 방대한 사건, 공소 유지의 중요도가 높은 사건에 대해서는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검사가 직관하는 것이 전문적인 공소 유지에 효과적"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1심 무죄 판결 이후 검찰이 항소한 사건으로, 입증이 까다로운 자본시장법상 미공개 정보 이용 행위가 쟁점이다. 이 변호사는 "검찰로서는 항소심에서 공소 유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므로, 직관 금지 기조 속에서도 전문성 있는 검사를 투입할 방법을 찾으려 할 것"이라며 "향후 검찰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을 선택하는지, 변호인과 재판부가 이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항소심의 초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검찰은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과 LG복지재단 직원에 대한 증인 신청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하 사장은 LG 오너 일가의 재산 관리에 관여한 인물이다. 구광모 LG 회장과 세 모녀(모친 김영식 여사, 여동생 구 대표와 구연수 씨) 간 상속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재판에서는 구 대표가 투자 경위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구 대표는 "시아버지의 의형제이자 의학박사인 제로쿠 회장이 심장 수술을 한 어린이들이 후유증을 갖게 되는데 유일한 치료제가 있으니 지켜보라고 했다"며 "2023년 LG 주식 배당금이 들어오던 날 주식을 사게 됐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가 당시 윤 대표도 동석한 상태였는지 묻자 구 대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7월8일 재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검찰은 구 대표가 2023년 4월 윤 대표로부터 BRV 산하 BRV캐피탈매니지먼트가 코스닥 바이오 업체 메지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 3만5990주(6억4992만원 상당)를 매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BRV 측은 같은 달 17일 메지온에 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이 발표 이후 메지온 주가가 올랐다. 이에 따라 구 대표는 1억566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는다. 윤 대표에게는 미공개 정보를 전달해 구 대표에게 주식을 매수하게 한 혐의가 적용됐다.1심 재판부는 구 대표, 윤 대표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윤 대표가 구 대표에게 미공개된 중요 정보를 제공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구 대표 부부가 3월 말 해외여행을 한 뒤 4월 중순까지 함께 지냈고 윤 대표 모친의 생일에 저녁 식사를 했지만, 이러한 사정만으로 구 대표가 윤 대표로부터 정보를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또 재판부는 △부부 사이에 주식 매수와 관련해 깊은 대화가 오갔다고 보이지 않는 점 △특정 종목이 좋아 보여 투자를 권유한다고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는 점 △구 대표가 논란이 된 주식을 LG복지재단에 전액 출연했고 차액을 실현하지 않은 점 등도 고려했다.검찰은 이 같은 판결에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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