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규제 가이드라인 미뤄져…IPO 시장 불확실성 커진다 [이슈분....

금융위·거래소 막판 조율 장기화…7월 초 시행도 어려울 듯HD현대로보틱스 등 대형 비상장사 상장 시점 못 잡고 대기SK에코플랜트·LS·한화 잇따라 FI 지분 환매…상장 부담 해소지주사엔 재평가 기회…대신증권, SK·HD현대 등 일제히 '매수' ◆…(사진=GPT5.5 제작)정부가 추진하는 자회사 중복상장 규제의 세부 가이드라인 발표가 거듭 미뤄지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의 막판 이견 조율이 길어지는 사이,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은 자금 조달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일부는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을 되사거나 비상장 자회사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선제 대응에 나섰지만, 이 과정에서 새로운 사각지대와 주주 갈등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가이드라인 또 연기…7월 초 시행 어려울 듯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와 거래소는 중복상장 예외 허용 기준과 주주 보호 방안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놓고 세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당초 6월 초 규정 개정 예고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최종안 마련이 늦어지고 있다. 거래소 가이드라인은 중복상장 규제의 첫 단계 성격을 갖는다. 거래소 규정으로 시장에 우선 적용한 뒤,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법제화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다만 발표 이후에도 규정 개정 예고와 의견 수렴, 시장위원회·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 의결 절차가 남아 있어, 당초 목표였던 7월 초 시행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협의가 길어지는 것은 중복상장 원칙 금지가 주주 간 갈등을 예고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 차례 세미나를 통해 가능한 방안은 다 나와 큰 그림은 잡혔지만, 이해관계자 간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세부 조율 과정"이라고 말했다. 원칙 금지, 예외 허용 중복상장 규제 논의는 지난 3월 18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출발했다. 당시 금융위는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주주 보호 부문 핵심 과제로 중복상장 원칙 금지를 제시했다. 중복상장은 알짜 자회사를 떼어내 별도 상장하면서 모회사 주주가 보유하던 핵심 자산 가치가 희석되는 '더블카운팅(기업가치 이중계산)' 문제를 낳아 왔다. 시장에서는 이를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대표적 원인으로 지목해왔다. 지배주주는 지배력을 유지한 채 외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일반주주는 지분 희석과 기업가치 훼손 부담을 떠안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당국이 내세운 안의 뼈대는 '원칙 금지, 예외 허용'이다. 자회사를 상장하려면 영업 독립성, 경영 독립성, 투자자 보호 세 요건에 대한 종합 심사를 통과해야 하며,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을 승인하지 않는다. 심사 대상도 물적분할 자회사뿐 아니라 지주회사 전환 목적의 인적분할, 신설·인수 자회사 상장까지 포함돼, 사실상 상장사의 대부분 비상장 자회사가 규제 범위에 들어간다. 쟁점은 일반주주 동의 방식…'3% 룰' vs 'MoM' 가장 큰 관심사는 중복상장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기준이다. 정부와 거래소는 상장사를 모회사로 둔 자회사가 상장하려면 모회사 일반주주의 동의를 받도록 한다는 대원칙에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어느 수준의 동의를 어떤 방식으로 받을지를 두고 막판 조율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대안은 '3% 룰'이다. 감사위원 선임 때처럼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한 상태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자회사 상장 안건을 의결하는 방식이다. 다만 일반주주 보호 효과는 크지만 자회사 상장을 지나치게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이보다 강한 '일반주주 다수결(MoM)' 방식을 도입하자는 주장도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중복상장이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익이 정면충돌하는 사안인 만큼 MoM이 반드시 담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포럼은 "자회사 상장으로 모회사 주가가 하락해도 지배주주는 재산상 피해가 크지 않은 반면 일반주주는 막심한 피해를 본다"며, 감사위원 선임에 적용되는 3% 룰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출구 막힌 기업들…FI 지분 되사고 합병으로 선회 가이드라인 발표가 지연되자 IPO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들은 발이 묶였다. 비상장 기업에 IPO는 연구개발(R&D), 설비투자, 인수합병(M&A), 해외 진출을 위한 핵심 자금 조달 창구이기 때문이다. HD현대에서 물적분할된 뒤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해온 HD현대로보틱스는 산업은행 등 FI(재무적투자자)로부터 약 1800억원 규모 프리IPO 투자를 유치한 상태로, 상장이 지연되면 성장 전략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규제를 의식한 기업들은 선제 대응에 나섰다. 가장 두드러진 방식은 FI가 보유한 지분을 되사 상장 부담을 해소하는 것이다. SK는 자회사 SK에코플랜트 상장을 추진하는 대신 FI가 보유한 전환우선주 132만7868주를 6500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외부 투자자의 수익률 요구에서 벗어나 경영 자율성을 확보하고, SK에코플랜트 지분율도 71.2%까지 끌어올렸다. LS도 LS이브이코리아(489억원), LS에코첨단소재(701억원) 지분을 FI로부터 되사왔고, 한화(한화생명금융서비스), HD현대(HD현대사이트솔루션)도 비슷한 선택을 했다. 합병이라는 새 사각지대 문제는 이런 대응이 새로운 사각지대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중복상장 규제를 피해 비상장 자회사를 상장 자회사와 합병하는 경우, 자회사 간 합병은 이사회 결의만으로 가능해 모회사 일반주주가 개입할 직접적 통로가 차단된다. 대표적 사례가 휴온스랩과 휴온스의 합병이다. 다수 FI가 투자해 있던 휴온스랩은 별도 상장을 기대했으나 휴온스와의 합병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런데 휴온스랩 지분을 보유한 휴온스글로벌 주주 입장에서는 알짜 자회사 가치가 다른 상장사 주주에게 이전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휴온스는 휴온스랩 지분을 갖고 있지 않은 데다 합병 비율도 휴온스에 지나치게 우호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며 FI들도 반발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런 합병·지분매각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알테오젠은 자회사 알테오젠바이오로직스 흡수합병을 추진하기로 했고, 일동제약(유노비아), 휴온스글로벌(휴온스랩)도 자회사 단독 상장 대신 합병으로 선회했다. 대웅제약(아이엔테라퓨틱스), 오스코텍(제노스코)은 합병이나 추가 지분 매입을 검토 중이다. 차바이오텍은 자회사 차헬스케어 지분 일부를 2000억원에 외부에 매각해 지분율을 75.6%에서 49.1%로 낮췄다. 다만 신약 개발 자회사를 합병할 경우, 그동안 상장으로 조달하던 R&D 자금을 모회사가 직접 대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지주사엔 재평가 기회 규제가 지주회사에는 재평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핵심 자회사의 사업 역량이 외부로 분산되지 않고 모회사 기업가치에 온전히 반영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대신증권은 16일 주요 지주사에 대해 SK 88만원, HD현대 41만원, 두산 222만원, 한화 16만3000원, LG 13만원, CJ 26만원, 효성 30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하며 모두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복상장 규제가 자회사 상장을 원칙적 금지로 전환하면서 예외 허용의 핵심 요건으로 모회사 일반주주의 실질적 동의를 요구한다"며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지주회사의 역할과 재무 안정성이 부각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봤다. SK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 SK에코플랜트 지분을 끌어올린 것이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경쟁력과 SK에코플랜트의 데이터센터·전력 인프라를 결합하는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두산도 비상장인 전자사업부의 가치가 모회사 기업가치를 견인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두산 순자산가치(NAV)의 절반가량이 인쇄회로기판(PCB) 핵심 소재인 동박적층판(CCL)을 만드는 전자사업부에서 나온다. 제도 도입 이후가 더 문제 업계에서는 규제 도입 이후에도 상당한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모회사와 비상장 자회사 소액주주의 이해가 상충하고, 합병·지분매각을 통한 자금 회수 방안이 또 다른 제도적 공백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동반매도참여권 같은 대체 회수 수단을 가진 FI와 달리, 비상장 자회사에 투자한 일반주주는 자금 회수 경로가 불투명해진다. 모회사와 비상장 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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