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믿고 가보자”…오천피 찍고 숨고르자 천스닥 불기둥

코스닥 7% 폭등 1064.41 마감활성화 정책·국민펀드 기대감바이오·로봇·2차전지 급등세9개월 만에 사이드카 발동돼추가 상승 낙관론 확산되지만시장 이끌 대장주 부재는 부담 코스닥지수가 1064.41 포인트로 마감한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축하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코스닥이 4년여 만에 ‘천스닥’을 탈환했다. 코스피가 올해 18% 급등하며 장중 ‘오천피’ 시대를 먼저 연 가운데, 그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이 뒤늦게 코스피 따라 잡기에 나섰다.26일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70.48포인트(7.09%) 오른 1064.41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4년 지수 체계 개편 이후 최고치이자 2021년 8월 기록한 종전 최고치(1062.03)를 넘어선 수치다. 2020년 3월 24일 8.3%(코로나19 팬데믹 폭락 후 급반등), 2023년 11월 6일 7.3%(공매도 전면 금지) 이후 가장 높은 일일 상승률을 보였다.코스닥은 이날 1003.90으로 출발한 뒤 장중 상승폭을 빠르게 키웠다.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장중 프로그램 매수 호가의 일시 효력 정지 조치인 사이드카가 9개월여 만에 발동되기도 했다.이날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이 4311억원, 기관이 2조6009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개인은 2조907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이번 급등은 특정 업종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바이오주들이 강하게 반등한 데 이어 최근 ‘피지컬 인공지능(AI)’ 테마로 주목받는 로봇주와 2차전지주까지 가세하며 지수 전반을 끌어올렸다. 그간 바이오 업종 쏠림이 반복됐던 코스닥 시장에서 상승 동력이 다변화되는 모습이다.정책 기대감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최근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기조가 재부각되는 가운데, 지난 22일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가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코스닥 3000선 달성’ 방안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해당 소식 직후 코스닥은 하루 만에 2.4% 급등해 990선까지 치솟았고, 이날도 정책 기대가 이어지는 흐름을 보였다. 벤처기업과 모험자본 투자를 확대해 첨단 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국민성장펀드’ 역시 코스닥 상장사들의 수혜 기대를 키우고 있다.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리 방향성을 가를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금리에 민감한 코스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는 구간”이라고 말했다.통계적으로 증명된 ‘1월 효과’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코스닥의 1월 평균 수익률은 12개월 중 가장 높았다. 코스닥 주요종목 상승률이날 종목별로는 코스닥 대장주인 알테오젠이 5% 가까이 반등한 것을 비롯해 에이비엘바이오(21.72%)와 상한가를 기록한 리브스메드(29.90%) 등 주요 바이오주들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로봇주 가운데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25.97%)와 상한가로 치솟은 유일로보틱스(29.93%)가 두드러졌고, 2차전지주 중에서는 에코프로(22.95%)와 레이크머티리얼즈(21.43%)의 상승폭이 컸다.삼성증권은 “올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코스피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수급이 이동하면서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며 “특히 최근 낙폭이 과대했던 바이오주 중심으로 반등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코스닥은 과거 닷컴버블 당시 3000선을 돌파한 이후 장기간 조정 국면을 겪었고, 최근에도 알테오젠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 쏠림에 따른 변동성 리스크를 노출해왔다. 다만 최근에는 피지컬 AI 확산에 따른 로봇·2차전지 등 신규 수혜 업종이 부각되며 지수 전반의 반등 동력이 확대되는 모습이다.코스피가 5000선을 돌파한 이후 단기적인 속도 조절 국면에 접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코스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도 관측됐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5000선 돌파 이후 단기적인 매물 소화는 불가피하지만 과거와 달리 정책 목표가 명확해 순환매의 방향성이 뚜렷하다”며 “코스피 대형주 차익 실현 이후 정책 수혜가 겹치는 코스닥 실적주로 자금 이동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최근 매일경제가 실시한 펀드매니저 조사에서 응답자 절반 이상이 코스닥의 20% 추가 상승 여력을 점치는 등 낙관론은 확산되는 분위기다.다만 부담 요인도 여전하다. 연초 이후 코스닥 상승률은 약 14%로 코스피에 비해 여전히 낮고 이날 기준 코스닥 주가수익비율(PER)은 103.29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27배로 코스피(PER 20.85배·PBR 1.60배) 대비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시장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확실한 대장주 부재와 상장사 실적 변동성 역시 향후 상승 지속성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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