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권 연합체 ‘유니카’, 유럽 금융권과 스테이블코인 국제거.....

유럽 스테이블코인 결제 프로젝트 ‘판게아’ 출범SWIFT·키발리스·체인링크 등 결제망 혁신 추진신한·우리 등 10여곳 국제송금·외환거래 실증 추진페어스퀘어랩, 온체인 FX거래엔진 공급 23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포인트 제로 포럼(PZF) 2026’ 현장에서 프로젝트 판게아가 공식 출범했다. 왼쪽부터 페르난도 바스케즈 체인링크 자본시장 부문 대표, 장 뤽 귀스타브 키발리스 아시아 파트너십 총괄, 김준홍 페어스퀘어랩(FSL) 대표. [사진=안갑성 기자]국내 은행권이 결성한 스테이블코인 협력체 ‘유니카(UniKA)’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유럽연합(EU) 은행권과 손잡고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송금·외환거래 모델 공동 검증에 나선다.23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포인트 제로 포럼(PZF) 2026’ 현장에서 스위프트와 유럽 민간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키발리스(Qivalis),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체인링크, 한국의 페어스퀘어랩(FSL) 등은 한국과 유럽 은행권이 참여한 스테이블코인 협력 프로젝트 ‘판게아’의 출범을 공식 발표했다.프로젝트 판게아는 자국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해외송금·차세대 외환정산 모델을 공동 연구·검증하는 프로젝트로 국내외 은행권과 블록체인 기술기업들이 참여해 다양한 활용 시나리오를 실험할 예정이다.판게아에 참여한 유니카는 국내 은행권이 글로벌 디지털자산과 스테이블코인 논의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결성한 협력체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전북은행, 케이뱅크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 10여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카는 참여기관 간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이번 프로젝트 판게아 내에서 유니카는 원화와 유로화 간 차세대 국경 간 교환 모델을 실증하는 핵심 축을 맡는다프로젝트 판게아는 전통 은행들이 기존 금융 인프라의 대규모 교체 없이도 블록체인 상에서 24시간 실시간 즉시 결제가 가능한 실증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스위프트가 은행들이 기존에 쓰던 표준 통신 메시지를 블록체인 상에 올리면 체인링크가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해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는 형태다.페르난도 바스케즈 체인링크 자본시장 부문 대표는 “은행들이 기존의 메인프레임을 당장 버릴 필요는 없다”며 “최신 블록체인 표준과 상호운용성 프로토콜을 결합함으로써 전통 금융기관들은 인터넷에서 정보가 흐르듯 가치가 효율적으로 이동하는 미래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키발리스가 제공하는 유로 스테이블코인 결제·정산 인프라에 국내 가상자산사업자(VASP)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의 모회사인 페어스퀘어랩의 자동화된 시장조성자(AMM) 기반 온체인 외환거래 엔진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정식으로 법제화되면 원화·유로 스테이블코인 간 자유로운 환전도 프로젝트 판게아에서 가능해질 전망이다.이번 프로젝트에 기술 공급사로 참여한 김준홍 페어스퀘어랩 대표는 “현재 글로벌 외환 거래의 약 90%가 미 달러를 거치고 있으며 기존 국제 외환동시결제망(CLS)은 18개 주요 통화만 지원해 비기축통화는 느리고 비싼 환거래 은행망에 의존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실제로 국제결제은행(BIS)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전체 장외(OTC) 외환 시장에서 한국 원화가 외환간 거래에서 차지한 비중은 1.8%로 2022년과 동일하게 전체 통화 중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특히 장외 금리파생상품(IRD) 시장 내 원화 비중은 2022년 0.9%에서 2025년 0.3%로 오히려 감소했다. 한국 원화는 CLS 결제망이 지원하는 18개 통화에 포함되어 거래가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글로벌 거래 비중이 낮아 파편화된 유동성 문제와 비효율성이 원화 외환(FX) 거래에서 계속돼 왔다.김 대표는 “프로젝트 판게아는 은행이 외화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대량 보유·관리하는 복잡함을 줄이고 중앙화된 유동성 풀에서 합법적으로 발행된 스테이블코인 간의 교환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이에 대해 장 뤽 귀스타브 키발리스 아시아 파트너십 총괄은 “한국과 유럽의 규제를 준수하는 스테이블코인이 안전하고 자동화된 방식으로 교환되는 비전을 상상해 보라”며 “국경 간 결제의 오랜 난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혁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프로젝트 판게아가 국내 은행 연합체와 협력에 나선 배경에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패권에 맞서려는 유럽 민간 금융회사들의 위기감이 깔려 있다.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3000억달러를 넘었지만 95% 이상을 테더(USDT), 서클(USDC) 등이 발행한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점유하고 있다. 반면 유로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여전히 6억5000만유로 수준에 머물러 있다.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측면에서 유럽이 미국 보다 빨랐음에도 불구하고 스테이블코인 기축통화 패권이 유로에서 달러로 넘어간 점이 유럽 금융권 입장에선 뼈아픈 지점이다.유럽은 지난 2024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해 가상자산을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미카(MiCA)를 제정했고 오는 7월 1일부터 전환 기간을 마치고 전면 시행 단계에 들어간다.미국은 지난해 7월 스테이블코인을 규율하는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제정한 뒤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지만, 시장 구조 전반을 규율하는 ‘클래리티법(CLARITY Act)’은 미국 전통 은행권의 거센 반발에 직면에 7월 중 미국 의회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이에 따라 유럽 민간 금융회사들은 프로젝트 판게아에서 유로 스테이블 코인 결제 인프라를 담당하는 컨소시엄 키발리스를 통해 글로벌 결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유럽 시중은행 합작법인으로 출발한 키발리스가 지난해 9월 설립 이후 8개월여 만에 BNP파리바, 도이치방크, 우니크레디트, UBS 등도 합류한 15개국 37개 금융기관 연합체로 빠르게 몸집을 키운 이유다.키발리스는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유럽의 가상자산 규제 미카(MiCA)를 준수하는 전자화폐기관(EMI) 인가를 거쳐 유로화 1대1 준비금 기반 유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계획이다.올 하반기 국내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 논의가 본격적으로 재개될 예정이다.프로젝트 판게아에 참여해 국내 금융권이 쌓은 노하우는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상호운용성과 국경 간 결제 활용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검증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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