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불쏘시개 될라' 사내대출 당국 촉각…직접규제는 신중

금감원장 '화두' 던졌지만…과도한 규제 논란·수단 한계 고심삼성전자·두나무 5억, 대부분은 많아야 1억원 안팎…사내대출도 양극화서울 서초구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배영경 한지훈 김민지 강류나 기자 = 최근 서울·동탄 등 아파트 매매가격의 오름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금융당국은 고액 사내대출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두나무 등 일부 기업의 고액 사내대출이 자칫 집값을 자극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 안팎에서 나오면서다. 하지만 사내복지 차원인 사내대출까지 규제 대상으로 삼는 데 대한 고민과 규제 수단의 한계 등으로 직접 규제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산업계에서는 고액 사내대출 복지를 누리는 기업은 일부라는 점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두나무는 5억…빗썸은 이자지원·은행은 사내대출 없어 28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앞서 노사 임금협상 합의에 따라 무주택 임직원에게 연 1.5% 금리로 최대 5억원의 주택자금을 대출해주는 제도를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회사는 제도 개시 시점과 세부 조건 등을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근속연수 6개월 이상 무주택 임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1억원 수준의 주택자금 융자 제도를 운용 중이다. 금리는 연 1.5%이며 상환 방법은 1년 거치 15년 원금 균등 상환이다. 개인신용 대출 형태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이다. 실거주 목적의 주택이어야 하며 평일 통근버스 운행 지역 또는 자기 차량으로 1시간 이내 통근 가능 지역이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사내 부부는 가구당 1인을 기준으로 신청 기회가 부여된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도 직원들에게 무이자로 최대 5억원 한도의 사내 대출을 내준다. 근속 연수 등에 따라 한도에 차등을 두고, 내부 심사위원회를 통과해야 대출이 가능한 방식이다. 반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은 애초 무이자 1억원 사내 대출을 지원했으나, 올해 들어 이 제도를 폐지했다. 대신 월 50만원 한도로 금융기관 대출 이자를 지원한다. 배우자나 부모 등 타인 명의 주택 구입 목적 대출도 포함된다. 플랫폼·게임·통신업계의 주택자금 지원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주택 구입 자금을 직접 대규모로 빌려주기보다는 금융회사 대출의 이자 일부를 보전하는 형태가 대다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IT 기업이 생활안정자금을 직접 저리로 대출하기도 하지만 한도는 대부분 5천만∼1억5천만원 수준이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과 비교하면 지원 규모가 제한적이다. 근속 연수, 무주택 여부, 부양가족 등을 기준으로 지원 대상도 선별한다. 시중은행들은 별도 사내대출 제도가 없다. 현재는 은행법에 따라 2천만원 한도로 일반자금대출, 5천만원 한도로 주택자금 대출 등만 제공한다. 별도 금리 우대 등의 혜택도 없다. 한국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도 5천만원 안팎 한도에서 시중금리 수준의 사내대출만 운영 중이다. 과거 은행권과 공공기관도 지금보다 큰 규모로 사내대출 제도를 운용했으나 지난 2021년 당시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혁신지침 개정 등을 거치며 규모가 축소되거나 아예 폐지됐다. 발언하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금감원장, 화두 던졌지만…사적영역 직접 규제엔 '신중' 금융당국은 최근 일부 기업의 고액 사내대출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내부적으로 점검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수도권·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을 최대한도 6억원으로 설정한 6·27대책과, 주택가격 구간별로 대출한도를 차등화한 10·15대책 등 강력한 대출규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하며 수요 억제 정책을 추진해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고액 사내대출이 집값 상승을 자극하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부동산 시장 안팎에서 제기되자 당국도 문제의식을 가진 걸로 보인다. 이찬진 원장이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공익을 위해 일정 부분 규제가 필요하다"며 "마음 같아서는 (규제)하고 싶지만 자본주의 체계상 한계 등을 고민하고 있다"는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다만 금융당국은 실제 규제를 가하는 데는 신중한 모습이다. 사내복지인 사내대출을 규제의 영역으로 삼는 것에 관한 고민이 읽힌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논쟁거리가 되고 있기 때문에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지나치게 사적인 영역까지 정부가 규제하는 것이 맞는지,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지에 관한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규제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 역시 한계다. 기업이 사원을 대상으로 사내대출을 제공할 때 서울보증보험(SGI)의 보증상품을 활용하거나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등 방식이 다양해, 일괄적인 규제가 어렵고 효과도 떨어진다. 이렇다 보니 직접 규제보다는 한국경제인협회 등 유관 단체를 통해 산업계의 자발적 협조를 구하는 방안이 오히려 현실적일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고액 사내대출은 일부 기업의 사례에 그친다는 점에서 소외감과 규제로 인한 불이익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판교에 위치한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국이 사내대출 규제를 검토할 경우 대출 원금의 직접 제공 여부와 지원 규모, 금리, 지원 대상, 주택구매 목적 등을 구분해 제도의 실질적인 주택 구매력 확대 효과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kbae@yna.co.kr 한상용(gogo213@yna.co.kr) 한지훈(hanjh@yna.co.kr) 김민지(jakmj@yna.co.kr) 강류나(new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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