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애플, 미 블랙리스트 中 메모리 구입 로비"

[파이낸셜뉴스] 메모리 가격 폭등 여파로 가격 인상을 예고한 애플이 마진 확보를 위해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메모리를 구입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는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 연 메모리 부족으로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한 애플이 미국 행정부 블랙리스트에 등재된 중국 반도체 업체로부터 메모리를 확보하기 위해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소식통 6명을 인용해 애플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중국 CXMT의 메모리를 구입하는 것을 허가해 주도록 로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애플이 한 달여 전부터 상무부와 접촉하고 있다면서 다른 정부 부처와 워싱턴 정가의 우호 세력에 손을 뻗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미중 해빙 속에 선제적 리스크 차단 애플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나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같은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메모리를 사는 것이 금지돼 있지는 않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 둘을 인민해방군 연계 업체로 등재했다. 국방부 블랙리스트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어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 로비에 나선 것이다. 애플은 앞서 24일 노트북 컴퓨터 맥북과 태블릿 PC 아이패드 가격 인상을 예고해 주가가 폭락하면서 시가총액 2630억달러가 사라졌다. 역대 두 번째 폭락세다. 당시 애플은 메모리 가격 급등을 이유로 댔다. CXMT를 메모리 공급 업체로 확보하면 애플은 메모리 부족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애플은 최근 미중 관계 해빙 분위기에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나 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했다. 당초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적용하려던 신규 기술 관련 수출 금지 조처도 철회했다. 국방부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기업과 거래하는 것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기업 명성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문제는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이다. 이른바 '수출통제 대상(Entity List)'에 지난해 CXMT가 포함됐다. 그렇지만 백악관은 이 추가 수출 통제를 유보했고 CXMT의 등재는 유보됐다. 중국과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행정부 허가 여부는 미지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소식통은 애플이 CXMT의 메모리 반도체를 구입하는 것을 행정부가 허가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나중에 CXMT가 상무부 수출통제 리스트에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백악관의 태도 역시 모호하다. 중국과 해빙 분위기 속에서도 급속한 개선에는 제동을 거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국방부는 블랙리스트(1260H)를 업데이트했지만 한 시간도 채 안 돼 이를 철회했다. 일부 전언에 따르면 국방부의 누군가가 명단에서 CXMT와 YMTC를 제외했고, 백악관이 이에 격노했다. 이달 국방부가 다시 공개한 리스트에는 이 두 메모리 업체가 재등재됐다. 의회도 문제다. 애플이 CXMT로부터 메모리를 구매하는 것을 행정부가 허가하려 하면 이에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중국위원회)의 위원장인 공화당 존 물레나 의원은 FT에 "애플이 중국 군사기업을 파트너로 선택하는 것은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레나 의원은 "(중국 공산당의) 핵심 공급망 지배계획 성공을 돕는 것은 우리나라의 기술 산업과 경제를 중국에 더 의존하게 만든다"면서 특히 "지금은 우리가 반드시 우리 동맹들과 기술 공급망을 안전하게 구축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앞서 애플은 2022년에도 중국에서 판매하는 아이폰에 YMTC 메모리 칩을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다 역풍을 맞은 바 있다. 당시 상원정보위원회 공화당 간사였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애플이 불 장난을 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 산업도 위험에 빠뜨려" 허드슨연구소 안보 전문가인 마이클 소볼릭은 "중국산 핵심 광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로 하고, 그만큼이나 중요한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새로운 대중 의존도를 승인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미 전직 관리도 애플이 중국의 보조금을 받는 업체로부터 메모리를 구매하도록 당국이 허가하면 또 다른 산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트럼프가 미 메모리를 우리의 안전과 경쟁력 유지를 위해 장려하겠다는 의지를 보일 수도 있지만 팀 쿡(애플 최고경영자(CEO))이 더 많은 마진을 쥐어짜도록 하면서 이런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메모리 산업은 중국 이외 지역에서 미국 마이크론과 한국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3개 업체에 집중돼 있다. 중국은 이 3개 업체가 장악한 메모리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CXMT를 비롯한 토종 업체들에 막대한 지원금과 혜택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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