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에 푹 빠져 퇴사…대형 브랜드 협찬 받는 커뮤니티 대표됐다 [.....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등산 및 숲길걷기를 즐긴 사람은 약 3000만명으로 이중 2030세대가 핵심 신규 유입층으로 떠올랐다. 사진 카우치 포테이토 지난달 16일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의 한 캠핑장. 초여름 바람이 부는 초지 위로 수십 동의 텐트가 줄지어 들어섰다. 150명의 참가자는 12km의 하이킹을 마친 뒤 산너미 목장에서 노을을 감상하고, 지역 별미인 송어회를 나눠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산 정상에서만 건질 수 있는 인생 샷 명소 곳곳에는 스웨덴 아웃도어 브랜드 피크 퍼포먼스의 깃발이 펄럭였다.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 3200여 명. 그런데 오프라인 행사를 하면 참가자 수백명이 몰리고 하이브로우·도쿄크래프트·브루클린웍스 등 캠핑 관련 브랜드는 물론 오리온과 롯데칠성음료 등 식음 브랜드까지 수십 개 브랜드가 협찬사로 이름을 올리곤 한다. 최근 아웃도어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커뮤니티 ‘카우치 포테이토’ 얘기다. 그저 좋아하는 캠핑을 유튜브 콘텐트로 만들고, 그러다 알게 된 크리에이터와 함께 오프라인 행사를 열었다. 그러자 함께 하고 싶다는 참가 문의가 쇄도했고, 유명 브랜드까지 협찬에 나섰다. 이렇게 매력적인 아웃도어 커뮤니티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캠핑 커뮤니티 브랜드 카우치 포테이토를 공동 창업한 고일환 대표를 지난 5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좋아하는 일 하려고 퇴사했다”…마니아가 키운 커뮤니티 고 대표는 식품회사에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6년 전 백패킹에 매력에 빠진 뒤 주말마다 산과 들을 찾았다. “1만원만 벌어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퇴사 후 전업 유튜버가 됐다. 카우치 포테이토는 캠핑 유튜버 기쟁니캠핑·꼬순네·귤섬 그리고 고 대표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채널 ‘캠핑앤스타일’까지 네 팀의 크리에이터가 함께 운영하는 공동 커뮤니티 브랜드다. '캠핑앤스타일'이라는 SNS 채널로 3만명의 팔로워를 모은 고일환 대표는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인플루언서 3팀과 행사 커뮤니티인 카우치 포테이토를 결성했다. (오른쪽 사진) 왼쪽부터 유튜버 기쟁니캠핑 부부, 귤섬, 꼬순네, 고일환 대표 고 대표는 “처음부터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보다 우리가 좋아하는 아웃도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자연스러운 장을 만들고 싶었다”고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크리에이터들과 온라인으로 소통했던 구독자가 현장으로 모이자 브랜드 역시 관심을 보였다. 기대 없이 시작한 오프라인 행사는 1년여 만에 수익을 냈다. 고 대표는 이를 “실제 아웃도어 애호가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 결과”라고 했다. 행사 프로그램도 일반적인 브랜드 행사와 다르다. 참가자들은 함께 트레킹을 하고, 지역 식재료로 만든 식사를 즐기고, 다음 날에는 함께 달리며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낸다. 혼자 참가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고 대표는 “나 역시 내향인이라 어색함을 줄이는 방법을 고민했다”며 “조별 활동 같은 프로그램을 기획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결집하고, 오프라인에서 만난다. 카우치 포테이토의 최대 강점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든다는 점이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크리에이터들의 유튜브와 SNS를 통해 현장 경험이 재가공된다. 하루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끝없이 확산하며 다음 참가자를 끌어들인다. 고 대표는 “크리에이터들이 함께 운영하는 조직이다 보니 콘텐트 제작 역량이 강하다”며 “다른 커뮤니티와의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강원도 평창군에서 개최한 고트 캠핑 행사. 카우치 포테이토는 원래 ‘TV 앞 소파에 누워 감자칩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주말마다 자연으로 향하는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정반대라는 점이 이름을 선택한 이유다.사진 카우치 포테이토 요즘 브랜드에 중요한 것은 규모보다 밀도다. 아웃도어 업계에서 카우치 포테이토가 주목받는 이유는 참가자 수 때문이 아니라 브랜드가 원하는 소비자가 모여 있다는 점 때문이다. 고 대표는 “행사에 오는 사람들은 이미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고 관련 장비와 의류에 관심이 많다”며 “브랜드 입장에서도 불특정 다수에게 광고하는 것보다 실제 사용자와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브랜드와의 협업 방식도 단순 협찬을 넘어 공동 기획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녹스 웨어는 올해 카우치 포테이토와 함께 백패킹 행사를 열고 브랜드가 추구하는 ‘입는 장비(Wearable Gear)’ 콘셉트를 참가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피크 퍼포먼스 역시 서울 인왕산 하이킹과 강원도 평창 백패킹 행사를 공동 기획하며 참가자들과 접점을 만들었다. 조정인 아머 스포츠 상무는 “많은 브랜드가 자체 커뮤니티를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투자 비용도 많이 들고, 무엇보다 소비자가 접근하는 인식이 일반 커뮤니티와는 다르다”며 “이미 또렷한 개성을 가진 커뮤니티와 협업해 관여도 높은 소비자와 관계를 맺으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행사는 모닝 스트레칭과 러닝, 하이킹 등 참가자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진 카우치 포테이토 카우치 포테이토와 같은 커뮤니티가 성장한 배경에는 최근 아웃도어 문화의 변화도 있다. 고 대표는 “오토캠핑 중심이던 시장이 백패킹과 트레일 러닝처럼 가볍고 기동성 높은 활동으로 이동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봤다”면서“예전에는 장비 수집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패션으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내는 감각적인 인플루언서들이 늘었고, 이들을 따라 2030 젊은 세대들이 유입되면서 커뮤니티가 확장하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규모는 작더라도 취향이 선명하고 참여 밀도가 높은 커뮤니티는 하나의 매력적인 브랜드이기도 하다. 하이킹 행사 전문인 ‘오티티(OTT)’와 러닝 모임 ‘오키로만(5kmman)’ 역시 커뮤니티-브랜드 협업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커뮤니티 활동과 직접 관계된 아웃도어 브랜드뿐 아니라 커피나 간편식 등 F&B 브랜드도 행사에 스폰서로 참여한다. 일부 커뮤니티는 협업을 넘어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트레일 러닝 모임 ‘풀라르’는 기능성 의류와 신발을 선보이고 대학교 러닝 모임에서 출발한 ‘러닝 라이프’는 의류뿐 아니라 러닝 전용 앱을 출시해 스포츠 활동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2030세대 아웃도어 문화는 등산·백패킹·트레일러닝 등으로 세분화되며 취향 기반 커뮤니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사진 카우치 포테이토 카우치 포테이토 역시 단순히 행사를 여는 취미 모임이 아니라, 사람들이 먼저 찾고 브랜드가 함께하고 싶어 하는 아웃도어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고 대표는 “아웃도어 행사 자체도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해외에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꿈인데, 사람들이 카우치 포테이토라는 이름을 믿고 찾아오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비크닉이 브랜드라는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내는 무대 뒤편의 기획자들을 만납니다. 브랜드의 핵심 관계자가 전하는 ‘오피셜 스토리’에서 반짝이는 영감을 발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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