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도 나락, 점심값이라도 벌어야지"…걷기만 해도 돈주는 '앱테크.....

걷고 출석만 해도 포인트 적립…고물가 시대에 생활형 재테크 인기지자체부터 은행·보험사까지 경쟁…"건강 챙기고 소비 줄인다" 인식직접 써보니 식사·커피값 '0원'…걷기가 생활비가 되는 시대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1만1000원짜리 식사를 주문한 뒤 '손목닥터9988'로 결제했다./사진=서윤경 기자 다 올랐습니다. '내 월급' 빼고 모든 게 오른 듯 합니다. 점심 한 끼, 커피 한 잔이 걱정인 독자 여러분을 위해, 돈이 되는 소비의 방법을 공유해 드립니다. [단내나는 짠테크] 그 열두 번째 이야기는 건강과 함께 밥값, 커피값도 챙기는 '걷기 앱테크'입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직장인 김모씨(33)는 평소 회사 근처 구내식당을 자주 찾는다. 고물가 시대 점심값을 아끼기 위한 '짠테크'다. 그러다 가끔씩 눈여겨본 식당에서 조금은 비싼 메뉴를 주문한다. 점심 식사비는 '공짜'. 정확히 말하면 발품 값이다. '모든 게 비싸진' 시대에 스마트폰을 활용한 '앱테크(애플리케이션+재테크)'가 일상에 들어왔다. 걷기, 달리기 등 간단한 미션을 수행하거나 출석을 체크하는 활동만으로도 소액을 적립하는 일종의 생활형 재테크다. 김씨도 이날 걸어서 모은 포인트로 점심값을 지불했다. 그는 "소액이라 모으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도움이 된다"며 "이제는 퇴근하면 앱을 열어 걸음 수를 체크해 적립하는 게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공공앱…서울시 '손목닥터9988' 이달 초 꾸준히 8000보 이상을 걸으면서 손목닥터 앱에는 매일 100원씩 적립됐다. 닷새째 되던 날 앱은 500원을 추가로 제공했다. /사진=손목닥터9988 공공형 앱테크하면 떠오르는 건 서울시의 건강관리 플랫폼 '손목닥터9988'이다. 서울시민이나 서울 소재 직장인이 걷기와 건강 미션을 수행하면 포인트를 지급한다. 하루 8000보(70세 이상은 5000보)를 달성하면 매일 100포인트, 100원이 적립된다. 일주일에 5회 이상 미션을 수행하면 500포인트가 추가 지급돼 최대 1200포인트까지 모을 수 있다. 이를 서울페이로 전환하면 병원·약국·편의점·식당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최대 적립 한도는 10만 포인트, 10만원이다. 혜택도 확대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앱을 개편해 월 20일 이상 하루 8000보를 달성한 이용자에게 일부 민간 보험상품의 보험료를 최대 10%까지 12~60개월 할인받을 수 있는 혜택을 추가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과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이 판매하는 일부 질병보험 상품이다. 대중교통 이용 혜택도 있다. 티머니GO와 회원 정보를 연동하면 교통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고 하루 8000보를 달성한 이용자는 추첨을 통해 최소 1마일리지부터 최대 100만 마일리지까지 받을 수 있다. /그래픽=챗GPT, 자료=엠브레인 패널딥데이터 손목닥터의 장점은 단순히 포인트를 모으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걷기를 생활화하면서 건강 개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1~2025년 참여자 218만명 분석 결과에 따르면 주 3회 이상 목표 걸음 수를 꾸준히 달성한 적극 참여자는 그렇지 않은 참여자보다 외래·입원 의료비 증가 폭이 26만7593원 적었다. 돈도 벌고 건강도 챙기는 효과가 알려지면서 이용자도 청년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4월 리서치회사 엠브레인의 패널딥데이터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올해 2월 기준 20대 설치자 수와 이용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46.5%, 46.9% 증가했다. 30대와 40대 역시 각각 19.7%, 21.6%의 설치자 증가율을 보였고, 50~60대도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은행·보험사도 '걷기 경쟁' 국민은행 '매일걷기'(왼쪽)와 신한은행 '신한 50+'에서도 일정 수준을 걸으면 포인트나 현금을 지급한다./사진=각사 앱 캡처 민간에서도 걷기 앱테크 경쟁이 치열하다. 만보기 앱인 캐시워크는 걸음 수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하고 이를 편의점과 카페 기프티콘 등으로 교환할 수 있다. 머니워크와 슈퍼워크도 걷기뿐 아니라 퀴즈와 미션 수행을 통해 추가 포인트를 제공한다. 금융권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토스는 만보기 서비스를 통해 걸음 수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시중 은행들도 걷기 기반 리워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금융 통합앱 모니모는 하루 5000보 이상 걸으면 '젤리'를 지급하고, 10일 연속 목표를 달성하면 추가 보상을 제공한다. 적립한 젤리는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교보생명의 '교보라플'도 걷기와 미션을 수행하면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직접 써 보니 점심도, 커피도 '0'원 '손목닥터9988'로 적립한 포인트를 서울페이로 전환한 뒤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1만1000원짜리 식사를 주문해 결제했다./사진=서윤경 기자 이제 실행에 옮길 차례다. 고백하자면, 1년 전 손목닥터를 설치한 상태였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면 목적지에 도착하기 두, 세 정거장 먼저 내려 걸었다. 하루 목표 걸음 수가 부족한 날이면 집에 들어가기 전 동네를 한 바퀴 더 돌기도 했다.손목닥터를 사용하면서 주거래 은행의 앱에서도 걷기 포인트를 쌓기 시작했다. 하루 100원을 주는 손목닥터와 달리 은행은 조금 인색했다. 7000보를 걸어서 받을 수 있는 게 7~10포인트였다.처음 사용하는 터라 시행착오가 있기는 했지만, 손목닥터에 찍힌 4만5200포인트를 서울페이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은행 앱에 있던 5700포인트, 5700원으로 프랜차이즈 카페의 음료 쿠폰도 교환했다.먼저 서울페이 앱을 열어 가맹점을 검색했다. 현재 위치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가까운 식당, 편의점, 약국 등이 지도에 빽빽히 올라왔다. 그 중 영업 중인 식당을 찾아 1만1000원짜리 메뉴를 주문했다.서울페이 QR코드를 열어 식당의 단말기에 인식시키니 잠시 후 '결제 완료'라는 안내가 나왔다. 공짜라는 생각 때문인지 평소보다 밥맛도 좋은 듯 했다.식당 주인은 "서울페이나 제로페이 이용자가 생각보다 많다"며 "손님 유입에 도움이 되니까 이 건물 안 식당들 대부분이 가맹점으로 등록돼 있다. 결제가 안 되면 손님이 다른 식당으로 갈 수 있어 가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서울 여의도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국민은행 걷기 포인트로 확보한 무료 쿠폰을 이용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결제했다. /사진=서윤경 기자, 국민은행 앱 캡처후식은 예정돼 있었다. 식당 근처 프랜차이즈 카페를 찾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결제는 은행 앱에서 받아둔 무료 쿠폰으로 했다.이렇게 이른 저녁과 커피 모두 해결하고도 실제 지갑에서 빠져나간 돈은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하루 목표였던 8000보를 채웠고 손목닥터와 은행 앱에는 포인트가 적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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