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삼계탕, 식당 대신 집으로…호텔까지 뛰어든 ‘보양식 HMR’ 전쟁

삼계탕 한 팩 가격이 4만7000원이다. 서울 지역 삼계탕 외식 평균 가격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업체들이 1만∼2만원대 제품을 중심으로 보양 간편식 시장을 넓혀온 가운데 호텔업계는 고급 식재료와 셰프의 조리법을 앞세워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서 호텔 단지를 운영하는 서울드래곤시티가 복날을 앞두고 온라인 전용 가정간편식(HMR) ‘흑화고 토종 삼계탕’을 내놓는다. 판매는 25일부터 시작했다. 서울드래곤시티의 신제품에는 일반 육계보다 육질이 단단하고 지방이 적은 토종닭이 사용됐다. 인삼을 아홉 번 찌고 말린 흑삼과 향이 짙고 식감이 쫀득한 흑화고도 넣었다. 별도의 재료 손질 없이 제품을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다. 호텔에서 판매하는 보양식을 식당이 아닌 집에서 즐기려는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지만 가격은 외식 삼계탕보다 높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최근 서울 지역 삼계탕 1인분 평균 가격은 1만8150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3.7% 올랐다. 서울드래곤시티 제품 가격은 이 평균의 약 2.6배다. 가격 부담을 낮춘 일반 간편식과 경쟁하기보다 호텔 브랜드와 식재료, 선물 수요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보양식 간편식 수요는 외식비 상승과 이른 더위가 맞물리면서 빠르게 늘고 있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올해 3∼5월 자사 삼계탕 간편식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했다. 기온이 크게 오른 5월 판매량은 55% 늘었다. 신세계푸드는 기존 ‘올반 영양삼계탕’과 ‘올반 삼계탕 정’에 고대 곡물 파로를 넣은 ‘올바르고 반듯한 파로 삼계탕’을 추가하며 제품군을 넓혔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들깨가루와 누룽지를 넣은 ‘비비고 들깨누룽지 삼계탕’을 출시했다. 닭을 삶는 열처리 공정을 개선해 간편식 삼계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뼈 부스러짐을 줄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오뚜기도 지난달 국내산 냉장 닭을 사용한 ‘능이 삼계탕’을 선보였다. 동원F&B는 흑염소탕과 우족도가니탕 등으로 여름 보양 간편식 범위를 삼계탕 밖으로 넓혔다. 식품업계 제품은 비교적 낮은 가격과 간편한 조리법을 앞세운다. 외식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이 2만원에 가까워지면서 집에서 여러 제품을 골라 먹으려는 수요를 흡수하는 방식이다. 호텔업계는 가격보다 식재료와 브랜드 경험을 강조한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자사 온라인몰에서 삼계탕 4팩 선물세트와 민물장어구이 세트를 20% 할인 판매하는 ‘삼복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삼계탕에 갈비미역국과 육개장 등을 묶은 HMR 세트도 내놨다. 호텔 식당에서는 전복과 해삼, 낙지, 장어, 한우 등을 활용한 여름 한정 메뉴를 선보이고, 온라인에서는 보관과 배송이 쉬운 간편식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는 방식이다. 보양 간편식 시장의 경쟁 구도도 뚜렷해지고 있다. 식품업체가 가격과 편의성, 익숙한 브랜드를 내세운다면 호텔은 고급 식재료와 셰프의 조리법, 선물용 수요에 무게를 둔다. 다음 달 초복을 앞두고 관련 제품 출시와 할인 행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외식 삼계탕보다 비싼 4만원대 호텔 간편식이 집에서 즐기는 보양식 시장에 새로운 가격대를 만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Copyright ⓒ 세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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