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D] ‘2000억원’만 구하면 홈플러스는 살아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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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금 확보는 회생의 필요조건…정상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 많아국내외 커머스 분야에선 새로운 흐름에 맞춰 변화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흥미로운 현상도 생기고 논란이 발생하기도 하죠. 디지털데일리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이야기들을 찾아 전달하고자 합니다. ‘트렌디’한 소비자가 되는 길, 시작해볼까요? <편집자 주>최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으로 임직원 및 협력업체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16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이날 홈플러스 주주사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은 홈플러스에 물품을 납입하는 소상공인들이 원활히 결제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사재를 출연한다고 밝혔다.2025.3.16 [ⓒ연합뉴스][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최근 대형마트 홈플러스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이 한목소리로 외치는 숫자,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2000(억원)입니다. 회사와 일반노조, 직원 대의기구인 한마음협의회는 물론 협력사와 입점 점주들까지 정부와 메리츠금융그룹을 향해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촉구하고 있습니다.반면 메리츠는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추가 자금 지원에는 나섰지만, 법적 책임과 회수 안정성을 고려하면 1000억원이 현실적인 한계라는 입장입니다. 홈플러스 회생의 분수령으로 떠오른 ‘2000억원’이 과연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28일 기준, 현재 홈플러스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운영자금 확보입니다. 서울회생법원은 오는 30일까지 자금 조달 계획을 마련하라고 요구한 상태입니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가 장기화되면서 운영자금이 대부분 소진됐고, 납품대금과 임금 지급 등 정상적인 영업을 이어가기 위한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있지요.회사와 일반노조는 법원이 제시한 시한까지 2000억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파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주장합니다.그래도 홈플러스는 회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지난해 회생절차 개시 이후 점포 축소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등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익스프레스 매각 절차도 마무리했습니다. 회사 측은 부채가 자본을 초과한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아니며, 회생절차가 연장되고 자산 정리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부채 변제와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직원들과 협력사들도 회생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직원 대의기구인 한마음협의회는 협력사와 입점 점주들의 뜻을 모아 국민신문고에 정부 지원을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했습니다.서울회생법원의 운영자금 확보 요구가 나온 이후 불과 이틀 만에 직원과 협력사, 입점 점주 등 1만1480명이 서명에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정부가 회생을 위한 운영자금 확보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이 4월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리츠타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사진=왕진화 기자]노동계와 정치권의 압박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정부와 메리츠를 향해 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마트산업노동조합과 진보당은 정부가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 간 갈등을 직접 중재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앞서 전단채 피해자들은 지난 26일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사재 출연과 책임 자본 투입을 촉구하며 회생 재원과 현금 흐름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회사가 2000억원을 강조하는 이유는 단순히 영업을 이어가기 위한 자금 이상의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홈플러스와 일반노조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하면 회생을 통한 채권 회수 가능성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특히 메리츠가 담보신탁으로 확보한 점포 자산을 통해 청산 시 원리금과 연체이자를 우선 회수할 수 있는 구조인 만큼, 단기적인 금융 수익보다 회생을 통한 상생을 선택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이에 대해 메리츠는 회생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추가 자금 지원 규모와 조건을 둘러싼 현실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메리츠는 최근 주주들에게 공개한 입장문에서 홈플러스 입점업체와 납품업체, 근로자들의 생계와 고용을 고려해 1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 지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다만 주주가치 훼손과 경영진의 배임 우려 등을 감안해 지원 규모를 제한했으며, 대출의 상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의 보증 제공을 필수 조건으로 내걸었다고 밝혔습니다. 메리츠는 “홈플러스의 파산이 아니라 회생을 통해 원리금을 회수하는 것이 최선”이라면서도 추가 협상이나 조건 완화에는 선을 그었습니다.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원들이 청와대를 향해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2026.4.15[사진=연합뉴스]쟁점은 ‘회생을 원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만큼의 위험을 감수할 것이냐’에 모아집니다. 홈플러스는 2000억원이 확보돼야 회생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메리츠는 회생을 지원하더라도 회수 가능성과 법적 위험을 고려하면 1000억원이 현실적인 한계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역시 절반인 1000억원에 대해서만 연대보증 의사를 밝힌 상태입니다.업계에서는 2000억원 확보가 회생의 필요조건이라는 데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그것만으로 정상화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긴급 운영자금은 당장의 영업을 이어가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이후 회생계획안 인가와 ▲지속적인 영업 현금흐름 확보 ▲채권단과의 합의 ▲수익성 개선 등 넘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결국 홈플러스 회생의 성패는 2000억원이라는 숫자 하나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오는 30일까지 운영자금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다음달 3일 회생계획안 인가 절차를 넘는 것이 첫 번째 관문이라면, 그 이후에는 실제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2000억원은 회생의 종착점이 아니라, 정상화를 향한 출발선에 더 가까운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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