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에 LNG 초저온 유지 핵심 소재 공급…무탄소 에너지용 개발도...

LNG선박 탱크용 보냉재 전문 생산3대 조선사 LNG선 물량 절반에 납품2023년 창사 첫 수주잔고 2조원 달성수소·암모니아·LCO2 미래 에너지용도 준비 박차“2029년까지 수주 확보…매출 8400억원 예상”동성화인텍 창고 부지에 초저온 보냉재에 들어가는 강화폴리우레탄폼이 쌓여 있다. [동성화인텍 제공]<그 회사 어때?>세상에는 기업이 참 많습니다. 다들 무얼 하는 회사일까요. 쪼개지고 합쳐지고 간판을 새로 다는 회사도 계속 생겨납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도, 수년을 하던 사업을 접기도 합니다. 다이내믹한 기업의 산업 이야기를 현장 취재,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쉽게 전달해드립니다.[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지난 9일 찾은 동성화인텍 안성 공장, 폴리우레탄을 발포시켜 만든 길이 185m의 보냉재 블록이 생산 라인에서 나오자 직원 8명이 곧바로 손전등을 들고 다가섰다. 사내 연구소 소속인 이들은 손전등으로 보냉재 이곳 저곳을 비추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하자 여부를 꼼꼼하게 확인했다.이렇게 1차 검수를 마친 보냉재 블록은 곧바로 다음 공정에 들어간다. 보냉재의 안정성을 더하기 위해 금속 방벽과 자작나무 합판을 덧붙여 총 6개의 레이어를 만드는 작업이다.김홍구 동성화인텍 생산담당 부장은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이 누수 없이 완벽하게 LNG를 운반할 수 있도록 모든 공정에 철저한 점검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조선 3사 모두 찾는 LNG 운반선 필수 자재동성화인텍 안성 사옥에서 김홍구 생산담당부장이 자사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선박 모형의 파란색 부분인 화물창 안쪽 벽면에 동성화인텍 보냉재가 적용된다. [동성화인텍 제공]동성화인텍은 조선 업계 최대 수출 효자 품목인 LNG 선박의 핵심 기자재, 보냉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보냉재는 말그대로 ‘보냉(保冷)’, 냉기를 보존하는 재료다. 보냉재는 LNG를 담은 탱크 안쪽 벽면을 40~50cm 두께로 감싸 LNG를 영하 163도의 초저온 상태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국내 조선 3사가 모두 동성화인텍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동성화인텍은 초기 폴리우레탄 생산 기업으로 시작했으나 1990년대 초저온 보냉 기술을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 최근 들어선 조선업 호황 국면에서 LNG선박용 보냉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동성화인텍도 특수를 맞았다. 지난 2023년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수주잔고 2조원을 달성했다.이날 안성공장 부지 곳곳엔 생산을 마친 보냉재들이 성인 2명 키를 훌쩍 넘는 높이로 쌓여있었다. 액체 상태의 폴리우레탄을 화학 작용으로 부풀려 직사각형 모양의 단단한 단열재로 만드는 등 총 8개 공정을 마친 결과물이다. 이곳에서 2주가량 숙성을 거친 보냉재를 조선소들이 가져가 선박 건조에 쓴다. 김경민 조선사업본부 영업1팀 팀장은 “조선 3사가 수주한 물량 60%의 보냉재를 동성화인텍이 납품하고 있다”고 말했다.글로벌 LNG 투자가 활발한만큼 동성화인텍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김경민 팀장은 “올해만 해도 최소 80~100척의 LNG선박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9년 물량까지는 이미 수주가 완료됐다”고 설명했다.LNG용 보냉재를 필요로 하는 분야도 확대되고 있다. 김두용 동성화인텍 연구기획팀장은 “국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LNG를 선박으로 운반하는 것을 넘어서 연료 자체를 LNG로 쓰는 선박도 늘어나고 있다”며 “LNG 화물창용 보냉재에서 연료탱크용 보냉재에서도 매출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수주 2조 돌파에 생산능력도 1.5배 증설동성화인텍 안성 공장에서 자동화 로봇이 보냉재 생산 공정을 하고 있다. [동성화인텍 제공]수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동성화인텍 공장도 지난 몇 년간 분주하게 증설 작업을 진행했다. 안성공장은 2023~2024년, 통영공장은 2024~2025년 각각 증설을 거쳐 주력 제품인 ‘마크3’와 ‘NO96’ 생산라인을 추가했다.이에 생산능력은 2022년 20척의 선박에 납품 가능한 수준에서 지난해에는 34척으로 늘었다. 김홍구 부장은 “특히 신설 라인에는 자동화 설비를 적용하면서 생산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설명했다.이같은 설비 투자를 기반으로 동성화인텍은 올해 매출 840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이었던 지난해 매출 7422억원, 영업이익 726억원을 뛰어넘은 금액이다. 동성화인텍 실적은 2024년 5974억원, 2023년 5337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수주잔고 역시 2023년 2조원을 달성한 이래 2024년 2조4634억원, 2025년 2조1376억원을 유지하고 있다.0.001% 품질 싸움…국내 기술 선도김두용 동성화인텍 연구기획팀장이 연구개발(R&D) 설비를 소개하고 있다. [동성화인텍 제공]제품 성능 향상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보냉재 성능을 좌우하는 지표는 일일기화율(BOR)이다. LNG 선박이 LNG를 운반하는 동안 자연 기화하는 손실량을 나타내는 수치다. 김두용 팀장은 “BOR 기술은 0.001% 단위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만약 BOR이 0.005%라면 대형 선박 기준 1년에 8억원, 통상 30년인 선박 수명으로 보면 300억원까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선주들이 보냉재를 채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가 바로 BOR이다.동성화인텍은 경쟁사들 중에선 가장 빠른 속도로 BOR 수치를 개선해왔다. 김두용 팀장은 “기존에는 BOR를 낮추기 위해 보냉재 두께에만 의존했으나, 동성화인텍은 보냉재 단열을 결정 짓는 기포 수를 2배 늘리는 방식으로 BOR을 획기적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이를 통해 동성화인텍은 2014년 국내 최초 BOR 0.085% 달성을 시작으로, 2013년 BOR 0.09%, 2017년 BOR 0.07% 등 수치를 갱신했다.최근에는 노르웨이선급협회(DNV)로부터 LNG 운반선 단열재에 대한 ‘탄소발자국’ 검증을 완료해 성능을 인정받기도 했다. DNV 검증에 따르면 해당 단열재는 채취, 운송, 생산, 폐기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이 33% 낮다.수소·암모니아 미래 에너지용 제품도 개발최근에는 미래 선박을 위한 보냉재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LNG는 친환경 연료로 불리지만 온실가스 배출이 적지 않아, 국제기관들이 요구하는 ‘무탄소’ 기준을 충족하긴 어렵다. 이에 동성화인텍은 미래 에너지로 꼽히는 액화이산화탄소(LCO2), 수소, 암모니아 등에 대응하는 제품을 모두 개발하고 있다.현재 기술력이 가장 앞선 분야는 LCO2로 이미 기자재 승인까지 획득했다. 동성화인텍은 케이조선, 선보공업 등과 함께 개발한 LCO2 화물탱크에 대한 개념승인(AP)을 2024년 한국선급(KR)으로부터 획득했다. LCO2의 경우 저온에 더해 고압까지 견뎌야해 더욱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수소 분야에선 2021년부터 액체수소 상용차 탱크에 들어가는 국책과제를 수행해, 올해 시장 진입 준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두용 팀장은 “상용차의 경우 충전 시간, 효율 등의 문제로 수소 에너지가 가장 적합하다”며 “관련 시장이 개화하는대로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암모니아 분야의 경우 추진선용 연료 탱크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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