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게이트, 'VPN·방화벽' 캐시카우가 양자·AI 도전의 토대

주갑수 엑스게이트 대표가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엑스게이트경찰청 바디캠 영상 보안부터 CU 편의점 결제망, KB국민은행·신한은행 금융 인프라까지.네트워크 보안 전문 기업 엑스게이트가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한 보안 제품 납품처의 일부다. 양자보안과 인공지능(AI) 방화벽이라는 미래 청사진이 이날 전면을 장식했지만 그 아래에는 2010년 설립 후 약 15년간 쌓아온 가상사설명(VPN)과 방화벽 사업이라는 두꺼운 토대가 깔려 있다. VPN은 인터넷을 마치 회사 전용선처럼 쓸 수 있도록 암호화된 통신 구간을 만드는 기술이다. 재택근무자나 지점 간 데이터 전송에 필수적인 보안 인프라다. 방화벽은 건물 출입구의 보안 게이트처럼 기업 네트워크로 들어오고 나가는 데이터를 검사해 허가되지 않은 접근을 막는 보안 장비다.주갑수 엑스게이트 대표는 이날 "기존 네트워크 보안 사업에서 확보한 탄탄한 수익 체력을 바탕으로 양자암호와 AI라는 메가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5년 기준 회사 전체 매출에서 VPN이 40%, 방화벽이 30%를 차지한다. 나머지 30%는 SSL VPN·IPS·홈네트워크 보안 등 신규 제품군이 채운다. SSL VPN은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웹 브라우저만으로 회사 내부망에 접속할 수 있는 원격 접속 기술이다. 일반 VPN보다 설치와 관리가 간편하다. IPS(침입방지시스템)는 네트워크로 들어오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해킹 시도나 악성 트래픽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장비다. 방화벽이 '출입문'이라면 IPS는 '순찰 경비원'에 해당된다.엑스게이트의 연간 매출 추이 /사진 제공=엑스게이트엑스게이트 매출의 70%를 책임지는 VPN과 방화벽이 신사업 투자 재원을 공급하는 구조다. 실적 흐름이 이를 뒷받침한다. 회사의 연간 매출은 △2022년 383억원 △2023년 428억원 △2024년 432억원 △2025년 481억원으로 4년 연속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4억→41억→35억원으로 줄었다가 2025년 37억원으로 소폭 반등했다. 주 대표는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현재 파는 제품이 아니라 5~10년 후 먹거리를 위한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올해 흐름도 나쁘지 않다. 1분기 매출은 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8% 성장했다. 회사는 올해 연간 매출 500억원 돌파를 목표로 잡고 있다.공공 조달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커졌다. 나라장터(정부 공공구매 전자조달 시스템) 기준 조달 매출은 2019년 30억원에서 2025년 123억원으로 6년 새 4배로 늘었다. VPN 조달 시장 점유율은 17%, SSL VPN은 30%로 2위를 유지하고 있다. 공공 1313개사, 금융 207개사, 기업 1768개사 등 국내 주요 고객사만 4000여개다. 재무 체력도 탄탄하다. 부채비율은 34%다. 부채비율은 총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일반적으로 200% 이하를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한다. 유보율은 1578%다. 유보율은 기업이 그동안 쌓아온 내부 유보 자금이 자본금 대비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1578%라는 수치는 자본금의 약 16배의 자금을 내부에 축적하고 있다는 뜻이다.회사는 양자 암호와 AI 암호 등 신사업도 시작했다. 양자VPN(Q-VPN)은 국방 분야 시범사업을 마치고 본사업을 기다리는 중이다. AI 방화벽의 핵심인 대형언어모델(LLM) 기반 자연어 인터페이스는 올해 하반기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상용 출시는 내년 1분기 예정이다.회사의 주가는 52주 기준 6100원에서 1만9170원까지 3배 이상 오르내리며 양자 관련 이벤트마다 출렁이는 패턴을 반복했다. 이날 엑스게이트는 전날보다 3.3% 증가한 1만6270원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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